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22
  • 쓰기
  • 검색

<메모리즈> 전쟁이란 무엇인가

카시모프 카시모프
2475 16 22

memories-japan-1995-2 - Copy - Copy.jpg

 

2차 대전이 끝나고 80년이 다 되어간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3차 대전이 일어나지는 않을까 두려워하고 있고, 핵무기 등 예전보다 훨씬 발전된 무기들 덕분에 3차 대전이 일어난다면 인류가 멸망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비록 근 몇십 년 동안 큰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다. 일본은 극우가 재집권하고 아베가 저격당하면서, 평화헌법을 개정해 전쟁이 가능한 나라로 만들려는 움직임이 더 드러나고 있다. 중국은 대만을 공격한다고 위협을 하고 있다. 북한은 여전히 미국에 큰소리치고 있다. 러시아, 중국, 북한, 일본 사이에 낀 대한민국은 정말 전쟁의 위협에서 벗어나기가 힘들다.

 

5_RFgi3m_MR-vKp_7X-aLMHkf5E.gif

당시 디즈니를 뛰어넘는 엄청난 퀄리티를 보여준 애니메이션 <아키라>


누구나 한 번쯤 제목은 들어봤을 일본 명작 애니메이션 <아키라>를 만든 오토모 카츠히로 감독은, 굉장히 사실적인 그림의 만화가 겸 애니메이션 감독이다. 당시 만화는 일본인을 서양인처럼 눈을 크게 그리고 과장하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오토모 카츠히로는 일본인을 정확히 일본인처럼 그렸으며 여성에 대한 성적인 과장도 전부 배제했다. 그런 오토모 카츠히로의 작풍은 후대에 일본 만화의 새로운 풍조를 가져왔고, 일본 만화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 그리고 애니메이션 <아키라>는 전 세계에서 컬트적인 인기를 끌며 '저패니메이션'의 황금기를 이끈 만화이자 애니메이션이 되었다. 나 역시 초등학교 때 이 애니메이션을 접했는데, 굉장히 잔인한 묘사와는 별개로 너무나 엄청나서 강렬하게 기억에 남았었다. 물론, 당시엔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지 못했었지만. 최근에는 이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에 '2020년 도쿄 올림픽 중지'라는 글귀가 벽에 쓰여 있어서, 2020년의 코로나19 팬데믹의 예언이 아니냐는 농담이 돌아 화제가 되었었다.

 

다운로드.jpg

도쿄 올림픽 147일 남았다는 표지판 아래에 '중지다 중지'라는 낙서가 보인다


오토모 카츠히로는 일본의 전공투 세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전공투 세대란, 당시 전 세계적으로 일어난 68 혁명의 영향으로 일본에서 일어난 68~70년에 걸친 좌익 폭력 학생운동권 세대를 말한다. 이들은 우익정부에 맞서서 시위를 하다 폭력적으로 진압하는 경찰에 맞서 싸우면서 점점 폭력적으로 변했는데, 일본은 한국과 달리 60살 이후의 나이 든 세대가 더 진보적이고 그건 전공투 세대의 역할이 크다. <아키라>에 나오는 정부와 폭주족들의 싸움은 그것을 오마주한 것이다. <아키라>는 얼핏 보면 사이버 펑크 디스토피아 시대의 초능력 병기를 만드는 SF물이지만, 그 내용에서는 아직도 무리하게 시민들을 탄압하고 시민을 전쟁병기로 활용하고자 하는 군국주의를 비판하고 있는 내용이기도 하다.

 

<아키라>만큼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런 오토모 카츠히로의 작품 중에 <메모리즈: MEMORIES, 1995>라는 훌륭한 애니메이션이 있다. 이 작품은 후에 <애니 매트릭스>, <철근 콘크리트>를 만들게 되는 일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STUDIO 4℃의 작품이다. <메모리즈>는 총 3개의 단편으로 구성된 옴니버스 애니메이션으로, SF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그 안에도 역시 군국주의에 대한 비판이 강하게 들어가 있다. 그리고 원작과 각본은 세편 전부 오토모 카츠히로지만 감독은 세편이 다 다른 만큼, 각기 다른 스타일의 애니메이션 3개를 감상할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저작권의 문제인지, 한국에서는 유튜브와 OTT에서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볼 수 있는 방법은 공식적으로는 DVD와 블루레이뿐인데, 이마저도 절판이라 중고로 구매를 하던지 도서관 미디어실에서 보는 방법뿐이다. 인터넷에 불법 영상을 업로드 한 곳들이 있긴 하지만 추천하진 않는다.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애니메이션이므로 스토리를 조금 소개하며 이야기해보려 한다.

 

 

다운로드 (1).jpg


그녀의 추억(彼女の想いで, Magnetic Rose)
<그녀의 추억>은 <아키라>의 작화 감독 보좌, <마녀 배달부 키키>의 원화를 맡았던 모리모토 코지가 감독이다. 모리모토 코지는 또한 STUDIO 4℃의 창립자다. <아키라>의 유명한 오토바이 추격 장면은 이 사람 작품인 만큼 애니메이터로써 오토모 카츠히로의 신뢰를 받고 있다. 음악은 <카우보이 비밥><천공의 에스카플로네>로 유명한 일본 애니메이션 음악계의 거장인 칸노 요코가 맡았다.

