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유) <풀타임> 인증 및 간단평
익무의 은혜로 감사히 잘 보았습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된 리뷰입니다.
에리크 그라벨 감독이 연출한 <풀타임>은 홀로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의 고군분투를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파리 근교에서 두 아이와 함께 사는 싱글맘 쥘리(로르 칼라미)는 파리 시내에 있는 5성급 호텔에서 메이드로 일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일을 하면서 원래 자신이 하던 업종의 면접을 보게 되고 최종면접을 앞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쥘리는 하루하루가 전쟁과도 같습니다. 외곽지역이라 출퇴근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었는데 최근 교통 파업까지 이어지면서 출퇴근 지옥을 맛보게 됩니다. 혼자라면 크게 상관이 없을 듯 한데 두 아이를 옆집 할머니에게 맡기고 다니는 상황이라 더욱 더 심적으로 힘듭니다. 옆집 할머니도 그 동안 사정을 봐줬지만 시간 약속을 반복적으로 지키지 못하는 쥘리의 아이를 더 이상 봐주기 힘든 상황이 되어 갑니다.
한편 호텔에서 쥘리는 다른 메이드들을 평가하는 정도의 직급이라 책임감이 막중함에도 면접을 위해 몰래 퇴근을 합니다. 그로 인해 다른 직원이 위기에 처하게 되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던 면접이었지만 연락이 오지 않아 쥘리는 모든 것을 내려놓게 됩니다.
우리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을 통해 엄청난 긴장감과 감정이입을 만들어내는 작품입니다. 출퇴근 장면이 이렇게 스릴감 있게 만들어진 작품은 또 처음이었습니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쥘리는 스스로 이런 생활을 하는 거 일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파리 시내에서 아이들을 키우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쥘리는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파리는 너무나 위험한 곳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외곽지역으로 나간 것이죠. 이는 영화 속에서 주변인물의 대사로도 표현됩니다. 하지만 쥘리는 스스로가 힘들더라도 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가장 그녀를 도와줘야 할 전 남편은 연락도 되지 않고 양육비도 안 보내고 있습니다. 쥘리는 마치 벌이라도 받는 것처럼 세상의 모든 고통을 지고 살아가는 인물로 보입니다.
또한 쥘리는 자신의 아이들을 제외하곤 타인에게 굉장히 냉정할 뿐만 아니라 엄청난 피해를 주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그녀 때문에 해고를 당하기도 하고 그녀가 스스로 표현하지 않지만 그녀가 작성하는 직원평가 때문에 다른 직원들은 그녀의 부탁을 왠만해선 들어주기도 합니다. 분명 부정적인 면이 있는 인물이지만 그녀를 비난할 수 없는 것은 간절함에서 오는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그녀의 상황이 나에게 닥친다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주인공인 로르 칼라미의 연기가 굉장히 훌륭한 작품입니다. 엄마로서 룸메이드로서의 모습이 너무나 프로페셔널해 보이고 각 상황에 맞는 연기를 훌륭하게 보여줍니다. 베니스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할 만큼 그녀의 연기는 공인이 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잔인하고 스펙터클한 스릴러보다 가슴을 쪼이게 하는 <풀타임>은 큰 장점은 보편성에 있는 것 같습니다. 누구나 같은 상황에 놓일 수 있고 그 상황을 주인공이 대신 함으로써 경험하는 관객들은 엄청난 공감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영화적 경험임과 동시에 영화적 재미도 함께 하는 작품이라는 것을 증명해줍니다. <풀타임>은 일상성과 보편성이라는 재료를 훌륭하게 사용한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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