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결심 간단후기입니다, 노스포

박해일님 오랜 팬입니다. 경주를 본 이후 잠시 팔로업을 멈췄었는데;; (박찬욱 감독님 인터뷰 내용 중에 박해일 배우가 이상한 영화를 수락하고 열심히 찍기도 한댔는데 저 영화는 아니지만 너무 공감했어요 ㅋㅋㅋ) 헤어질결심 티저보고 질투는 나의힘, 연애의 목적때 처럼 오랜만에 다시 설레서 개봉날 내돈내산!으로 아침 일찍 용산과 저녁 코엑스 두번 보았습니다. 여전히 은은히 광기가 도는 멜로 얼굴을 장착하고 계시더라고요. 주름이 늘어도 겉쌍커풀이 갑자기 생겨도, 감정을 순수하게 드러내고 상처를 투명하게 내비칠 수 있는 힘은 연기에서 오는지, 마음에서 오는지. 멋있어서 다시 초기 팬심으로 돌아간 기분이었어요.
옛날 옛날 와이키키 보고 팬돼서 질투는 나의힘 시사를 가게 됐는데요. 영화전에 앞자리에 앉으시기에 팬이라고 사진찍어달라 했었어요. 영화 끝나고 찍어주시기로 하셨는데...이원상 연기를 너무나 잘해주셔서 이원상이 너무 무섭고 싫었던 저는 영화 끝나고 박해일 배우님이 친히 앞에 나와 서계셨음에도 막 도망갔었거든요. ㅋㅋㅋ 이번에 오랜만에 무인을 찾아다녀볼까... 오랜만에 생눈으로 영접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번에는 도망안갈건데 사진을 찍을 수가 없겠네요 하하...
여튼 헤어질결심 후기로 돌아가서요. 영화 보기 전엔 그렇게 평이 좋은데 왜 작품상이 아니고 감독상이지? 했는데 보고나서는 감독상이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박찬욱 감독님은 대중성을 늘 신경을 쓴다고 했는데 그 신경이 흔히 생각하는 신경이 아니라 일종의 힘겨루기로 다가왔어요, 저는. 자신의 세계를 완결시켜놓고 계속 관객을 그 세계로 참여시키는 느낌. "봐, 궁금하지?" 계속 말거는 느낌. 저는 제 세계에 온전히 앉아 관찰자라는 권력을 가지고 겉핥기만 하고 싶으니 이런 요구가 힘겨루기처럼 느껴지는 거죠. ... 다만 그와는 별개로 굉장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인생영화엔 아바타가 있는데요. 아바타가 주는 메세지가 대단하고 감동적이고 그래서가 아니라 연출자의 의도가 영화전체에 미술, 영상, 시나리오, 하다못해 화면비에까지 곳곳에 스며들어 있고 전체를 감싸 완결되어 있다는 느낌때문이애요. 저 대사는 누가 만든거지, 저 소품과 설정은 어떤 과정으로 구현됐을까? 모든 것은 감독 개인의 머리에서 나온 게 아닐텐데 어떻게 저렇게 다채로운 아이디어가 한 영상에서 잘 뭉쳐 하나의 이야기로 되어 있을까, 하고. 놀랐어요.
<헤어질결심>을 보면서도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연출이란 저런 거구나, 하고 감탄하고 존경하게 되는. 누가 두리안 먹는 느낌이 수십명이 방귀를 뀌는 가운데 조그만 고구마를 먹는 느낌이라곸ㅋㅋ 그랬는데 헤어질결심도 일종의 두리안 같아요 ㅎㅎ 감독이 뿌리는 지독한 해무를 관객이 걷어내면 그 안에는 아주 조그맣고 괴이하게 예쁜 사랑이 반짝이고 있는 거죠.
+) 이 영화는 메박 추천이에요. 사운드가 영화감상에 끼어드는 비중이 높아요. 돌비까진 모르겠고 코메박 2관 혹은 4관 정도도 좋은 것 같아요.
++) 첫번째 볼땐 모든 장면 모든 대사에 방점찍힌 것 같아서 도저히 이해가 안갔는데 두번째는 강약이 좀 받아들여지면서 멜로영화라는 게 이런 말이구나, 이해가 됐어요.
+++) 영화에 대한 호오와는 별개로 영상이나 배우들은 정말 아름다워요. 배우들 얼굴만 순수하게 감상하는 거 한번씩 해서 적어도 두번은 더 볼 것 같습니다. 두번 더보고는 스포들어간 리뷰 길게길게 써볼래요.
추천인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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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잘 읽었습니다 :) 아니 예전에 박해일 배우님이랑 사진 찍을 수 있었는데 도망가신 거 넘 아쉬워요.......😱

일반관으로 갔는데. 뭐 스피커가 어느정도 채널분리는 일반관도 되어있지만
이렇게 방향성 소리를 일반관에서도 들을수 있을지는 몰랐어요 (단적으로 처음 시작부분의 총기사격)
이거....진짜다.
탕며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