 

<그녀의 추억>은 첫 씬부터 또 한 번의 오토모 카츠히로의 예언이 나와서 화제가 되었었는데, 주인공이 타고 있는 우주선의 이름이 '코로나'호라서다. 코로나라는 단어는 원래 천문학에서 천체의 '플라스마 대기'를 나타낸 것이라 흔한 단어 긴 하지만, 우연의 일치 치고는 재미있다. 

 

우주선 코로나는 조난신호를 받고 구조를 하러 찾아간다. 그러나 그 조난신호는 어떤 음악으로 되어있었는데, 파로 푸치니의 '나비부인' 오페라였고 신호가 나오는 곳은 우주 쓰레기들이 모여있는 곳 한가운데 있는 어떤 커다란 인공 행성이었다. 승무원인 하인츠와 미겔은 그 안으로 사람을 구조하기 위해 잠입한다. 그 안에는 겉보기완 다르게 아주 화려한 바로크 양식의 오페라하우스처럼 꾸며져 있다. 

 

우주 오페라하우스는 아무도 없는 듯 보이고 오래되어 망가져 보였으나, AI 컴퓨터는 작동하는 듯 보인다. 그들 앞에 시종 드는 로봇이 나와서 하인츠와 미겔에게 "음식이 준비되었습니다, 마님."이라는 말을 한다. 이 대사는 뒤에 이어지는 내용에 대한 복선이기도 하다. 그들은 음침한 분위기의 우주선 내부를 살피지만 홀로그램과 환상으로 현실과의 경계가 무너지기 시작한다.

 

 

 

[이하 그녀의 추억 부분 스포일러]

 

 

다운로드.gif


이 인공 행성은 에바 프리델이라는 과거의 프리마돈나를 추억하며 지어진 것이었다. 에바 프리델은 아주 잘 나가던 프리마돈나였으나, 병으로 노래를 못 부르게 되었고 평단의 혹평을 받았다. 그녀의 모든 행복이 떠나가고 남은 것은 연인이었던 카를로뿐. 그러나 카를로는 그녀를 배신하고 떠나갔다. 카를로는 의문의 죽음을 당하고 그녀는 슬퍼하며 세상과 등을 돌린 것이 미디어에서의 마지막 모습이다.

 

이 우주선에서는 미겔과 하인츠가 각각 다른 모습의 환상이 펼쳐진다. 미겔은 처음부터 투덜거렸던 대로, 여러 여자들과 놀던 시절을 추억하며 사는 바람둥이 남자다. 하인츠는 가정적인 남자로, 부인과 딸과 아침식사를 하는 장면이 환상으로 등장한다. 미겔은 그 환상 속에 곧 아무 저항 없이 빠져버리지만, 하인츠는 그것이 추억이라는 것을 곧 알아챈다. 딸은 자신이 출발하기 얼마 전 죽었기 때문이다. 하인츠에게는 계속해서 어린아이가 땅에 떨어져 부서지는 환상이 나타난다.

 

과거의 추억에 갇혀있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이것을 반추적 사고라고도 하는데,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계속해서 곱씹게 되어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과거의 행복이나 상처가 짙으면 짙을수록 현실을 부정하고 과거에 자신을 가두려 한다. 에바가 추억의 화신이 된 것은 카를로가 배신하던 그때였다. 하인츠는 에바가 카를로를 죽였다는 것을 알아챈다.

 

과거의 행복이나 상처에서 벗어나 현실을 인지하는 것은 과거를 극복하는 중요한 단계다. 하인츠는 딸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현실에서 묵묵히 감내하는 사람이었고, 계속해서 딸이 죽는 고통받는 환상과 마주하지만 그것을 극복해낸다. 에바는 그 상처와 행복을 보여줌으로써, 이곳에서는 환상과 함께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에바는 푸치니의 '나비부인'을 노래한다. <그녀의 추억>에서 이 노래가 메인 테마로 등장하는 건 시사하는 바가 아주 크다.

 

푸치니의 '나비부인'은 당시 유럽에 만연했던 제국주의와 오리엔탈리즘이 극대화된 작품이다. 20세기 초 나가사키를 배경으로 한 미 해군 핑커톤과 게이샤 쵸쵸상의 이야기로, 전형적인 현지처 스토리다. 제국들이 식민지를 어떤 식으로 대했는지 보여주기도 하고, 동양의 여성이 어떻게 서양에 소비되었는지 아주 잘 드러낸다. 순종적이고 가부장적인 동양인의 모습, 하염없이 기다리다 자결하는 모습과 더불어 시종일관 서양 오페라 가수들이 게이샤 분장을 하고 부르는 오페라다. 그래서 현재 서양에서는 너무 인종에 대한 감수성이 부족한 작품이라며 비판을 많이 받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에서는 이 오페라를 굉장히 좋아한다. 특히 이 오페라에서 가장 유명한 아리아인 '어느 개인 날'은 <그녀의 추억>에서도 메인 테마로 불리는 노래인데, 이것을 부르는 것이 최고의 목표인 소프라노가 많다고 한다. 여기서 이 노래는 일본제국 시절 추억을 곱씹고 있는 일본 자신들을 비유하기도 한다. 

