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영화를 사랑합니다
저는 영화를 사랑합니다.
그리고 익스트림 무비를 이용하시고, 이용하셨던,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많은 분들도 영화를 사랑하고, 영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즐겁고 행복하기에 지금 이 자리에 함께한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좋아했기에 영화과에 진학을 택했고, 현재도 재학 중에 있는 대학생입니다.
이 공간에서 영화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영화와 관련한 직종을 희망하시는 분들도 보았으며, 그만큼 관객의 힘, 시대에 따라 인터넷과 네티즌의 영향이 얼마나 깊은지도 알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좋았던 것은 영화를 보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하나의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서로의 생각과 의견을 공유하고 영화라는 또 다른 현실을 우리 삶의 연장 선상으로 끌어와 풍부한 감정, 즉 희로애락 그 너머를 현실에서도 느낄 수 있게 해줬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랬기에 재미난 감상문과 비평 글, 분석 글을 써왔고, 최대한의 주관과 객관을 섞어가며 사이트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댓글 다는 것을 최소화했고, 2년 정도 활동을 했지만, 글이 30개 미만일 정도로 과작을 했습니다. 거리를 두며 활동을 하는 게 좋을 거 같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저에게 익스트림 무비가 여전히 직접적인 피해를 주진 않았습니다. 그냥 영화 관련 정보를 확인하고, 사람들의 글을 훑어보는 것이 전부였으니까요. 하지만 한 명의 관객으로서, 영화학도로서, 익스트림 무비를 애정한 사람으로서 크나큰 실수를 넘은 ‘잘못’이자 ‘불찰’, ‘오판’이라고 생각합니다.
관객은 한 명의 소비자로서 그 누구보다 객관적이고 하나의 사건과 정황을 재빠르게 파악하기에 그들의 말에 귀기울여야 하고, 영화를 공부하고 영화계에 임하고 있는 이들은 영화에 대한 애정을 넘은 인생을 영위하며 영화계의 위치, 그 주변에 있는 영화 모임과 커뮤니티, 제작 배급에 상황을 그 누구보다 빠르게 인지하고 참된 조언해줄 수 있는 이들입니다. 마지막으로 커뮤니티, 모임에 속해있는 이용자들은 그 커뮤니티를 애정해왔기에 그만큼 따끔하고 현실적인, 나름의 효과적인 대안을 조심스럽게 제안하며, 가끔은 처절한 희생을 감행하기도 합니다.
모든 익무인분들이 다 맞는 말만 하시진 않았겠지만, 위 세 종류의 이용자분들이 이미 이전부터 이 공간을 방문해왔고, 익스트림 무비를 위한 조언 및 따끔한 말 한마디를 남겨주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의 묻어가기와 애매한 입장 발표 및 대체, 양질의 글을 작성하시고, 익스트림 무비를 애정하는 분들이 한 분씩 떠나가실 때마다 저 또한 이미 마음이 멀어진 거 같습니다.
‘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다’라는 정성일 평론가님의 책 제목이 문득 떠오릅니다. 코로나임에도 불구하고 익스트림 무비에서 세상이 영화가 될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가졌고, 계속 영화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가졌습니다. 영화가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졌음에도 꿋꿋이 버텨온 것과 같이 많은 관객도 여전히 영화를 사랑하고 그 마음을 유지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모이고 이야기하는 공간. 그 공간이 무너지고 정리되지 않는 것은 공간만이 아닌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과 영화를 흔들어 놓는다고 생각합니다.
영화관에 영화가 상영되던 중 영사에 문제가 생기면 영화관 총책임자에게 책임을 묻듯이, 영화의 완성도가 떨어지면 총책임자인 감독이 그 무게를 견디듯이, 영화를 관람하는 태도가 남에게 방해가 되어 물의를 일으켰으면 같은 상영관에 있는 분께 충고를 듣고 고개 숙여 사과드리듯이, 눈을 부릅뜨고 현 상황을 다시 바라봐야 하며, 큰 잘못으로 인해 생긴 거대한 실망감을 메꿀, 어쩌면 메꿔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 방법을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영화는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고, 여전히 많은 이들을 위해 상영되고 있습니다. 긴 역사 속 성공과 명예만을 쟁취한 것은 아니기에 그 안에 가려진 실패와 잘못도 차고 넘쳐납니다. 영화는 ‘여전히 많은 이들을’ 위해 상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부디 만약 영화를 진심으로 사랑하신다면, 저와 같이 영화를 아직 많이 만나지 못한 것에 비해 많이 아시고, 배워 온 분들이라면 영화와 공간을 다시금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영화를 사랑하고 사랑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장 뤽 고다르
-사진은 진실이며, 영화는 초당 24개의 진실이다-
https://extmovie.com/movietalk/87996264
(많은 익무인분들이 위 링크에 걸린 글과 같이 영화를 사랑하고 이 공간을 사랑했음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영화를본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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