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마 카운티의 끝에서: 주유소 살인사건 - 간단 후기
이 영화는, 범죄 영화입니다.
일반적으로 영화에서 장르 카테고리 중 하나인 스릴러물이라고 할 때 그 하위에서 오로지 범죄에 관해 천착하는 영화입니다. 그러하기에 논리나 해결 등은 그리 중요시하지 않습니다. 타임라인을 변형해 걸작의 반열에 든 <저수지의 개들>이나 매우 전형적이면서도 감성적이었던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등이 있습니다. 또한 페미니즘에 범죄를 엮어 걸작에 다다른 <델마와 루이스>도 범죄영화의 카테고리에 넣을 수 있습니다.
소설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습니다. 원래 여기서 파생한 것이죠. 범죄에서 캐릭터로 전이해 히트를 친 제프 린지의 <음흉하게 꿈꾸는 덱스터> 같은 작품도 떠오르네요. 일전에 언급했던 짐 톰슨의 <내 안의 살인마> 같은 작품은 전통적인 작품으로 칩니다. 서스펜스의 시대를 지나 명확한 플롯으로 사건을 대하되 범죄 자체를 부각시켰던 로버트 블록의 <싸이코> 같은 작품도 비교적 초기의 범죄 소설로 볼 수 있겠습니다. 로버트 블록은 자신의 작품이 출간했을 때가 아니라 영화화된 뒤 유명세를 탔습니다. 그 탓인지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행사나 파티 등에 그를 부르는 게 여간만 곤혹이 아니었다는 얘기를 후일에 남긴 바가 있었습니다. 어쨌든 미국에서는, 이러한 범죄 소설 장르가 자신들만의 색깔을 입어 활황했습니다.
<유마 카운티의 끝에서: 주유소 살인사건>, 이 영화는 영화 전반에 깔린 OST나 후반에 삽입된 광고 등을 감안해도, 일부러 노린 게 분명한 복고적이며 전형적인 범죄 영화였습니다. 그다지 특별하지 않은 이유로 한적한 주유소에 모여든 사람들과 그들 사이에 흉악범이 있다는 설정인데, 사실 이 설정은 닳고 닳은 설정입니다. 문득 이 영화를 보다가, <디-톡스>라는 영화가 생각나기도 했네요. <베드 타임즈: 엘 로얄에서 생긴 일> 역시...
어쨌든 영화는 "주유소에 모인 사람들에게 벌어지는 사건이 지루하지 않거나, 또한 굉장히 집중력을 요하거나, 아니면 벌어진 사건이 결국 관객을 납득 시키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난센스로 벌어진 사건이 관객의 예상을 벗어나 뒤통수를 후려치는 맛" 정도는 느끼게 해야 "영화적 산미"가 발하게 될 겁니다.
너무 보고 싶어서 시리즈 온에서 11,000원 결제하고 보기에는, OTT에 공개될 때까지 기다리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모였다 벌어지는 한방인데, 그게 좀 그렇게 시원하지가 않더군요. 익히 이런 영화에서 예상되는 결말이기도 하고.
다만 감독이 향후 이블데드 작품을 맡았다고 하는데, 이 작품이 좋은 영향을 미친 거겠죠. 영화적으로 보면, 내용이 참신하다기보다 기본에 충실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감독 입장이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었어요. 필모를 보니 첫 작품이어서, 안정적인 선택을 했던 게 아닌가. 특히나 이런 범죄물을 굉장히 좋아하는 미국인들의 취향을 생각했을 때.
추천은 위에서 적은 것 같아요. OTT 공개까지 기다리시라고.
주유소 습격사건을 떠올리게하는 작명의 제목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