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 리뷰시리즈3 <탑건> by공군CQ

중증 홍대병인 저는 인기가 많은 영화는 괜히~~~ 보러가고 싶지 않은 놀부심보가 있습니다.
익무인들의 열화같은 환호들을 보면서, "아..! 얼마나 재밌길래! 하지만...나는 보러가지 않을꺼야"
하면서 쓸데 없는 똥고집을 부리다가 포스터를 준다는 말에결국 치료가 되어 메가박스를 찾았습니다.
용포프는 경쟁이 어마어마 해서 포기했는데, 비행기가 부우우우웅 할때 저도 부부우우웅 하고 싶었어요.
많은분들이 영화의 좋은점을 이야기 해주셨으니 저는 여담 위주로 써보겠습니다.
<공군>
영화에서 멋있게 나오던 전투기들, 저는 군 복무를 할때는 전투기가 너무 싫었습니다. 농담처럼 "비행기와 장군은 멀면 멀수록 좋다"가 병사와 간부 모두에서 통용되는 말이었습니다. 공군은 전투기가 알파이자 오메가기 때문에 모든일들이 비행기를 위해 존재했거든요. "전투기가 오늘 많이 날아간다 = 일이 많다" 였습니다. 출근해서 오늘 비행이 없을때의 그 행복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메버릭이 자기마음대로 전투기를 이륙할때, 아마 몇몇 사람들의 억장은 와르르 무너졌을것 같습니다.
하늘에 F-15가 날아다니면서 공기를 찢을때면, 땅에 있는 제 고막도 같이 찢기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무인기 좋아하는 해머가 메버릭의 이륙을 바라보는 장면에서 "저렇게 가까운 곳에서 들으면 고막이 다 나갈텐데... 나이드셔서 귀가 잘안들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해머장군의 귓구멍에 이어플러그가 있나없나 주의깊게 봤습니다. 없더라구요.
영화를 보고 극장을 나서니 추억이 미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꼴도 보기 싫었던 전투기가 사실은 멋있던 것 같고, 군대를 가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 결국 집에 도착해서는 왜 그때 전투기를 좀더 자세히 관찰하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까지 들었습니다. 무서운 영화에요
그리고 탐 크루즈는 너무 멋있네요. 저런 조종사는 본적이 없습니다. 대령쯤 달면 사실 비행보다 골프를 더 많이 치는데 말이죠.
<아쉬운점>
번역이 좀 아쉽습니다. BOB의 baby on board의 언어유희는 어쩔 수 없었다고 하지만 장군계급을 모두 '제독'으로 번역한건 불만스러웠습니다. 이로인해 상하관계가 누락되고, 이후에 있는 대화들에서 결손이 생깁니다.
또한 메버릭은 해군 대장과 동기인 어마어마한 짬킹 대령이기 때문에 제독들이 하급자이지만 존중하는 말투를 사용하는데 이걸 살리지 못하고, 일반 하급자 대하듯이 번역한건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군대 관련 용어들을 번역할때도 군대 특유의 뉘앙스를 살리지 못한 부분들이 군데군데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grounding같은 경우는 단순히 이번에 전투기를 탈 수 없다는게 아니라 앞으로 지상근무를 해야함을 의미합니다. 조종사로서의 사망선고에 가까운데 이것이 너무 가볍게 스처지나가듯 번역된게 아쉬웠습니다.
멋진영화입니다. 그리고 톰 크루즈는 더 멋있습니다.
저도 60살때 저정도는 아니지만 반의반만 따라갈수 있다면 좋겠네요.
남미정
추천인 6
댓글 6
댓글 쓰기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저는 N차 하기에는 너무 늦어버린 것 같습니다. ㅠㅠ 4D를 못 본것을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아요

너무 글 잘 쓰시네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좀더 얘기 풀어주심 안되나요? 몇번 더 보시면서...
번역 지적도 좀 해주시고...

장문 후기는 거의 처음이라, 계속 조금씩 고치게 되네요
앞으로도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