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이-리뷰(관람 샷 추가)
본래는 쓰려던 계획이 없었던 리뷰입니다만. 역시나 계획했던 바가 아니었는데 아침에 <프레데터2>를 보다 동하여 씁니다.
인류가 만든 영화에서, 조금 거창하게 영화사에서 좀비가 아닌데도 좀비처럼 살아 돌아오는 영화 및 시리즈를 봅니다. 최근에 몇 편이나 연이어 공개되었음에도 혹평을 면치 못하는 <레지던트 이블>, 킬링타임용으로 이만 한 시리즈가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리고 잊을만 하면 나타나는 마이티 마이어스와 제이슨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뿐일까요. 1980년대 최고의 호러 영화 중 한편이었던 나이트메어의 크루거 역시도 불멸의 캐릭터가 되었습니다. <다이 하드>도 떠오릅니다. 물론 블루스 윌리스의 상황을 보자면 리부트 외에는 답이 없겠죠. 최근에는 반지의 제왕이 출격을 앞두고 있고, 코믹스를 기반으로 한 영화까지 확대할 경우 상당히 많은 시리즈가 등장합니다. 아! 프레데터의 숙적 <에이리언> 역시 마찬가지군요. 제목에서부터 상당한 수정이 가해지기도 했던 시리즈입니다. 에일리언, 에어리언, 최근은 에이리언으로 통일된.
관객이 손절했음에도 살아돌아오는 시리즈, 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몇몇 영화 역시 이토록 시리즈가 이어지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잘 만든 캐릭터! 딱 그것 때문입니다. 캐릭터 시장은 이제 단순히 영화가 아닌,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굿즈, 피규어, 그리고 이를 기반한 OSMU로까지. 당연히 잘 만든 캐릭터가 있음으로 인해 플롯을 만들기도 투자를 받기도 용이하겠죠. 오늘 쓰려는 <프레데터>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을 압살하는 강력함!
인류 최강의 인간조차 한입거리로 전락하는 카리스마!
개인적으로 쓰자면 한없는 수식어가 등장할지 모르는 캐릭터가 바로 프레데터입니다. 물론 제가 일하는 업계에서는 프레데터라는 용어를, 가장 강력한 연쇄살인마에게 붙이기도 합니다. 아마 최근 드라마에서 몇 번 언급되기도 하지 않았던가 싶네요.
프레데터의 등장
<람보>조차도 게임이 안 된다고 세간에서 칭하던, <코만도>와 <코난> 등으로 전술 무기도, 또 고전 무기도 당해낼 자가 없다는 사실을 각인시켜버린 거구의 아놀드 슈워제네거를 단숨에 제압한 캐릭터가 나타납니다. 길게 쓰는 것조차도 부담스러운 악마 같은 외계인의 등장, 바로 <프레데터>입니다.
영화 <프레데터>는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의 플롯 라인을 변주해 관객에게 숨막히는 스릴을 선사합니다. 더 써서 뭐합니까? 그래서 이렇게 여쭤볼게요.
이 영화 극장에서 못 보셨죠?
그냥, 죽음이었습니다!
속편의 의뭉스런 등장
프레데터 비디오가 늘어나도록 보던 그즈음에 <프레데터2>가 등장합니다.
저는 제가 이 영화를 극장에서 못 본 게 매우 아쉽습니다. 이유? 보여드릴까요?
용돈을 받아쓰던 시절에. 저런 멋진 영화들 중에서 몇 편이나 극장에서 볼 수 있었을까요? 참고로 저기서 극장 관람한 영화는 토탈리콜, 아팟치, 경천12시, 뉴욕 세남자와 아기(바구니? 로 왜 기억할까요 저는?), 무적행운성, 애들이 줄었어요, 마이키 이야기(이 영화 정말 재미있습니다!!!), 볼륨을 높여라, 그리고 같은 시기에 개봉했던 아비정전까지 봤던 터라.
<프레데터2>는 몇몇 잡지 등에서 상당히 혹평을 했던 게 기억납니다. 극장 역시 작은 극장들 위주로 개봉했지만 특히 제가 있던 지방에서는 정말 접근성이 좋지 않은 극장에서 잠깐 상영하고 말았던 터라, 극장에서 관람하지는 못했답니다.
