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건 “마블과 DC의 크로스오버 영화? 실현 자체는 간단하다..하지만 사람들은 좀 지겨워하고 있다”

신작 <슈퍼맨>을 통해 새로운 DC 유니버스를 이끄는 제임스 건 감독이 마블과 DC의 크로스오버 영화에 대해 솔직한 입장을 밝혔다.
미국 Rolling Stone과의 인터뷰에서 건은 팬들이 오랫동안 기대해온 마블×DC의 협업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셀 수 없을 만큼 그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2023년에도 관련 논의를 “가볍고 즐거운 수준의 대화”로 진행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마블 스튜디오와의 관계 역시 원만하다고 밝힌 그는, 주요 인사들과도 사적으로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이며, 그런 맥락에서 “(크로스오버는) 실현 자체는 간단하다”고 말했다. 다만, “실현할 수 있다”는 것과 “실제로 해도 되는가”는 전혀 다른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흥미롭긴 하지만, 이제 사람들도 약간은 질려하는 느낌이 있다. 관객들이 원하는 건 다양한 형태의 ‘좋은 슈퍼히어로 이야기’다. 슈퍼히어로를 여전히 사랑하고 있지만, 더 다양하고 더 뛰어난 스토리텔링을 원하고 있다”
실제로 코믹스 세계에서는 1976년 <슈퍼맨 vs. 어매이징 스파이더맨>을 시작으로 여러 차례 마블과 DC의 크로스오버가 이뤄졌으며, 오는 2025년 9월에는 <데드풀 / 배트맨>이라는 작품도 출간될 예정이다. 이는 약 22년 만의 크로스오버다.
건은 <슈퍼맨>을 연출한 이유에 대해 “캐릭터를 사랑했기 때문이고, 그에 대해 쓰는 게 흥분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만약 크로스오버 영화가 만들어진다면, 단순히 수요에 기대거나 수익을 노리는 방식이 아니라 ‘진심에서 비롯된 작품’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제가 <슈퍼맨 vs 스파이더맨>의 각본을 맡는다면, ‘이건 진짜 멋진 영화가 될 수 있다’고 믿는 이유여야지, 단순히 ‘사람들이 원하니까’는 안 된다.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해야 하고, 돈을 목적으로 해선 안 된다. 나는 그런 일에 흥미가 없다”
DC 스튜디오는 ‘스토리 퍼스트’를 원칙으로 하며, 각본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으면 어떤 기획도 승인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마블과의 협업이 현실화된다 하더라도, 이 원칙은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마블 스튜디오 대표 케빈 파이기 역시 과거 인터뷰에서 “가끔은 생각하긴 한다. 팬들과 마찬가지로”라며 DC와의 협업에 여지를 남긴 바 있다. 언젠가 훌륭한 이야기가 완성되는 시점이 오면, 팬들이 기다려온 크로스오버 영화는 생각보다 쉽게 실현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