달려라 하니-100미터-트론 아레스(노스포)
오늘 쌔빠지게 달리는 장면이 주가 되는 영화 셋을 봤네요. 한-일 애니메이션 둘은 실제 육상 소재의 영화이고 '트론: 아레스'는 예고편에도 나오듯이 바이크 질주씬이 워낙 끝내주는 영화.
1) 달려라 하니: 나쁜 계집애
'달려라 하니' 40주년 기념작으로 하니보다 나애리에 감정이입하기 좋은 영화였습니다. 고교생이 되어서도 껌딱지인(개콘의 김지혜 생각도 나네요..) 하니와 달리 볼륨이 상당해진 나애리의 돌핀팬츠 런닝씬들이 기억에 남는.
영화 자체의 퀄보단 예전 추억을 떠올리며 서너차례 뭉클한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성인을 대상으로 한 건지 아동을 대상으로 한 건지 헷갈리는(후자에 무게가 실린 듯한) 연출과 대사, 유머들 탓에 아무런 추억 없이 본다면 여러모로 아쉬운 작품이겠으나 일요일 오후마다 KBS1에서 달려라 하니, 영심이, 슈퍼보드, 원더키디를 즐긴 세대라면 꽤 재밌으실 겁니다. 아, 매우 익숙한 상상마당-홍대입구역 9번출구 사이의 루트나 남산타워, 연희동 인근이 꽤 디테일 있게 뜀박질의 배경 장소로 등장한다는 점도 재밌었네요.

2) 100미터
롯데시네마 단독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입니다. 갠적으로 만화책이나 시리즈 애니를 잘 안 봐서 원작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들은 '귀멸의 칼날', '체인소맨' 같은 작품들의 극장판도 안 봤는데 이 작품은 오리지널 스토리인 줄 알고 봤네요. 워낙 작품이 좋아 상영 후 검색해보니 원작 만화가 있더군요.(위 언급한 만화들과 달리 이건 오리지널로 착각할 만큼 완결성 있는 하나의 이야기라 원작 모르고 봐도 전혀 상관 없겠습니다.)
누군가에겐 인생영화가 될 수도 있을 만한 애니메이션으로 승리과 패배, 꿈과 좌절 그리고 타협, 극복과 재도약, 자기확신을 곁들인 현실도피의 긍정적 효과 등 현실을 사는 관객들에게 와닿을 만한 다양한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었습니다.
바로 이전 시간대에 동일한 육상 소재의 애니메이션을 봤고 그보다 작화나 주제의식 면에서 성숙한 작품이었던지라(물론 원작이 타깃으로 삼은 연령층의 차이나 한일 양국의 애니메이션 제작 환경을 감안해야겠으나) 아무래도 대비가 되어 더 뛰어나게 느껴진 면도 없지 않았습니다.

3) 트론: 아레스
하반기 기대작 중 하나였으나 어제부터 엠바고 풀리며 국내외 좋지 못한 평들을 여럿 본 지라 큰 기대 없이 보았습니다. 그저 뛰어난 속도감, 화려한 CG를 통한 눈뽕, 적당한 액션, NIN의 훌륭한 사운드트랙과 같은 요소들을 최소한의 명분이 될 만한 스토리에 실어 적당히 맛보여주기만을 바랐는데 중반까진 그래도 꽤 만족스러웠고 후반부엔 중반까지 좋았던 모든 요소가 와르르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주연배우인 자레드 레토, 그레타 리 둘을 조동혁과 이다혜 혹은 천정명과 한채영 정도로 바꿔놔도 전혀 상관 없겠다 싶은 뜬금없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왜 저 배우들이 생각났는진 모르겠고.
암튼 아이맥스로 봐서 눈뽕이 좋았는데 탈것이 주요하게 등장하는 블록버스터는 4DX도 꿀맛인지라 나중에 시간 맞으면 4DX로도 함 보고프네요. 머리 텅텅 비운 채로.

추천인 4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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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하니-100미터 순서로 봐서 다행이란 생각이 다 보고 나서야 들었습니다. 반대 순서였으면 하니에게 넘 가혹했을 듯..
2등 100미터도 궁금합니당
100미터는 매우 뛰어났던 국산 독립영화 '스프린터'에 맞먹을 만큼 좋은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보셨음 좋겠네요.
3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