프레데터 속편이 혹평을 받았던 이유는, 아놀드 슈워제네거라는 걸출한 주인공이 리쎌웨폰 정도를 제외하면 인지도가 거의 없던 대니 글로버로 전격 교최된 데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상당한 폭력성과 고어로 돌파구를 마련한 것을 원인으로 삼더군요.
그러나!
오히려 저는 이게 <프레데터2>의 장점이라고 여긴답니다. 짠내나는 생활형사, 백인 상관들과 대립하고 특히 엘리트 FBI에 절대 꿀리지 않는 형사 마이크가 피를 뿌리고 살을 도려내며 도시를 무참히 박살 내는 프레데터와 목숨을 건 대결을 펼치니까요. 상당히 잘 만든 영화임에도 그저 비디오물 정도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물론 흥행도 그리 좋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뭐랄까, 당대의 공식을 피해간 결과를 유탄으로 맞았다고 할지. 이때만 해도 1편이 흥행하면 2편에서 주인공이 당연히 등장하는 게 관객의 당연한 기대치였으니까요.
어쨌든 저는, 1편 만큼이나 자주 보는 작품이 2편입니다. 아마 보시면, 상당히 재미있다는 걸 느끼실 거예요. 새롭기도 하고. 프레데터를 도시전설처럼 풀어낸 것도 상당히 만족스럽기도 한데 자비 없는 수위가 저는 정말 마음에 들었던 영화입니다.
그 이외에는...!
난삽한 시리즈의 등장
<에이리언 V 프레데터>가 그나마, "그나마 호평 받은 정도"를 제외하면 이 영화의 속편, 그리고 정말 뜬금없었던 <프레데터스>까지, 등장하는 작품마다 저는 탄식을 터뜨렸습니다. 굳이 언급할 가치를 느끼지 느끼지 못하는 영화입니다. 그렇지만 이 영화들마다 눈호강은 시켜주었죠, 프레데터를 본다!, 라는.
그리고 비교적 최근, <더 프레데터>가 등장합니다. <프레데터>의 오리지널 멤버이기도 했던 특히 <리쎌웨폰> 등의 각본으로 상당한 흥행력을 과시하는 것도 모자라 <아이언맨3>편을 감독했던 셰인 블랙이 야심차게 준비했던 프로젝트라 관심이 폭발했었답니다.
결과는. 뭐 결과죠. 그랬답니다. 말해 무엇!
프레이의 등장
그 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이 한마디로 일단 프레이를 표현합니다.
비교적 신인인, 물론 쌍제이의 전격적인 지원이 느껴집니다만, 댄 트라첸버그가 만들어낸 프레이는 그간의 난삽했던 시리즈를 단번에 기원으로 돌리고, 말끔하고 살벌하며 투쟁적이고 집요한 "생존극"으로 돌려놓았네요.
1편의 한 명씩 제거 당하는 서사나, 2편의 고어적이고 도시 전설 같은 맛은 없습니다만, 충분한 장점을 가진 <프레데터> 프리퀄로 돌아왔네요. 그리고 아주 사소하지만 2편의 단서 하나(화승총)를 풀어낸 점에서는 시리즈를 충분히 공부하고 임했다는 만족감을 느끼게 해주더군요.
프레이 - 코만치 인디언 소녀와 프레데터의 대결!
영화 프레이는 상당히 불균형한 대결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는 원작인 <프레데터>가 가진 장점이기도 하지요. 압살하는 외계인과 이를 모르는 최강 군인을 그렸던. 이번에는 별다른 힘이 없는, 그러나 영리한 코만치 소녀 나루가 프레데터에 맞섰습니다.
물론 결과는 누구나 압니다. 나루가 프레데터를 이기겠지요. 그러나 우리가 보려는 것은 과정입니다.
나루가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며 프레데터에 맞서는 것도 모자라, 프레데터를 이겨내는 그 과정!
나루는 부족 내에서도 특이한 존재입니다. 여자이면서 사냥꾼이 되려는. 그러하기에 실제 사냥에 나서는 오빠를 비롯한 전사들에게 무시당하거나 왕따를 당합니다. 그럼에도 오빠를 도와 전사가 되려는 그 마음만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습니다. 이런 나루와 전사들 앞에 프레데터가 등장하지요!
전사들이 당하고, 이들 전사를 괴롭히는 개척민들, 그리고 두 가지를 극복하는 과정히 상당히 잘 묘사되었습니다.
