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드 러너를 다시 꺼내봤습니다.
블레이드 러너 재개봉에 앞서, 묵혀두었던 블레이드러너 디렉터스 컷을 다시 꺼내봤습니다.
블레이드 러너를 처음 봤던 것은, 어린 시절 MBC 주말의 명화 였습니다. 어린 저에도 이 영화는 엄청난 것이란 느낌이 오더군요. 같은 시간에 KBS 토요명화 에서는 조지 루카스의 명작 THX 1138 이 하고 있었습니다. (두 방송사가 짜고 친건지...) VTR도 없던 시절이라, 채널을 돌려가면서 두 영화를 동시에 봤던 기억이 나네요.
이후, 대학생이 되어서 재개봉한 디렉터스컷을 피카디리 극장 맨 앞줄에서 홀로 보기도 했고...DVD를 구입해서 몇 번을 보고, 지금 다시 봐도 이 영화는 정말 경이롭습니다. 후속작인 드니 빌뇌브의 '블레이드 러너 2049' 도 즐겁게 잘 봤습니다만, 약간 실망이 드는건 어쩔수 없더군요. 영화 그 자체만을 놓고 보면 1편에 비해서 억지스러운 느낌이 있었습니다. 데커드를 재등장시키지 않고 K를 주인공으로 영화를 만들었으면 더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어요. 늙은 해리슨 포드를 재출연시킨건 다분히 상업적인 노림수였을거라 생각됩니다.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무려 40년전에 개봉한 이 영화는 왜 지금 봐도 여전히 세련된 느낌인가 하고 말이죠. 감독인 리들리 스콧의 업적과 별개로 지금은 고인이 된 반젤리스의 시대를 앞서간 음악이 절반 정도는 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영화에서 음악이 이렇게 중요한것이란걸 블레이드 러너를 보고 다시 느꼈습니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우리가 사랑한 영화들 (The Movies that made us)' 를 보면, 우리가 좋아하는 걸작 영화들 대다수가 굉장히 부족한 예산하에서 온갖 역경과 고난과 반대를 무릅쓰고 진행된 프로젝트들이었다는 얘기들이 나옵니다. 블레이드 러너도 당시 젊은 리들리 스콧과 영국에서 날아온 스탭들의 고집, 미국 스탭들과 갈등, 영화 내용과 감독에 대한 해리슨 포드의 불만, 남녀 주인공과 사이가 나빠서 정말 개고생하면서 찍었다고 하며, 막상 완성을 하고도 시사회에서 너무 난해한 영화라고 비난을 받았고 (디렉터스컷, 파이널컷의 엔딩) 부랴 부랴 흥행을 위해, 추가 엔딩컷을 만들어 붙여 개봉결정이 났다고 합니다. 언젠가 '우리가 사랑한 영화들' 에 제작 비화가 공개되기를 바랍니다.
오리지널 엔딩은 구구절절 대사를 읊는 살짝 촌스러운 엔딩이고, 리들리 스콧 본인도 매우 싫어한다고 합니다만, (원래 각본은 오리지널 엔딩이었다고 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에 오리지널 엔딩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디렉터스컷, 파이널컷의 엔딩은 아래 대사만 나온 직후에 덜컥 엔딩이 되어버려서, 레이첼이 살아남을지, 작동시한이 끝나 죽을지 알수가 없지만....
"It's too bad she won't live. But then again, who does?"
오리지널 엔딩은 대사를 통해 살아남았다는 설명을 해줍니다. 연출은 촌스럽지만, 대사자체는 꽤 멋지다는 생각도 듭니다. Gaff의 대사인 "Who does"를 다시 한번 썼죠.
"Gaff had been there, and let her live. Four years, he figured. He was wrong. Tyrell had told me Rachael was special: no termination date. I didn't know how long we had together. Who does?"
오리지널 엔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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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된 영화라니 !!!!
전 프로메테우스 보고 좋아서 거꾸로 감독님 작품들 찾아봤는데
시대를 넘어서는 명작들이 많더라구요.
샤이닝 때 찍고 남은 장면 썼다던가 그랬던 기억이..
우리가 사랑한 영화들 시리즈 재밌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