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간 2.0>, 왜 다시 퀴어 팬덤에 집중했는가

— 유니버설, LGBTQ+ 관객을 위한 ‘캠프 호러’ 마케팅 본격화
2023년, 인공지능 살인 인형 ‘메간’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 <메간>은 제작비 1,200만 달러로 전 세계 1억 8천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흥행에 성공했다. 그 중심에는 열광적인 LGBTQ+ 관객들, 그중에서도 특히 온라인상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게이 팬층이 흥행의 원동력이었다.
속편 <메간 2.0>은 이들의 열렬한 반응을 정식으로 환영하며, 보다 직접적인 퀴어 마케팅에 나섰다. 예고편에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Oops!… I Did It Again”, 채플 론의 “Femininomenon” 같은 팝 디바 음악이 삽입됐고, OUT 매거진 커버 장식, 루폴의 드래그 레이스 출연, 웨스트 할리우드 프라이드 퍼레이드에 등장한 메간 댄서 군단까지 동원됐다.
흥미로운 점은 영화 자체는 퀴어 소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반응이 나왔다는 점이다. 각본가와 감독 모두 퀴어는 아니며, 스토리도 고아가 된 소녀를 인공지능 인형이 과잉 보호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그러나 관객들에게는 메간 특유의 싸늘한 태도, 교복 차림의 시크한 스타일, 무표정한 살인 행각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속편에서는 메간의 기술이 방위산업체에 의해 탈취되어, 군용 로봇 ‘아멜리아’(이반나 사흐노)로 재탄생하면서 일종의 <터미네이터 2>식 대결 구도를 예고한다.
유니버설 픽쳐스 마케팅 책임자 마이클 모지스는 “젊은 여성들과 LGBTQ+ 관객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에 대한 수요는 분명히 있다”며, F1과 같은 남성 중심 블록버스터들과 정면 승부를 선택한 여름 개봉 전략의 배경을 설명했다.
<메간>이 퀴어 팬덤을 사로잡은 이유에 대해 비평가들은 “퀴어 팬들은 복잡하고 결함 있는 여성 캐릭터에 강한 애착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공포 장르 속 여성 괴물이나 반영웅을 통해 정체성을 투영하고, 사회가 규정한 ‘괴물’이라는 이미지를 오히려 역으로 힘 있는 서사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Queer for Fear』의 저자 헤더 오. 페트로첼리는 “퀴어 팬덤은 오랫동안 공포 영화의 성공을 떠받쳐 왔지만, <메간 2.0>처럼 스튜디오가 그들을 핵심 타깃으로 명확히 인정하는 경우는 드물었다”며 “이제는 단순한 관객이 아니라, 직접 창작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얻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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