 

80년대 최고 호황을 누리던 일본은 90년대에도 여전히 지도자층은 극우가 자리 잡고 있었다. 그들은 여전히 자신들을 아시아인이 아닌 유럽인이라 주장하기도 하며, 자신들을 신비로운 일본, 제국이었던 일본을 강조한다. 애니메이션이 비판하던 시절이 훌쩍 지나고 시대가 더욱 바뀌었음에도, 2022년 현재에도 여전히 일본 극우는 전쟁에 대한 사과는 거의 없고 주변국과의 마찰을 일삼고 있다. 또, 평화헌법을 개정해 전쟁이 가능한 나라로 만들려고 하며 제국 시절, 군국주의로 돌아가기만을 바라고 있다. 거기에 더불어 미군의 배가 들어와 자신을 데려가 줄 것처럼 노래하는 쵸쵸상, 피해자이자 가련한 모습인 쵸쵸상이 자신들이라 노래하는 것이다.

 

하지만 하인츠는 그것에 정면으로 대적한다. 하인츠라는 이름은 독일식 이름이다. 독일은 똑같이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전범국가인데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사과하고 전범들을 숙청하며 지금과 같은 유럽연합의 중심국가 독일로 다시 우뚝 섰다. 과거에서 머물지 않고 벗어난 셈이다. 하인츠는 딸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딸의 죽음과 환상을 이용하려는 AI 로봇에게 대항한다. 

 

"추억은, 도망치는 곳이 아니야!"

 

에바의 과거에 대한 집념과 원념이 AI를 그렇게 만들었는지, AI의 프로그래밍이 오류가 난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그 추억에 갇혀버린 에바의 모습은 주변 사람들과 우주선까지 모두 망가트리며 흡수해버린다. 처음 등장했던 시중 로봇의 말대로 코로나 우주선 자체가 음식이었던 셈이다. 음식을 맛있게 먹어치운 에바의 인공 행성은 그제야 만족한 듯 장미모양으로 변화하며 꽃을 피운다. 마치 주변국들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자신들의 군국주의 이상을 추구하려는 일본 극우의 모습을 보는 듯이.

 

그 모든 것이 환상이었을까? 하인츠가 우주 속에서 홀로 깨어나며 우주복 안에 남아있는 장미꽃잎만이 그 과거가 환상이 아닌 실제였음을 말해준다.

 

 

 

다운로드 (2).jpg


최취 병기(最臭兵器, Stink Bomb)
<최취 병기>는 <공각기동대>의 원화와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연출 콘티 원화에 참여했던 오카무라 텐사이의 감독 데뷔작이다. 오카무라 텐사이는 감각 있는 화면 연출과 개그감 있는 연출로도 유명하다. 이 애니메이션은 블랙코미디 장르로, 전쟁준비를 하는 일본, 또 그러면서도 미국에 종속된 일본 현실의 모습 등에 대한 풍자를 가득 담고 있다. 

 

이 애니메이션은 1994년 미국에서 실제로 일어난 '글로리아 라미레즈 사망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글로리아 라미레즈는 자궁경부암 말기의 심부전으로 리버사이드 종합병원 응급실로 이송됐고, 디아제팜, 미다졸람, 로라제팜 등이 투여되었고 심장제세동기를 사용했다. 그러자 그녀의 입과 몸과 혈액에서 과일향이 나는 마늘냄새가 나기 시작했고, 그녀를 치료하던 의사나 간호사는 물론이고 병원 직원들까지 23명이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졌고 5명이 입원했다. 글로리아 라미레즈는 암환자였으며, 45분 후 사망했다.

 

사망 후 병원 직원의 집단 히스테리 증상, 혹은 새로운 바이러스라는 가설이 있었으나 사실은 그녀가 암 선고 후 몸에 바르던 DMSO크림 때문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지금은 독성 성분이 있다고 밝혀져 금지된 크림이지만 당시에는 통증을 완화해준다고 해서 운동선수, 암환자 등이 많이 애용했었다. 그것이 전기충격을 가해져 DMSO4로 바뀌고 황산 디메틸이 생겼다는 것이다. 병원 직원들의 증상은 황산 디메틸을 흡입했을 때와 유사한 증상이었다.

 

<최취병기>에 나오는 노부오는 심한 감기에 걸려있다. 감기약을 먹고 주사를 맞고 출근했지만 증상은 나아지지 않는다. 제약회사이기 때문에 아직 나오지 않은 좋은 감기약이 없나 물어보던 노부오는 실수로 다른 약을 먹고 휴게실에서 잠들고 만다. 한참을 잠들고 일어난 그는, 모든 병원 직원이 죽어있는 끔찍한 현실과 마주하게 되고 병원 본사의 지시로 개발 중인 그 약을 들고 급히 도쿄로 향하게 된다. 자신이 그 죽음들의 원인이라는 것을 모른 채. 그의 이름인 노부오(信男)는 믿을 수 있는 남자라는 뜻이다.

