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 보일 <28년 후> 3부작 계획, <에일리언 4> 거절, <127시간> 관객 실신 사건까지

–– <28년 후>는 어떻게 3부작으로 발전하게 되었나요?
1편은 아무 기대 없이 만들었지만, 이제는 모두가 기다리는 시퀄이 됐죠. 그래서 싸게 만들 순 없었어요. 1편을 준비하는 동안 2편은 따로 제작해야 했고, 그렇게 나와 함께한 알렉스 가랜드와 각본을 두 편 준비했어요. 소니가 두 작품을 연속으로 제작하는 조건으로 판권을 따냈고, 3편은 자금이 모이면 직접 연출할 계획입니다.
–– 왜 직접 2편은 연출하지 않았나요?
1편 개봉 준비가 겹쳐서 물리적으로 불가능했어요. 그래서 2편은 니아 다코스타 감독에게 맡겼고, 그녀는 자신만의 강한 영화를 만들었어요. 배우들도 그녀를 정말 좋아하더군요. 질투날 정도로요. (웃음)
–– <28일 후> 당시 킬리언 머피는 어떤 인상을 줬나요?
아주 조용한 친구였어요. 그런데 마지막에 폭발하는 인물이 필요했거든요. 킬리언이 “저는 아일랜드 코크 출신입니다”라고 말했어요. 거긴 전사들이 나오는 동네죠. 그 말 하나에 믿음이 갔어요. 결국 그 안에 있는 에너지를 보여줬고요.
–– <에일리언 4> 연출 제안을 거절한 이유는요?
시고니 위버, 위노나 라이더도 만났고, 정말 진지하게 고민했어요. 그런데 당시 CG 기술이 막 들어오던 시기였고, 내가 감당할 수 없을 거란 확신이 들었어요. 대신 <인질>이라는 흥행 실패작을 만들었죠. (웃음)
–– <127 시간>에서 실신한 관객이 많았다고요?
네, 특히 픽사 시사회에서 실신 사고가 났어요. 팔을 자르는 장면이 실제로는 프로스테틱인데, 관객들은 제임스 프랭코의 눈을 보고 반응하더군요. 눈 연기가 진짜였어요.
–– <28일 후>는 당시 포스트 9·11 영화로 여겨졌는데, 그날 무엇을 찍고 있었나요?
런던의 높은 아파트에서 가족 장면을 찍고 있었어요. 점심시간에 뉴스를 보고 모두가 동요했죠. 그 사건 이후, 영화의 분위기도 확실히 달라졌어요.
–– <트레인스포팅> 당시 이완 맥그리거는 어떻게 준비했나요?
처음엔 잘 몰랐지만, 그는 배역을 위해 머리를 미는 등 철저히 준비했어요. 배우가 자신이 어울리는 배역을 본능적으로 아는 경우가 있는데, 그게 바로 이완이었죠.
–– <예스터데이>에서 존 레논이 살아 있는 설정을 넣은 이유는?
그 장면 없이는 이 영화가 완성되지 않았을 거예요. 리처드 커티스의 각본은 코믹하지만 동시에 깊이가 있어요. 로버트 칼라일이 연기했는데, 정말 따뜻한 순간이었어요.
–– <선샤인> 후속편은 왜 만들지 않았나요?
우주 영화는 정말 힘들어요. 지상에서 찍는 영화는 예기치 못한 요소를 받아들이는 여지가 있지만, 우주 영화에선 그게 불가능하죠. 공간도 전부 세트로 지어야 하고, 무중력 연출도 다 계산해서 만들어야 해요. 즉흥성이나 우연이 들어갈 틈이 없죠. 그래서 많은 감독들이 이 장르로 자주 돌아오지 않는 거예요.
–– <28년 후>의 테스트 스크리닝에서 무엇을 배웠나요?
자칫 거만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테스트 관객들의 반응을 보면서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확신을 얻었어요. 관객들은 사전 정보 없이 영화를 접했는데, 그 순수한 반응이 오히려 저에게 더 큰 자신감을 줬죠. 젊은 감독들에게 꼭 말해주고 싶어요. 관객 피드백을 두려워하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마주하라고요. 그 경험은 때로는 괴로울 수도 있지만, 결국 작품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요.
–– 제임스 본드 시리즈에 복귀할 생각은 없나요?
(웃음) 아무도 저한테 문 두드리지 않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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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 보일... 독특한 본인만의 연출 스타일이 있죠. 제 선호 감독은 아니지만 주관이 뚜렷해서 좋습니다.


선샤인이 뒤늦게 컬트가 됐는데.. 개봉 때는 반응이 좀 안 좋았던 것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