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이> 먹이사슬의 피라미드를 거슬러 오르는 모험 (스포)
<프레이>는 사냥에 관한 영화입니다. 영화에 나오는 모든 것들이 사냥하거나 사냥 당합니다. 사냥감과 사냥꾼의 구도에는 권력의 상하관계가 분명하지요. <프레이>의 재미는 이 관계가 언제든지 역전될 수 있다는 점에 기인합니다.
영화에 나오는 먹이사슬 구도는 대략 이러합니다.
개미 -> 쥐 -> 뱀 -> 프레데터
토끼 -> 늑대 -> 프레데터
나루 -> 곰 -> 프레데터
나루 -> 원주민 남자들 -> 프레데터
나루 -> 유럽인 -> 프레데터
이런 식으로 점차 확장되고, 그 끝엔 언제나 프레데터가 있습니다. 프레데터는 나루를 미끼 삼아 곰, 원주민 남자들, 유럽인들을 사냥합니다. 결국에 미끼인 나루는 알게 됩니다. 프레데터가 사냥하는 동안 힘이 빠지고 다쳤다는 점과 본인을 전혀 위험요소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입니다. 이 사실이 나루에게는 커타미아를 이룰 절호의 기회가 되고, 프레데터에게는 치명적인 위협이 됩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점은 먹이사슬 최하단에 있는 식물이 프레데터를 사냥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바로 나루의 어머니가 전수해 준 '오렌지 톳시야'입니다. 그만큼 어머니의 지혜가 큰 역할을 하게 되죠. 또한 어머니는 나루에게 이러한 조언도 합니다.
"넌 사냥 실력을 증명하려고 커타미아를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그걸 하는 이유는 하나야.
살아남는거."
영화 속 캐릭터들은 저마다 사냥의 목적이 다릅니다. 유럽인들의 사냥은 다소 탐욕적입니다. 그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 들소 때를 학살하고 가죽을 벗겨갑니다. 프레데터의 사냥은 다소 과시적입니다. 그것은 그저 최상위 포식자가 되기 위해 사냥하고, 죽인 사냥감의 두개골을 엑세서리로 달고 다닙니다. 나루는 그들의 위악적인 폭력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사냥합니다. 그녀는 어머니의 조언대로 실천하여, 커타미아를 이뤄냅니다. 나루는 약육강식이 강육약식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내고, 이러한 지점이 카타르시스를 제공합니다.
<프레이>는 토종과 외래종의 충돌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현재 북아메리카는 외래종이 승리한 역사의 결과물이지요. 프레데터의 속편을 원주민 소녀의 성장 드라마로 만든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코만치 부족에 대한 나름의 애도의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후속편이 나온다면 코만치족, 유럽인, 프레데터가 그대로 나올듯싶은데요. 외래종인 유럽인들이 교란시킨 북아메리카 생태계에 프레데터가 개입해서, 토종인 코만치족을 돕는 내용이었으면 좋겠네요. 마치 배스, 황소개구리가 교란시킨 생태계에 인간이 개입하는 것처럼요.
P.S
<프레이>와 프레데터 1,2편 사이에 직접적인 접점은 없었지만 그래도 간혹 등장하는 오마주가 매우 반가웠습니다. 나루가 오렌지 톳시야의 효능을 깨닫는 순간의 대사 "저 남자를 못 보는 거야." (It can't see him)는 프레데터 1에서 진흙의 효능을 깨달은 더치 소령의 대사 "날 못 봤어." (He couldn't see me)의 변형된 버전이지요. 그리고 나루의 오빠인 타베가 더치 소령이 했던 대사 "피를 흘리는 거라면 죽일 수 있어." (If it bleeds, we can kill it)를 그대로 하는 거 보고 너무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프레데터 2편에 나온 화승총도 반갑다라고요. (혹시 그밖에 오마주한 부분들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쉬웠던 부분이 있다면 잔혹한 장면들을 교묘하게 숨기는 연출들과 가죽이 벗겨진 채 거꾸로 매달린 시체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앨런 실버스트리의 스코어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 정도네요.
※ 디즈니 + 시청 인증샷
무B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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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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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배우 출연이 전무해서, 흥행요소가 없다고 생각했나봐요.
향유할 관객이 아니면....찾아오질
않을 테니...한편으로는 이해도 가는데,
그전에 팬심으로는 너무 가슴 아파서
부여잡고 관람했네요 ㅠㅠ
나루의 커타미아는 과시나 탐욕에 기반한 사냥이 아닌,
오로지 살아남기 위한 목적의 사냥이라는 점에서
다르다는 걸 느꼈습니다.
이렇게 재밌게 본지 얼마만인지.....
이런 작품을 극장에서 안하는 디즈니도
신기하고, 여러 생각이 드는 요즘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