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영화에 대한 단상(feat. 아바타 남돌비)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습니다. 3d 안경은 역시 쓸 게 못되는구나 깨닫고 왔습니다.

이번 아바타 화질이 그렇게 개선됐다기에 기대하고 갔지만 3d 안경 탓인지 칙칙하고 어둡고 시야는 잔뜩 좁아져서 답답한 상태로 관람하다 왔습니다.

3d 효과라는 것이 분명 몇몇 장면을 굉장히 실감나게 만들었지만(주인공이 폭포로 뛰어내리는 장면, 이크란을 만나기 위해 높이 올라간 곳에서 내려다 본 숲의 경치 등),

오히려 크리처들의 피부 질감이나 각종 발광 식물의 화려한 색감 등은 3d 안경으로 인해 빛이 바랬다는 감상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원근감의 효과가 극대화 되는 장면에선 3d 포맷이 도움이 됐지만 색감을 온전히 느껴야 하는 부분에선 오히려 독이 되었다는 말이지요.

특히 3d 안경을 끼고 바라 본 스크린이 본래 크기보다 작게 보이는 현상은 '판도라 행성을 관객들에게 체험시킨다'는 아바타 시리즈의 최대 목적을 방해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물론 이건 3d 안경을 유독 불편해하는 제 개인적인 여건에서 비롯된 문제점일 지도 모릅니다. 많은 분들은 이번 아바타를 보고 난 뒤 호평일색이었으니까요. 실제로 저는 영화 후반부부터 멀미를 호소했는데, 그 전이라고 썩 쾌적한 관람환경은 아니었을 테지요.

그럼에도 역시 3d 영화의 상영 환경은 아직 충분한 수준으로 여물지 못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때문에 '안경이 필요없는 3d 영화'처럼 획기적인 기술이 도입되지 않는 한 앞으로 3d 영화는 보지 않으렵니다. 물론 아바타2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