 

 

 

[이하 최취 병기 부분 스포일러]

 

 

stink-bomb-memories.gif


노부오가 잘못 먹은 그 약은 사실 제약회사가 정부의 의뢰를 받아 만든 약이었다. 그런데 그것이 노부오의 감기 증상, 감기약 등과 겹쳐서 생각지도 못한 다른 반응을 하게 된 것. 노부오의 체취는 동물들을 다 죽이는 살상 병기가 되어있었다. 정부는 긴급히 소집되어 이 죽음의 가스 정체를 알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최취 병기>는 여기에서 현재 일본이라는 나라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첫째, 아직도 군국주의를 버리지 못하고 비밀리에 화학무기를 개발 중이었다는 점. 둘째, 비상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무능한 정부의 모습. 셋째, 미국에 군사적으로 종속되어 자주적이지 못한 일본 정부다. 노부오라는 사람 하나를 막지 못해서 수많은 군인들이 희생되고, 온갖 미사일과 대포를 쏘며 도시를 파괴한다. 그렇게 많은 희생을 치르고도 그들은 결국 미국에 일을 맡기게 된다.

 

시종일관 잘난 척하고 있던 미국은, 자신들이 해결하겠다고 나사에서 개발한 특수 우주복을 가져온다. 그리고 노부오를 마취시켜 데려오겠다고 한다. 즉 노부오를 죽이면 되는데, 미국 역시 노부오를 군사 무기로 활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던 것이다. 결국 미국은 노부오를 생포하는 데 성공한다. 모든 사건이 다 해결되었고 가스의 농도가 줄어드는 것을 확인한 정부는 그제야 환호한다. 그때, 나사의 우주복을 입은 사람이 가방을 들고 센터 안으로 들어온다. 모든 정부 관계자가 있는 곳에서 서류가방을 전달한다. 하지만 입고 온 사람은 노부오였다! 일본과 미국의 모든 관계자가 있는 곳에서, 노부오는 가스로 가득 찬 우주복 해치를 연다.

 

현재도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많은 나라들이 전쟁을 위한 무기를 계속해서 개발하고 있지만, 과연 그것을 통제할 능력을 가지고 있을까? 인간들은 재난에 대해 안전하게 대처할 능력을 가지고 있는가? 오토모 카츠히로는 <아키라>에 이어, <메모리즈>의 에피소드 2인 <최취 병기>에서도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우리는 제국이라는 욕망을 표출할 수단으로 전쟁을 하고, 전쟁을 위해 너무도 큰 힘을 만들어버린 것은 아닌지. 그 힘은 결국 인간을 파멸시킬지도 모른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다운로드 (3).jpg


대포 도시(大砲の街, Cannon Fodder)
<대포 도시>는 마치 프랑스 만화를 보듯 독특한 수작업 그림체인데, 이 작품은 오토모 카츠히로가 직접 감독을 맡았다. 도시 전체가 적을 향해 대포를 쏘는 일을 하고 있고, 한 소년이 아침에 일어나 잠들기까지의 대포 도시의 일상을 그린다. 전체가 롱테이크로 되어있는 것처럼 연출해, 마치 이 일상이 끝없이 이어질 것처럼 느껴지게 만들었다. 유럽식 그림체와 인물을 보면 2차 세계대전의 나치를 연상시키지만 대포를 쏘는 장군들의 제국주의 제복을 보면 러시아나 일본이 연상되기도 한다.

 

소년은 대포의 포탄이 종을 울리는 시계 소리를 들으며 일어난다. 후다닥 일어나서, 자기가 가장 존경하는 장군의 초상화 앞에서 경례를 한다. 학교로 가면사 하는 인사는 '다녀오겠습니다'가 아닌 '쏘고 오겠습니다'이다. 거리에는 이달의 표어인 "쏴라 쏴, 힘이 닿는 한, 마을을 위해서 (撃てや撃て、力の限り、町のため)"가 넘쳐난다. 이 도시의 모든 집들의 지붕에는 대포가 설치되어있다.

 

이 도시는 전쟁이 일상이 된 군국주의 국가를 극단적으로 풍자한다. 모든 언어와 기술, 문화는 전쟁용어이며 전쟁기술이며 전쟁문화다. 아이들의 가장 큰 꿈은 훌륭한 장군이 되어 적들을 섬멸하는 것이다. 어른들은 시큰둥하고 영혼 없이 퀭한 눈으로 각자의 할 일을 하고 있다. 포탄을 만들고 포탄을 쏘는 일이다. 군국주의는 군사력을 국가 최우선 순위에 두고 침략과 약탈을 하기 위해 전쟁을 국가의 근간으로 삼는 이념이다. 우리가 잘 아는 군국주의 국가는 나치 독일, 일본제국, 북한 등이 있다. <대포 도시>는 그러한 전쟁을 일삼는 군국주의의 야욕이 국민들을 어떻게 피폐하게 만드는지 보여준다.

