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은 겨울> 쌀쌀해진 지금 딱 어울리는 영화

★★★★

주요 인물들이 몇 안되지만 진해라는 작은 도시의 소소한 각 캐릭터들의 인간냄새 풍기는 일상속에서, 이별한지 얼마 안되는 주인공의 후회와 미련에 대한 이야기다.

일한지 6개월 정도인 버스 운전사로 일하는 그에게 한 여인이 떨구고간 MP3를 보게 되고 이후 그는 그 mp3에 묘한 집착을 한다.

계속 그 mp3를 잃어버린 여인을 기다리는데..

사실 요즘 아무도 쓰지 않는 그 낡은 기계에 왜이리 집착할까란 생각으로 주인공의 이야기를 따라가게 된다.

영화는 헤어진 사람에 대한 미련을 잔잔하게 이야기해 좋았지만 진해와 창원이란 배경으로 벛꼿 가득한 봄이 아니라 어쩌면 약간 낯선 늦 가을을 담아내서 좋았다.

첫 직장이었던 20대의 10%이상(1년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도시라 더..

(이하 스포일러가 있으니 유념하세요~)

이 영화를 약간 다른 관점으로 보면..

헤어질때 분명 무언가 맞지 않아 헤어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헤어짐에서 대게는 원론적인 이야기보다 두세단계 건너뛴 평범한 일상의 문제를 건낼때가 많다.

여기서도 여자는 헤어지자며 넌짓히 아침 라디오를 듣는 남자를 만나고 싶다는 이야기를 던진다.

영화를 만드는 일을 하는 그들이 생각해보면 있을 수도 없는 일인데 벌이가 시원치않다는 이야기를 넉두리로 한 말일터인데..

그렇게 헤어지고 그 남자는 그 길로 버스 운전기사일을 하게 된다.

사실 헤어질때 좋은건 없지만 그나마 제일 좋은건 정확한 이유를 말해주는게 상처 길이를 짧게하는 배려아닌 배려가 된다는게 개인적인 경험이다.
개인적으로도 애매한 한마디로 원치않는 이별을 당해 혹시나하는 미련으로 꽤 오랜 시간 힘든 경험이 있어서다.

헤어진지 6개월이나 지난 그에게 찾아온 그 mp3는 사실 자기가 전 애인에게 빌려준 기계였다.

그렇게 돌려주지도 버리지도 못해 애매한 mp3를 은근 슬쩍 전 애인 직장에 버리고 가는 그녀 또한 미련이다.
서로가 아닌걸 아는데 그 미련이 서로의 발목을 잡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되어버린다.

아무튼 둘은 다시 만나 서로의 과거를 이야기하며 그 과거에 우리의 또다른 미래가 있을까하며 돌아보는 장면은 흥미로웠던거 같다.

결국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무언가 확인하고 싶었으리라..

그래서 마무리 되는 이 포스터의 장면은 서로에게 조금씩 온기를 느끼며 새로운 시작이 다가옴을 표현한 꽤 의미있는 장면이 아닐까한다.

아무튼 이제 제법 쌀쌀해진 지금 딱 어울리는 영화인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