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 보일 “<슬럼독 밀리어네어>, 지금이라면 만들 수 없을 것..그리고 그게 맞다”

영화 <28일 후>와 <슬럼독 밀리어네어>로 잘 알려진 대니 보일 감독이, 2008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슬럼독 밀리어네어>에 대해 “지금이라면 만들 수 없는 영화”라고 밝혔다.
보일 감독은 최근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그 영화는 지금의 문화적 환경에서는 제작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라며 “그리고 그게 맞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지닌 문화적 짐과 세계에 남긴 흔적들을 돌아볼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식민주의의 연장선’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세상 모든 게 어느 정도 그런 면이 있지만, 당시엔 오히려 급진적인 선택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소수의 영국 인력만 뭄바이에 보내고, 현지 인도 스태프들과 함께 작업하며 현지 문화 안에서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 하지만 결국 나는 외부자일 수밖에 없고, 그 방식 역시 완벽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런 종류의 문화적 차용은 시대에 따라 받아들여지기도 하고, 거부되기도 한다”며 “난 그 영화가 자랑스럽지만, 지금이라면 제작을 고려조차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심지어 내가 참여한다고 해도, 이제는 젊은 인도 감독을 찾아 그에게 연출을 맡길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보일 감독의 이런 발언은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속편 또는 TV 시리즈화를 시도 중인 제작사 브리지7 프로젝트에 본인이 직접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브리지7은 전 넷플릭스 임원 스와티 셰티와 전 CAA 에이전트 그랜트 케스먼이 설립한 회사다.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비카스 스와루프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뭄바이 빈민가 출신 소년이 TV 퀴즈쇼에서 거액의 상금을 거머쥐게 되는 과정을 다룬 작품이다. 이 영화는 제8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등 총 8개 부문을 수상했다.
문화적 전유... 차용.. 지금은 더 까다롭게 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