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크리처2] 얼레벌레 피날레, 빛도 안 좋은 개살구 [OTT리뷰]
시즌1의 혹평을 의식한 듯 속도감은 빠르지만 이야기의 실제 진행은 더디다. 호상과 채옥 주변인인들의 관계성은 잠깐 스쳐가는 소품으로 관계성을 파악해야 할 정도로 불친절하다. 관계성에 대한 묘사는 빠진 채 냅다 결말로 달려가기만 하니 이야기의 내실이 부족한 느낌이 여실하다.
떡밥은 계속 뿌리는데, 복선 회수가 명확하지 않은 것도 속도감과 체감의 괴리감에 한몫한다. 특히 시대의 비극과 일본의 만행을 상징하는 나진에 대해서는 시즌1에 이어 시즌2에서도 너무나 불친절하다. 또한 나진 사용법으로 쿠로코들과 크리처로 구분해 놓고, 여기에 대한 설명은 다소 부족하다.
이야기 전개와 캐릭터의 감정선은 불친절하게 뉘앙스로 알아차리게 하더니 메시지를 전하는 방식은 또 직접적이다. 시대의 잔재가 현재 어떻게 작동되고 있는지, 또 사과와 용서 등에 대한 메시지를 캐릭터의 입을 통해 직설적으로 내뱉는다. 이야기와 메시지가 좀처럼 하나로 와닿는 것이 아니라 서로 붕 떠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이유다.
여기에 엔딩은 또 의미심장하다. 다음 시즌을 염두에 둔 듯한 마지막 회 엔딩 이후 등장하는 쿠키 영상은 또다시 충격적인 전개를 예고한다. 그러나 그다음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모종의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장치라고 생각하고 넣었겠지만, 이미 잘못된 기초공사로 길 잃은 이야기를 내내 보고 난 이후라 기대는커녕 어이없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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