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스포][슈퍼맨] 여전히 유효한 제임스 건의 스토리텔링
클랜시
제임스 건이 마블을 떠나 DC의 책임자로서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본격적으로 보여주는 장편영화 [슈퍼맨]을 보고 왔습니다.
영화는 개봉 전부터 많은 설왕설래가 있었습니다.
스나이더의 세계관에 집착하는 훌리건
감독의 이전 논란을 비판하는 인터넷 전사들
마블빠들, 헨리카빌의 슈퍼맨빠들, 코믹스 너드들....
아직 나오지도 않은 영화를 두고 다들 한 마디씩 하며
예언인지 선언인지 모를 말들이 많았죠.
그렇게 나온 영화는 상당히 멀끔하고 대중적이었습니다.
제임스 건의 이전 코믹스 원작 작품들을 떠올리며 예상을 했다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작품이 나왔다고 볼 수 있어요.
건 특유의 키치하고 마이너한 유머나 센스는 여전합니다.
다만 주인공 슈퍼맨에게선 그런 요소를 많이 개입시키지 않았어요.
대신 주변인물이나 부가 캐릭터들이 그 부분을 소화하죠.
새로운 DC 영화판의 세계관은 3백년 전부터 메타휴먼이라는 히어로들이 존재했고
슈퍼맨은 영웅으로 활동한지 이제 3년이 지난 시점에서 영화 [슈퍼맨]을 시작합니다.
슈퍼맨이란 캐릭터의 영화화에서 최근 지적 받는 부분은 '초인'이란 이름처럼
너무 강한 인물이라는 점입니다. 이때문에 이야기를 짜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는 거죠.
적어도 한 편의 장편극영화를 만들기 위해선 중심인물이 '위기'를 겪어야 합니다.
하지만 슈퍼맨이란 존재가 워낙 사기급으로 강해서 이 위기를 만드는 것에 한계가 있어요.
이전 영화에선 코믹스 룰에 의해 만들어진 여러가지 장치들을 사용합니다.
그리고 위기요소를 얼마나 극적으로 잘 배치하고 사용하느냐에 따라 작품의 완성도가 크게 영향받죠.
사실 돌이켜보면 슈퍼맨의 약점은 크립토나이트 원툴입니다.
이번 작품에서도 크립토나이트가 등장하지만 대신 상당히 창의적인 방식을 사용해요.
거기에 더불어 아주 다양한 방식으로 '어떻게 슈퍼맨을 깨부술까'에 대한 썰을 풀어냅니다.
이건 슈퍼맨의 숙적이자 두뇌캐인 렉스루터를 메인 빌런으로 채택해 백분 활용한 각본의 승리라고 봐야겠죠.
이번 영화에서 렉스루터는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슈퍼맨을 괴롭힙니다.
기실 지금까지 나왔던 영화판에서 다룬 슈퍼맨의 약점을 모두 활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번 슈퍼맨은 활동기간 3년에 아직 인간적으로 성장의 여지가 남아있는 서투른 인물이에요.
때문에 영화 내내 슈퍼맨이 갖은 방식으로 생고생을 합니다.
전 이런 식의 구성이 매우 마음에 들었어요, 슈퍼맨이란 아이콘의 일정부분을 인간 레벨로
거부감 없이 끌어내려 보는 이로 하여금 슈퍼맨은 이전보다 가깝게 느끼도로 돕거든요.
하지만 절대적으로 강한 존재로서 슈퍼맨을 좋아했던 관객이라면 이 부분이 오히려 불만일 수도 있습니다.
제목은 부제나 장난 없이 정직하게 [슈퍼맨]이지만, 영화를 관통하는 중심 서사는
클락 켄트의 성장입니다. 여기에 부모라는 장치가 중요하게 사용되는데요
수미쌍관으로 이어지는 고독의 요새 장면에서의 '그 장면'이 전 좋았습니다.
이건 정말 제임스 건 다운 이야기 구조이면서 슈퍼맨 캐릭터를 좋아하는 팬들이
꾸준하게 갖고 있던 어떤 불편함을 일정부분 해소해주는 면이 있어요.
대중적으로도 생각해볼 수 있는 주제를 던지며 동시에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서사고요.,
홍보 일선에도 활용되는 수퍼견(?) 크립토의 적극 활용은 서사의 기술 면에선 영리했지만
개인적으론 살짝 별루였네요. 동물이든 인간이든 난장치는 걸 보고 있노라면
그것이 결과적으로 좋은 작용을 하더라도 보는 순간에 불편함을 떨치기가 힘들어요.
영화에 왕왕 묘사되는 크립토의 장난(?)이 현실이라고 생각해보자고요... (부들부들)
위기를 만들기 위한 장치로서 영화의 한 요소는 의도된 것은 아니겠으나 최근 국세정세를 떠올리게 합니다.
동유럽이나 중동에서 한창 벌어지는 분쟁에서 미국의 역할 같은 거 말이죠.
현실에서의 미국은 '슈퍼맨이면서 동시에 렉스루터'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창작물이 결과적으로 시대를 반영하는 이런 사례는 평론에서 잘들 써먹겠지요.
비슷한 결로 영화에서 등장하는 대규모 '원숭이 부대'는 감독의 자기비판적 요소처럼 보였습니다.
그가 마이너 시절 싸질렀던 SNS로 겪은 설화와 그 과정에서 당했던 무수한 웹상의 공격들을
떠올려 본다면 원숭이는 감독 자신이자 자신을 공격했던 헤이터들 양쪽 모두를 반영한 거겠죠.
(그래서인지 원숭이들을 직접적으로 공격하거나 살해하는 장면은 넣지 않더군요)
종합하자면, 슈퍼맨 영화로서 전 상당히 좋게 봤습니다.
스나이더의 슈퍼맨이 비주얼적으로 멋있고 헨리카빌의 캐스팅이 찰떡이긴 했지만
영화 자체는 우스꽝스러울 만큼 심각하고 어두워서 어색했거든요.
크리스토퍼 리브 시절부터 슈퍼맨을 좋아했던 중년팬들에겐
이번편이 더 익숙하게 다가올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앞으로 DC유니버스가 이어지면서 이러한 분위기를 이어갈 것인지 의문은 들어요
이건 너무 제임스 건의 연출에 특화된 느낌이라서 다른 사람이 어설프게 흉내내다
까딱 잘못하면 유치뽕짝 어린이 드라마 꼴이 될 수 있으니까요.
제임스 건의 스토리 텔링과 캐릭터 빌딩은 독보적이고 뛰어나지만 호환성이 높지 않은 게 한계인 것 같아요.
+
쿠키가 2개 있습니다만 사실상 2개 모두 안 봐도 큰 영향은 없습니다.
추천인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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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2등 특히 부모에 관한 수미상관 구조가 좋았다는 점에 적극 동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