 

 

 

 

[이하 대포 도시 부분 스포일러]

 

 

cannon-fodder-memories.gif


<대포 도시>에는 굉장히 쓸데없는 절차가 많다. 거대한 대포를 하나 쏘기 위해 수작업으로 그 일들을 하고, 절차들이 까다롭고 복잡하다. 특히 그 모든 일들을 한 다음에 배 나온 장군이 나와서 스위치도 아닌 줄 손잡이를 잡아당기며 대포를 발사하는 장면은 압권이다. 아날로그로 꽉꽉 채워진 첨단기기들. 이런 쓸데없는 절차들과 군국주의가 무슨 관계가 있을까? 절차들이 복잡하고 아날로그일수록 더 계급사회를 강화하기 쉬워진다. 디지털화되고 손쉬운 절차는 빠른 결정과 빠른 변화, 평등한 의사소통을 하기 쉽다. 하지만 절차가 복잡하면 윗선에 내 이야기가 곧바로 전달되기 어려워진다. 전달 내용보다 절차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괜히 옛날 예법이 그렇게 복잡했던 게 아니다. 군국주의는 군대와 국가가 동일시되므로, 군대처럼 계급이 중요시되는 사회다.

 

그러나 이렇게 복잡한 절차를 통해 대포를 발사한 곳, 도시 저 너머는 황폐한 황무지다. 포탄 자국들이 수십 개가 있지만, 그곳에는 적도 도시도 아무것도 없다. 이 도시는 허상의 적에게 대포를 쏘아대고 있고, 그것이 이 도시를 돌아가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현대의 전쟁은 허상이다. 특히, 누가 어느 땅을 차지하고 어느 민족을 해방시키거나 정복하거나 학살하는 의미는 현대에선 거의 없다. 전쟁을 하거나 전쟁을 한다는 긴장감을 유지하고, 기존에 만든 신무기들을 소진하고 또 만들어서 군사산업을 키우고 우익들의 정치 지지율을 높인다. 위험하지도 않은 적을, 위험하다고 포장해 비난하고 소리 지르며 혼자서 대포를 쏘아댄다. 이것이 현대의 전쟁이 가지는 의미라고 오토모 카츠히로는 말하고 있다. 거기엔 허망함과 피폐해진 삶만 가득할 뿐이다.

 

소년의 아버지는 이 도시의 가장 높은 곳에서 대포를 쏘며, 그 너머를 볼 수 있다. 어른들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아무런 의미 없는 전쟁이라는 걸. 하지만 아이들은 모른다. 국가가 외치는 적을 죽이려 어린아이들은 오늘도 공부하고 잠자리에 든다. 누구와 싸우고 있냐는 소년의 질문에 아빠는 소년에게 말한다.

 

"어른이 되면 알게 돼" 

 

 

-------------

 

전쟁은 인간 역사에 없었던 적이 없다. 우파가 각 국가의 수장이 된 지금, 전쟁의 그림자는 더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심기를 건드린 것은 알지만, 그것이 과연 전쟁까지 일으켜야만 해결될 문제였을까? 서방국가들은 러시아의 경제를 제재하겠다고 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전쟁 중에 가장 경제가 멀쩡한 곳은 러시아다. 일본 역시 2차 대전 패망 후 완전히 망가진 나라에서, 한국전쟁을 빌미로 군사물자를 대량 생산함으로써 나라가 다시 설 수 있는 기초가 되었다. 전쟁이라는 것은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히면서 자신에게 이득을 가져온다. 그렇기 때문에 심지어, 전쟁을 할만한 적이 아닌데도 비난하고 적으로 돌린다. 그것이 그저 자신들에게 이득이 되니까.

 

수많은 사람들의 이해가 얽혀있는 세상에서 단순하게 '평화롭게 삽시다'라는 말로 전쟁을 하지 말자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타인의 불행이 내 행복이라는 마음은 당장 눈앞의 이득만 생각하는 일이다. 

 

전쟁, 그것은 모두가 자멸하는 지름길이다.

 

 

출처: 본인 브런치 https://brunch.co.kr/@casimov/88

 


 

<...란 무엇인가> 시리즈는 작년부터 브런치에 연재하던 <그 영화가 나에게 던지는 질문들>매거진입니다. 영화에 대한 분석이나 리뷰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삶에 대한 다양한 주제를 영화를 통해 되짚어보는 글 입니다. 브런치에 연재된 글들은 아직 퇴고가 더 필요한 것으로, 퇴고를 마친 글들만 익무에 올릴 예정입니다 :D

 

익무에 올린 <그 영화가 나에게 던지는 질문들>

<바후발리> - 카르마란 무엇인가
<프레스티지> - 라이벌이란 무엇인가

<식신> - 예술이란 무엇인가

<댄싱 히어로> - 평가란 무엇인가

<쇼생크 탈출> - 희망이란 무엇인가

<로보캅 2014> - 나란 존재는 무엇인가

<사부:영춘권 마스터> - 쿵푸란 무엇인가

<세크리터리> - BDSM이란 무엇인가

카시모프 카시모프
11 Lv. 11621/12960P

별들 사이를 여행하는 방랑자. SF소설가 지망생.