결론
아포칼립스, 즉 계시록의 묵시, 세상의 종말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영화는 근래에 하나의 장르가 되었습니다. 구 문명이 신 문명에 맞서서 싸우는, 그래서 보기에 따라 미개한 주인공이 자신들을 말살하려는 세력에 대처하고 이겨가는 모습을 그려낸 그 자체가 하나의 서사가 되니 더할나위 없습니다.
<프레이>역시 이러한 장르적인 맛을 잘 살렸습니다. 특히 나루가 악마와 같은 프레데터를 점차 피를 흘리는 존재로 인식하며 이길 수 있다는 과정에 다다르는 모습이 성장영화의 장점까지도 그려냅니다.
비록 전작들에 비해 조금 다운사이징된 프레데터의 모습이 등장한다고는 하나, 이후 몇 백 년이라는 시간을 생각한다면 그들 역시도 업그레이드 되는 과정이 비쳐지지 않을까.
프레이의 접점과 2편에서 프레데터가 던져준 화승총을 생각한다면 이들이 결론이 어느 정도 연상이 되어 아쉽기도 합니다만, <프레이>를 즐기고 속편을 상상하는 즐거움 역시 매우 큽니다.
영화는, 프레데터의 무자비한 압살과 살육보다 오히려 그 반대인 생존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즉 생존이라는 관점에서 영화는 충실합니다. 그러하기에 반대로 프레데터만 보려는 분들에게는 약 30분 이후부터 발단을 넘고, 이후 20분 정도마다 변곡점을 맞는 영화의 진행이 조금 느릴지 모르고 압도적인 액션이 없다는 게 단점으로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상반된 장단점이 보이는 것이 사실이지만, 새로이 리부트되어 프레데터의 전설이 써내려간다고 보자면, 정말 잘만든 생존극이라는 생각에 결론이 미칩니다. 기존의 프레데터를 조금만 기억에서 거세하신다면 상당히 재미있는 추적에 생존을 다룬 영화를 만나실 겁니다.
마지막으로, 다크맨 님께서 요구(?) 하신 관럄 샷! 추가합니다.
추천인 10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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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뭐지, 하고 봤던 터라.
오늘도 바쁘시죠?
익무 덕에 늘 힘을 얻습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B급 무비에서 이정되면 괜찮은데 의외로 평이 안좋긴 합니다.
2편의 늙은 프레데터가 넘겨주는 화승총과 프레이 엔딩롤의 삽화 보면
나루는 결국 다시 방문한 프레데터(아마도 2편 엔딩의 프레데터일듯)에게
트로피로 걸렸을거란 생각입니다..
프레데터 입장에선 우릴 잡은 사냥감이 있다고?? it's mine~ 하고 달려왔겠죠..
물론 큰 기대는 큰 실망으로 돌아오기도 합니다만.
프레데터가 어떻게 나루나 또는 그 후대와 대결할지 얼른 풀어주기를 바란답니다.
<에이리언즈(영제 기준) Aliens>이었던 것과 유사하네요ㅋㅋㅋㅋㅋ 물론 한국에서 개봉할 땐 <에이리언2>으로 개봉했지만요
전 에이리언 시리즈 프랜차이즈를 참 좋아하는데 소설가님의 프레데터 프챈차이즈 글도 재밌게 읽었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ㅎㅎ
저도 얼마 전에 디플로 <프레이>를 봤던 터라 <프레이>에 관련된 소설가님의 평에도 공감하고요!
말씀처럼 에이리언 2편이 먼저 개봉하는 바람에 한국에서는 에이리언즈 원, 으로 개봉했던 것도 기억이 떠오르네요. 저역시도 에이리언 시리즈 나오는 대로, 정말 닥치는 대로 본답니다. 정말 좋아합니다.
정글 미니건씬은 명품이죠.
프레이 제목도 잘 지었고 영화관에서 개봉안한게 아쉽긴 합니다.
프레이는, 디즈니의 결정이니. OTT도 생존을 해야 하는 치열한 전장터인 게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부디 안전하고 건강한 저녁 되십시오. 내일 또 비 온다고 해요 ㅠㅜ
프레데터2 잼있었는데 +_+
아놀드가 빠지니... 그땐 왠 짝퉁이야..
이런 느낌도 있긴 했습니다 ㅎㅎ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오랜만에 신문광고 모아서 보니 찡하네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