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지만 올빼미 리뷰 (스포○)
하도 주변에서 진짜 재밌다 재밌다 그래서 봤는데, 나름 나쁘지 않았습니다. 초중반의 사운드를 통해 이뤄지는 빌드업과 동시에 이뤄지는 긴장감 고조는 괜찮더군요. 아니 긴장하면서 볼 정도로 좋았습니다.
역사적 사실을 알고봐서 그런지 이 내용을 이런식으로 풀어간다는것도 흥미로웠습니다.
[인조가 삼전도의 굴욕으로 안면마비가 나타난 것을 표현한 점과 이 부분을 이용하여 침을 놓는 술사를 주인공으로 삼았다는 점이 특히요]
또 인조라는 역사적 인물을 생각했을 때 그 캐릭터가 취할 행동 하나 하나가 다 그럴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해진 배우님이 해서 코미디스러울 수 있었던 장면도(왕이 망을 보는 장면) '인조'이기에 납득이 됐습니다.
하지만 류준열 배우님이 연기한 천경수가 범인을 밝혀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중후반부 부터는 흐름이 아쉬웠습니다. 동생이라는 캐릭터를 일종의 이 내용을 위해, 이 순간의 선택을 정당화하기 위해 억지로 만들어낸 캐릭터라고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솔직히 후반부에서는 동생을 신경쓰지도 않는 듯한 태도가 별로였네요.
또 물론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는 감옥에 갇혀있는 대군마마의 심정은 이해합니다만.. 한국 영화의 문제점 중 하나인 본인들만 있는 것이 아닌 장소에서 남들 다 들리게 이야기하는 그 아이러니함은 언제쯤 고쳐질지..(제가 잘 못본건지 놓친건지는 모르겠는데 그 장소에 이형익은 좀 있다 따라가겠다고 했다는 점에서 아직 그 장소에서 있을 수 있는 것이었는데.. 이렇게 크기 말한다는게)
개인적으로 웃음 포인트는 아쉬웠습니다. 뻔했다면 뻔하고 충분히 덜어내라면 덜어낼 수 있었겠지만 데시벨과는 달리 완급조절은 성공한 것 같네요.
맹인 이라는 캐릭터성 또한 그러합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오히려 칭찬하고 싶네요. 초중반 맹인이라는 역할은 천경수의 상황을 외적으로만 표현했습니다. 이 부분을 통해 궁에서 맹인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위층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표현한 것은 좋았어요.
아쉬웠던 중반부의 배경인 새벽은 반맹인인 천경수가 활동하기에 아주 좋은 시간입니다. 이는 반대로 몇몇 영화들 처럼 굳이 맹인이여야했나?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활발하게 움직여요. 이런 생각이 들 때 쯤 6시가 되어 해가 뜹니다. 천경수의 눈이 멀기 시작하죠. 이 때 저는 이 캐릭터를 맹인으로 잡고, 영화의 제목이 올빼미인 이유를 다시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즉 후반부는 맹인이라는 설정을 통해 천경수의 소신과 내면을 보여줬습니다. 캐릭터 성이 다들 뛰어나더군요.
연기는 뭐 특별히 엄청나다 라기보다는 다들 잘 해서 간만에 연기 대결 보는 맛이 났습니다. 특히 유해진 배우님의 이런 정극 연기는 처음 보는 것 같았는데 대단한 배우라는걸 새삼 다시 느꼈습니다. 인조라는 캐릭터를 완벽히 해석하여 본인의 것으로 만든 느낌이었습니다.
초반에는 무겁고 진중해서 곡씹어볼만한 영화겠구나 생각했는데 오히려 생각보다 가볍고 단순히 즐길 수 있는 영화였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미 그들만이 정해놓은 세상에서 그들이 정해놓지 않은 어두운 면을 바라보는 올빼미}★★★[6/10]
납득이안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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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한국영화 잘되서 반가워요 ㅎㅎ
그래도 연출과 두 주연배우의 연기는 좋았다고 봅니다.
밤에만 보이는 캐릭터와 눈뜬채로 진실을 외면하고 살아야하는 궁궐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엮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