브런치에 영화관련 글을 쓰고 있습니다.

https://brunch.co.kr/@casimov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16


  • zerolife
  • BeamKnight
    BeamKnight

  • Hilkiah
  • 자니가왔다
    자니가왔다
  • 홍조씨스터
    홍조씨스터
  • 스타니~^^v
    스타니~^^v
  • inflames
    inflames
  • 케이시존스
    케이시존스
  • 인천다랑어포
    인천다랑어포

  • 메니페스토
  • 해리엔젤
    해리엔젤
  • 녹등이
    녹등이
  • 닥터슬럼프
    닥터슬럼프

  • kagemr
  • golgo
    golgo
  • ExpressByunso
    ExpressByunso

댓글 22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1등

분명 봤는데 전혀 내용이 기억이 안 나네요. 다시 보고 리뷰 곱씹겠습니다. 엄청난 글 감사합니다. :D

 

CLP5cHMUsAE6E1Q.jpg_large.jpg

댓글
카시모프글쓴이 추천
20:51
4일 전
profile image
ExpressByunso
다시보기 힘든 애니메이션이긴 하지만, 중고 블루레이나 도서관가면 보실수 있을겁니다 ㅎㅎ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20:53
4일 전
profile image 2등
최취병기는 코로나 시국 이후로는 단순 코미디로 보기 힘들겠더라고요.^^;
아무튼 참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글 감사드려요.
댓글
카시모프글쓴이 추천
20:51
4일 전
profile image
golgo
당시 현실을 풍자한 것인데도 불구하고, 미래의 예언처럼 들어맞는게 참 오토모 카츠히로가 대단한 사람이다 싶죠 ㅎㅎ; 코로나는 언제 끝나려는지 ㅠㅠ
공각기동대와 더불어 저의 최애 애니메이션입니다 ㅎㅎ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20:55
4일 전
profile image
golgo

아이고 제가 최취를 체취로 계속 썼군요? ㅎㅎ ㅋㅋ ㅠㅠㅠㅠ
덕분에 수정했습니다 ㅎㅎㅎㅎ

댓글
02:36
4일 전
3등
대학교때 봤는데 체취병기는 코로나를 예견한 ㄸ
동화가 엄청난 작품이지요
댓글
카시모프글쓴이 추천
20:54
4일 전
profile image
kagemr
오토모 카츠히로는 이때가 제일 좋았던 것 같아요. 뒤에 스팀보이는 저는 좀 별로라서 ㅠㅠ
체취병기 지금보면 마냥 웃을수만은 없죠 정말 ㅠㅠ
댓글
20:56
4일 전
카시모프
다시못올 90년대죠 아키라 공각기동대 쥬베이인풍첩 ㅠㅠ
댓글
카시모프글쓴이 추천
20:58
4일 전
profile image

너무나도 좋아하는 작품인데...글 감사합니다!

세 작품 모두 훌륭하지만 한때 어설픈 밀덕이었던 저는 대포도시는 정말 몇번을 되돌려봤는지 헤아릴 수가 없네요 ㅋ

제작과정이 살짝 드러난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진정 사람을 갈아넣는 작업이더라구요 ㅋ

댓글
카시모프글쓴이 추천
20:55
4일 전
profile image
닥터슬럼프
대포도시 정말 재미있죠 ㅎㅎ 특히 대포쏘는 장면을 세세하게 구분해서 만든장면은 정말 명장면이죠 ㅎㅎ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20:57
4일 전
profile image

1H5weDCfCpY7ybfUCGts3m3hWmX.jpg

리뷰 잘 읽었습니다! 갠적으로 최치병기가 제일 재밌더군요^^ 오토모 가츠히로 감독 단편이 실려있는 쇼트피스도 정말 재미있었는데 리뷰해주실 수 있을까요?

