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선언 리뷰- 불호 스포 o
비상선언 - 2022 한재림
대한민국의 슈퍼스타 배우가 총출동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작품이어서 자연스럽게 시선이 갔다.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만든 첫 번째 항공 재난 영화라는 소재가 꼭 영화관에서 봐야겠다는 생각을 더 했다. 그러나 영화관에서 작품이 끝나고 나올 때 미소 대신 한숨이 가득했다. 연출이나 배우들의 연기보다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부분은 스토리텔링이었다. 1막이 끝나기 전까지의 전개는 상당히 좋았다. 여기서 나는 첫 번째 희생자가 나오기 전까지를 1막이라고 정했다. 그러나 첫 번째 희생자가 나오고 나서 갑작스러운 확실한 빌런 임시완의 사망 그 후 영화는 적대자와 이를 이겨내려는 선한 캐릭터와의 싸움보다는 이미 항공기 내 퍼져버린 바이러스를 두고 최소한의 피해를 가지고 인천으로 회항하는 이야기를 메인 플롯으로 담고 있었다. 이와 함께 지상에서 고군분투하는 캐릭터들의 서사가 섞이며 전개되는 방식의 시도 자체는 좋았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법의 잘못이라기보다는 가지고 있는 이야기 자체의 퀄리티가 낮았다. 그리고 수많은 주연급 배우들 각자의 전사를 플롯 중간중간에 심어뒀는데, 몇몇 캐릭터의 전사는 대사로써 빠르게 풀어나가는 방법을 이용했다. 그러나 메인 플롯을 따라가기도 바쁜 나에게 이런 서브플롯들은 지루하게 느껴지고 다소 억지스럽게 끼어있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영화 자체가 길을 잃었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담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은 나머지 이 영화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 인지, 항공기를 배경으로 한 블록버스터인지, 아니면 감동을 주려는 가족 영화인지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이 모든 걸 버무린 좋은 영화라기보다는 이중 어느 축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이방인 같은 영화였다. 특히 모든 관객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하는 영화 후반부는 황당할 정도로 신파 그 자체였다. 그리고 나는 이런 선택이 요즘 영화의 트렌드를 전혀 읽지 못한 감독의 실수였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후반부로 향할수록 마치 두 명의 캐릭터를 작품 속에서 영웅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작정을 하고 달려나가는듯 보였다. 나는 이 두 캐릭터를 상공에서는 이병헌 지상에서는 송강호라고 보았다. 후반부 이병헌의 행동, 송강호의 행동은 다소 과하고 작위적이다. 그리고 영화적 허용이라고 생각하여도 작품의 극 후반에 나오는 영상통화 장면 같은 경우 눈살이 찌푸려질정도로 별로였다.
+ 영화 속에는 수많은 주연급 배우들이 등장하지만 이중 매력있다고 느껴지는 캐릭터는 단 한명도 없었다. 개성있는 수많은 배우가 등장하지만 그들의 매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던것 같다. 보통 좋은 시나리오의 특징에서 가장 많이 언급 되는 십계명중 하나는 성장하고 변화하는 주인공이다. 그러나 비상선언 같이 여러 주연급 캐릭터가 동시에 많이 나오는 경우 이런 캐릭터들이 모두 플롯을 통한 성장은 불가하고, 애초에 캐릭터마다 개성이 강하고, 이런 캐릭터성을 활용해 플롯에서 각자 대체 불가능한 역활을 수행한다. 그러나 비상선언의 캐릭터들 같은 경우 꼭 이배우가 출연 해야 했을까? 라는 의문을 가지게 만들 정도로 캐릭터의 특징이 도드라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또 비상선언을 홍보할 때 소개한 360도 회전하는 세트 등은 드라마를 더욱 부각하고, 바이러스 테러를 소재로 한 비상선언이라는 작품에 꼭 필요했을까라는 의문이 생겼다.
별점 :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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