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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비상선언 후기...사기꾼과 정치인과 작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이란성쌍둥이자리
862 10 3

바로 거짓말을 잘해야 한다는 점이죠.

사기꾼은 거짓말을 얼마나 그럴듯하게 하느냐에 따라 사기의 성공 여부가 결정됩니다.

정치인들은 실현 불가능한 공약을 실현이 가능한 것처럼 그럴듯한 거짓말을 해야 합니다.

작가는 허구의 이야기를 그럴 듯하게 표현해야 합니다. 그리고 사기꾼과 정치인과 다르게 거짓말을 잘할수록 찬사를 듣게 되죠. 그래서 거짓말을 잘하는 능력이 있으면 사기꾼과 정치인이 되기보다는 작가가 되어야겠지요.

 

작가의 거짓말 능력을 한마디로 표현하는 것이 작품의 개연성입니다. 개연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이야기는 개연성이 그리 중요하지 않은 이야기이거나 개연성이 없다는 단점에도불구하고 매력적인 이야기이어야 하겠죠. 개연성이 없는데 다른 매력적인 요인도 떨어진다면 혹평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그러면 비상선언은 개연성이 그리 중요하지 않은 이야기를 하고 있나요? 비상선언은 재난영화입니다. 재난이 무엇인지에 따라 그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고, 그 재난에 직접적 / 간접적으로 휩쓸린 사람들의 반응을 그리는 장료죠. 개연성이 꽤나 중요한 장르입니다. 그런데 요근래 본 대작들 중에서 이정도로 개연성이 낮은 작품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미지의 바이러스가 주는 공포는 그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가 부재하고, 그에 따라 대책이 없다는 것에서 비롯됩니다. 그래서 무조건 그 미지의 바이러스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고, 바이러스에 노출된 사람은 격리시켜야 합니다. 인류가 바이러스라는 존재를 자각한 이래 이 원칙은 변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바이러스에 노출된 장소를 방문한 경찰들이 멀쩡히 돌아다닙니다. 비행기내의 사람들은 사람이 죽어나가는 바이러스가 퍼지는데 제대로 입과 코를 막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비행기 내에 의사가 있는데도 그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죠. 제대로 된 마스크가 없으니 그런 조치가 의미없다고 단정했다면 그럴 수 있지만 미지의 바이러스인데 무슨 근거로 그렇게 단정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면 이상한 상황이죠.

 

외국에서는 정보가 부재하고 대책 수립이 불가능한 미지의 바이러스의 자국 유입을 일단 회피하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니 착륙 거부를 하겠죠. 그러니 애초에 타국에서 착륙 거부가 벌어질 것을 염두해둔 대책을 세웠어야 하고 타국으로부터 착륙 승인에 대한 확답을 얻지 못했다면 무조건 일단 자국으로 회항시켰어야 합니다. 미국에 착륙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안일한 것이죠.

 

그리고 애초에 항바이러스제가 있다는 것도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제약회사에서 굳이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 항바이러스제를 만들 이유가 없습니다. 어디 팔 곳이 없으니까요. 그리고 만약 짧은 기간 내에 항바이러스제를 만들 수 있었다면 기존에 보유중인 항바이러스제를 일부 가공해서 쉽게 대응 가능한 수준의 변종일 것이니 쉽게 대응 가능한 바이러스라는 것이 됩니다. 이런 상황이면 이 바이러스를 제어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안심을 시키면 됩니다.

 

변이 때문에 기존 항바이러스제가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는 논리로 착륙을 반대하는 여론이 생깁니다. 그래서 1명이 직접 바이러스를 주입하고 항바이러스제를 투입하여 효과를 입증하는 실험을 합니다. 바이러스의 잠복기가 짧아서인지 항바이러스제가 효과가 있다는 것을 그렇게 빨리 판단할 수가 있는 것일까요? 그리고 겨우 임상실험 1명의 결과가 성공적입니다. 나이에 따라 효과가 다를지, 성별에 따라 효과가 다를지, 혈액형에 따라 효과가 다를지, 평소 복용하던 약물에 따라 효과가 다를지 알 수가 없습니다. 변이 때문에 기존 항바이러스제가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는 논리에 대항해 변이에도 기존 항바이러스제가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그런데 표현이 다를 뿐 둘은 같은 말입니다. 같은 말로 표현하면 항바이러스제가 어쩌면 누군가에게 효과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이죠. 그런데 그 1명의 임상결과를 가지고 여론이 뒤집힙니다. 정치인들은 말도 안되는 짓거리를 하고, 국민들도 말도 안되는 짓거리를 합니다. 이정도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기 위해 개연성은 아얘 무시했다고 보는 것이 합당합니다.

 

그러면 비상선언은 개연성이 없다는 단점에도불구하고 매력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요? 이 부분은 각각의 개인이 매력을 느끼는 포인트가 다르기에 절대적으로 맞다 틀리다를 확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제 경우에는 시작부터 끝까지 일관된 너무나도 어처구니없는 개연성에 영화에서 무엇을 보여주던 무슨 메세지를 담든지간에 어차피 말이 안되는 이야기인데 저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들면서 한숨이 나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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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저랑 비슷한 생각을 하면서 보셨네요. 영화적 허용도 관객이 불편함을 느낄 정도로 심하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사실 이 영화에서 개연성이 있는 부분을 찾기가 더 힘들었습니다..
02:25
22.08.05.
2등
저도 보면서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던 점을 명쾌하게 잘 분석해주셨습니다.
02:55
22.08.05.
3등

제가 하고싶었던 얘기 너무 잘 해주셨어요.
저는 개연성 없는 영화 못견디는 타입인데, 한마디로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내용을 정성스럽게 포장(촬영기술&음향효과)해놨더라구요.😟
지금 현실이 펜데믹인데 저런 내용을 누가 공감하겠어요?
뭐 그런거 신경안쓰고 그저 극장가서 보면 즐거운 분들도 많겠지만 저로선 너무나 공감가지 않았습니다.
치명적 바이러스라면서 계속 살려두며 극을 질질 끌고
비상선언이라면머 미국에도 착륙못하고 회항당하고 일본 자위대에 공격당하며 쫓겨나고
연료가 바닥일텐데 여기갔다 저기갔다ㅋㅋㅋ 진즉에 추락했어야하는데 공중급유기로 제공받은 것도 아니고
뭐 김남길 부기장의 불사조 생존력도 그렇구요.

그냥 재난상황에 대처하는 인간군상 모습 보여주겠다는 주제의식에 너무 매몰돼서 진짜를 내팽개친 영화라고 봅니다.  감독이 문제예요.

07:07
22.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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