댓글
카시모프글쓴이 추천
20:55
4일 전
profile image
녹등이
체취병기는 가볍고 유쾌한데 메시지는 무거워서 참 기억에 많이 남죠 ㅎㅎ 제가 스팀보이 이후에는 오토모 카츠히로 작품을 안봐서 ㅠㅠ 나중에 보게되면 한번 해보겠습니다 ㅎㅎ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20:59
4일 전
profile image
제목이랑 스틸컷 하나밖에 모르던 작품인데 넘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카시모프글쓴이 추천
21:32
4일 전
profile image
inflames
ㅎㅎ 명작입니다. 보실 수 있으시다면 쪽 직접 보시면 더 재미있을겁니다 ㅎㅎ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21:35
4일 전
채취병기 진짜 보다가 웃겨서 피식피식거리는맛이 일품 ㅋㅋㅋㅋ
저격하려고 했는데 눈이 매워서 못하는 장면은ㅋㅋㅋㅋㅋ
댓글
카시모프글쓴이 추천
21:41
4일 전
profile image
스누P
ㅋㅋ 그때 할머니가 메가폰 계속 대고 "우리 손자에게 뭐하는 짓이냐~~"라고 방송해버리는 것도 참 웃기죠 ㅋㅋ
댓글
21:46
4일 전
profile image
으아 저는 알고있는 게 너무 없었네요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댓글
카시모프글쓴이 추천
22:13
4일 전
profile image
홍조씨스터
도움이되었다니 다행입니다 ㅎㅎ 저도 공부하며 쓰는것두 많아요 ㅎㅎ
잘 읽어주셔서 넘 감사합니다~~ ☺️
댓글
22:17
4일 전
profile image

