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스포) <헤어질 결심> 영화 미술의 초절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헤어질 결심>의 개인적인 감상평입니다.
1. 미장센과 메타포의 향연, 영화 미술의 초 절정
🗣 <아가씨> 이후로 6년 만에 나온 반찬욱 감독님의 영화네요. 제 75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 감독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그야말로 최고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영화적 미학에 있어서 미장센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오직 영화라는 예술 작품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매력적인 장치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영화는 박찬욱 감독님의 영화인 만큼 역시 미장센과 메타포가 아주 과도하게 많습니다. 처음 취조를 받을 때 먹던 고급 스시가 두 번째 취조에선 요깃거리 핫도그로 바뀐다든지, 불면증에 시달리는 해준을 치료하기 위해 푸른빛 조명, 같은 절벽이지만 눈이 내리는 장면으로 단번에 이미지 변신을 꾀하는 장면 등이 기억에 남네요.. 나아가 휴대폰에 떠있는 화면을 투과시켜 해준의 모습이 보이는 장면이 두번정도 나오는데.. 그 장면에선 정말 소름이 돋았습니다.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하다고 밖에 말을 못 하겠어요.. 영화적 미학의 초 절정이라는 말이 딱 들어 맞아요. 영화는 너무 많은 이런 미장센과 메타포를 사용해 마치 관객에게 내가 어떤 의도로 이런 장치를 보여주는지 맞춰보라고 내기라도 하듯 한 장면 한 장면이 기학적인 화면 구성과 메타포적인 요소가 정말 많습니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영화'만'은 아닙니다..
🗣다만 <헤어질 결심>에는 여느 예술영화처럼 어떤 예술가적 혼이 담겨 미친듯한 미장센의 나열만 있는 것이 아닌, 보는 이로 하여금 인물들의 말을 다시 생각하게 하고, 영화 연출적 미학은 자신의 시각으로 재해석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박찬욱 감독님의 영화 <아가씨>를 보며 예술적 혼과 관객을 사로잡는 힘을 동시에 보여주는 모습이 절정이라고 생각했는데 큰 오산이었네요.. 한 단계 아니, 두 단계 이상은 발전된 모습이었습니다. 영화를 본 관객이 끊임 없이 장면과 장치에서 의미를 찾고 대사를 곱씹으며 어떤 의미가 담겨있는지 생각하게 하는 것은 단순히 복잡하고 어렵기만 하면 생기는 현상이 아니죠. <헤어질 결심>이 갖는 엄청난 매력이자, 박찬욱 감독님의 미친 예술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3. 수사극 → 로맨스 X / 수사극 ↔ 로맨스 O
🗣 <헤어질 결심>은 누아르의 전형성을 보여주는가 싶다가도 영화 전체의 큰 틀을 살펴보면 로맨스 장르의 구조를 따르고 있습니다. 하여 관객이 자연스럽게 '수사'와 '사랑'을 동일 선에 놓고 비교하고 생각할 수 있게 합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딱 반을 나눠 수사극에서 로맨스극으로 넘어가는 것이 아닌, 두 장르의 전형성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진 '붕괴'라는 새로운 장르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오묘하고 독특한 분위기는 쉽게 이어질 수 없던 두 장르의 질감이 섞여 만들어진 매력입니다. 하여 영화는 어떤 시각에서 보냐에 따라 '순수한 사랑 이야기'라고 볼 수도 있고 '더러운 불륜 이야기'로 볼 수도 있고 '형사의 수사과정'으로 볼 수도 있죠. 이토록 계산된 구성은 정말 놀라울 따름입니다.
4. 귀품있는 연기란..
🗣 의심과 관심이란 전혀 다른 두 감정과 분위기를 오묘하고 기품있게 표현하신 박해일 배우님, 언어의 장벽이란 소재를 뛰어넘어 미스테리한 느낌을 오직 표정과 대사로 표현하신 탕웨이 배우님의 연기는 흠잡을 곳이 없습니다. 2022년 하반기는.. '마침내' 이 두 배우님의 해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reviewer_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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