저도 오래 전에 개인 블로그에 어설프기 짝이 없는 리뷰 글을 적었었는데,
'내가 무슨 배짱으로 그런 수박 겉핥기 리뷰를 적었을까' 하는 부끄러움이 느껴지네요.
제가 적었던 리뷰가 카시모프 님이 쓰신 글의 주제에 조금이나마 다가갔다는 게 위안이 됩니다.
훌륭한 리뷰 글 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댓글
카시모프글쓴이 추천
00:03
4일 전
profile image
BeamKnight
리뷰라는게 각자 생각을 마음껏 적는 것이죠 ㅠ 이시리즈는 리뷰+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따로 풀어서, 저도 조금 공부하며 썼습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댓글
00:23
4일 전
정말 알찬 리뷰...감사합니다!👍👍 쇼트피스는 봤는데 살짝 중구난방의 느낌이 들었던😗
댓글
카시모프글쓴이 추천
00:48
4일 전
profile image
zerolife
사실 스팀보이부터 그렇게 좋진 않았어요 ㅎㅎ 그래서 제가 재미있게 본 메모리즈로...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댓글
01:02
4일 전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HOT NOPE 시사회 기념 SPECIAL OPENING 172 Movie_Collector Movie_Collector 7시간 전19:24 4828
공지 블랙폰... 시사회 불참 하신 분들 댓글 달아주세요 100 다크맨 다크맨 14시간 전12:31 11614
공지 최신 개봉작 상시 굿즈 현황판(+ 게시판 이용 안내) 352 익스트림무비 익스트림무비 22.04.14.21:16 1.36M
HOT (강스포) 카터 장난 아니네요 6 심루까 심루까 1시간 전01:29 673
HOT 오늘 새벽엔 이 영화를 봤습니다..! 12 자니가왔다 자니가왔다 1시간 전01:34 848
HOT 강스포))헌트.......못알아보신 분들 gif 64 복싱아 복싱아 1시간 전01:03 2861
HOT [강스포] <헌트> 출연 배우에 관련해서... 66 성산동손흥민 성산동손흥민 2시간 전00:58 2218
HOT [토르:러브 앤 썬더] 촬영 비하인드 사진들 4 뉴에이지 뉴에이지 2시간 전00:44 759
HOT (노스포) 《헌트》가 어느 수준으로 재밌었는지 묘사해드리겠습니다 8 raSpberRy raSpberRy 2시간 전00:46 2258
HOT '놉' 시사회 아이맥스 카운트 건의!! 37 조화와균형 조화와균형 3시간 전23:46 2178
HOT 8월 10일 박스오피스 (헌트 첫 성적, 한산 500만) 48 paul26 paul26 3시간 전00:00 4589
HOT 한국영화 빅4 개봉일 각종 지표 (여러 부분에서 한산 🌊이 우세... 13 미스터신 미스터신 2시간 전00:14 1850
HOT 오늘 놉 시사회 가시는 익무분들 컬러 투표 부탁드려요! 30 민트쉐이크 민트쉐이크 2시간 전00:11 883
HOT 엔젤 하트(1987)에 등장하는 로버트 드니로의 알사탕 왕반지를 구매해봤... 19 과로사 과로사 2시간 전00:11 686
HOT 이시간에 올리면 갈증해소되는 짤 10 텐더로인 텐더로인 3시간 전00:01 1378
HOT 8월 내방의 전당 포스터 업데이트.halloffame 20 케이시존스 케이시존스 2시간 전00:05 587
HOT 조금 일찍, 작별인사 했습니다. (명씨네) 48 굴림 굴림 3시간 전23:54 2767
HOT 헌트 2차했더니 보이는 부분!(강스포) 30 론론듄듄 론론듄듄 3시간 전23:49 1389
HOT 내가 신인 연기자면 여기 회식 간다 안 간다.jpg 48 뉴에이지 뉴에이지 3시간 전23:30 4197
HOT 마침내 리뷰할 제품..! 0️⃣0️⃣7️⃣ 56 밍구리 밍구리 3시간 전23:17 2897
HOT 헌트 이정재감독님관련 타사에서 논란중이네요 55 Green_c 4시간 전22:55 7579
HOT 웃음 바다였던 육사오 무대인사 시사회 후기 30 하겐다즈 3시간 전23:04 2364
HOT 육사오 시사회 후기 60 호러범 호러범 4시간 전22:56 2955
HOT 내가 직접 개조한 마블 레고 피규어들 25 batman2830 batman2830 4시간 전22:59 1073
HOT 기괴하고 끔찍한 장면에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 나오는 영화들을 좋아합니다 33 GT3 GT3 4시간 전22:47 1652
HOT 에즈라 밀러 - 여름에 진행된 '더 플래시' 재촬영 참여했었다 6 goforto23 4시간 전22:52 1417
HOT 이수 메가박스/아트나인 건물 상황입니다. 19 cusie cusie 4시간 전22:53 3351
HOT 헌트 간단 평 - 치열한 데뷔작(약스포) 4 수수스스 4시간 전22:40 599
HOT 최근 강퇴 재가입자, 어그로꾼들 보니.... 107 golgo golgo 4시간 전22:25 8359
HOT 'macd1923, 마르시아' 회원 강퇴 조치 (추가내용) 147 golgo golgo 5시간 전21:35 11307
HOT 🎇헌트 GV 굿즈(감독님 친필사인) 후기!!!! 13 불타는의지의대학원생 불타는의지의대학원생 4시간 전22:27 1143
HOT 스포 최대한 없는 영화 헌트 간단한 후기입니다 1 LoveUBob LoveUBob 4시간 전22:26 625
HOT 현 시점 한국영화판 한짤요약...jpg 30 용수 4시간 전22:23 4975
HOT 화장실 가고 싶을까봐 콜라나 물 마시길 두려워하시는 분들을 위한 꿀팁 37 supkim supkim 4시간 전22:15 3518
HOT 현재까지 2022년 베스트 7선 25 ipanema ipanema 4시간 전22:14 1489
HOT 매우 뜬금없이 올리는 <글래디에이터> 4K 오프닝 10 화이트나이트 화이트나이트 4시간 전22:06 567
HOT 간단한.. 영화 사운드트랙 퀴즈! 63 Phoenix Phoenix 4시간 전22:02 1290
HOT (뿌들님 나눔) <블랙폰> 익무 시사 간단후기(쪼오끔 스포) 4 앙녕하세어 앙녕하세어 5시간 전21:48 260
HOT 영화권태기가 2019년부터 왔었네요 제가🤣 11 달콤멘토 달콤멘토 5시간 전21:46 747
HOT 데이터] 존 윅 2와 3의 주요 씬들 1 만동이 5시간 전21:20 365
1300312
image
이안커티스 이안커티스 8분 전02:53 181
1300311
normal
사나운곰 8분 전02:53 69
1300310
normal
놀란이 놀란이 10분 전02:51 191
1300309
normal
Nashira Nashira 11분 전02:50 157
1300308
normal
영화가좋으리 12분 전02:49 171
1300307
image
둘셋넷 둘셋넷 12분 전02:49 78
1300306
normal
MEKKA MEKKA 19분 전02:42 161
1300305
normal
나홍진 나홍진 20분 전02:41 153
1300304
image
아이러브융 아이러브융 21분 전02:40 231
1300303
image
goforto23 23분 전02:38 296
1300302
normal
뒷북치는비 뒷북치는비 25분 전02:36 353
1300301
image
JackRose JackRose 32분 전02:29 714
1300300
image
영화지기 영화지기 33분 전02:28 151
1300299
image
병팔이 병팔이 34분 전02:27 76
1300298
image
특별관마니마니 특별관마니마니 35분 전02:26 604
1300297
normal
음악감독지망생 음악감독지망생 36분 전02:25 310
1300296
normal
포근 포근 40분 전02:21 228
1300295
normal
민트초코사랑 민트초코사랑 43분 전02:18 220
1300294
image
케이시존스 케이시존스 43분 전02:18 366
1300293
normal
mav 43분 전02:18 413
1300292
image
R.. R.. 44분 전02:17 403
1300291
normal
빈센트프리먼 빈센트프리먼 49분 전02:12 575
1300290
normal
음악감독지망생 음악감독지망생 50분 전02:11 354
1300289
image
스콜세지 스콜세지 51분 전02:10 114
1300288
image
단단이 단단이 52분 전02:09 300
1300287
image
바오 바오 54분 전02:07 447
1300286
file
만동이 55분 전02:06 133
1300285
normal
pablofuck 56분 전02:05 377
1300284
normal
특별관마니마니 특별관마니마니 56분 전02:05 765
1300283
normal
앙녕하세어 앙녕하세어 59분 전02:02 277
1300282
normal
특별관마니마니 특별관마니마니 1시간 전02:00 378
1300281
image
뉴에이지 뉴에이지 1시간 전01:59 295
1300280
image
해천성 해천성 1시간 전01:57 799
1300279
image
복싱아 복싱아 1시간 전01:57 503
1300278
normal
아카이브별 아카이브별 1시간 전01:54 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