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크루즈, 그리고 매버릭
36년의 기다림 끝에 톰 크루즈를 슈퍼스타로 만들어준 80년대 최고의 히트작 <탑 건>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오래된 인기 프랜차이즈를 끄집어내 싸구려 노스탈지아로 돈벌이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버린 요즘, 좋은 스토리와 확실한 명분 없이는 함부로 제작에 뛰어들어서는 안됨을 톰 크루즈 역시 그 누구보다 더 잘 알았을 텐데요. 그간 수 많은 인터뷰들에서 <탑 건>의 속편 제작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아온 그는 매번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감독 조셉 코진스키는 5년 전 제리 브룩하이머와 함께 대본 초안을 작성해 <미션 임파서블: 폴 아웃>을 촬영중이던 톰 크루즈를 설득하러 파리로 날아갔습니다. 당시 제작 의사가 없던 그를 코진스키가 30분동안 강하게 설득한 끝에, 톰 크루즈가 그 자리에서 전화기를 꺼내 파라마운트 회장에게 직접 전화해 "저희 탑건 속편 만들겠습니다" 라고 하는 영화같은 장면이 펼쳐졌다고 하죠. 배우들이 모두 제트기에 직접 탑승하기 위해 3개월 간의 혹독한 군사 훈련을 받고, 가장 생생한 장면을 담기 위해 800시간이 넘는 영상을 촬영하는 등 이번 프로젝트에 임하는 모든 출연진과 제작진의 포부는 남달랐습니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프로듀서로서의 영향력을 점점 키워온 톰 크루즈는 이제는 주연 배우를 넘어서서 모든 스태프와 크루를 이끄는 프로젝트 리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목숨을 건 위험천만한 스턴트를 대역 없이 직접 소화하는 것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고, 현재 정점을 찍은 VFX 기술에도 불구하고 CG를 최소화하여 가장 생생하고 실감나는 체험을 관객에게 선사하고자 하는 그의 고집과 진심은 이번 작품 역시 시퀀스 하나 하나에 전부 묻어 있습니다. 무인 파일럿을 고집하는 케인 제독에게 일침을 가하는 매버릭은 하늘이 허락하는 한 최고의 영화를 만들겠다는 톰 크루즈의 일념을 스크린 너머 관객들에게 전하는 듯 하는데요.
"끝은 피할 수 없네 매버릭. 자네같은 파일럿들도 결국 없어지게 될거야"
"그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오늘은 아닙니다"
(Maybe so, sir. But not today.)
팬데믹으로 3년이나 개봉이 연기될 동안 많은 블록버스터 기대작들이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넘어갔고, 파라마운트 역시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를 리뉴얼하면서(파라마운트 플러스) 이번 작품 역시 같은 수순을 밟게될 것으로 예상됐었습니다. 톰 크루즈가 <미션 임파서블> 7편의 스트리밍 시점(극장개봉 후 45일)에 대해 법적 분쟁까지 준비하고 있는걸 보면, 그가 <탑건: 매버릭>의 극장 독점 상영을 지켜내기 위해 부단히 맞서 싸웠을 것은 너무나 당연해 보입니다. 그는 이번 작품이 오직 극장만을 위한 영화라는 것을 계속해서 강조해왔고, 죽어가는 극장가에 힘을 불어넣고자하는 의지가 그 누구보다 더 강했기 때문이죠.
(코로나에 테넷 보러가는 톰 크루즈 - https://www.youtube.com/watch?v=xesGwIgDO9E)
아이스맨의 죽음 이후, 영구 비행 정지 처분을 받은 매버릭은 아랑곳 하지 않고 F-18을 띄워 처음으로 작전 시범 비행을 성공시킵니다. 조종석 안에서 중력의 7-9배에 달하는 압박을 극복하고 교관과 교육생 모두에게 희망을 불어넣은 매버릭.
극중 매버릭의 비행은 침체된 극장가를 살리고, 7번이나 촬영이 중단되는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7번째 <미션 임파서블> 영화의 촬영을 마무리하는 등 우리가 전혀 모르는 수많은 난관과 압박을 견딘 톰 크루즈의 근 몇년 간의 험난한 여정 그 자체를 상징하는 듯 합니다.
전문 스턴트 배우들조차 소화하기 힘든 사활이 걸린 액션을 직접 해내는 것은 물론 팬데믹에 굴복해 OTT를 선택하는 제작사에 맞서 극장가를 살리고, 수천 개의 일자리가 위태로운 극한의 상황에서 밤낮을 지새우며 제작을 이끌고, 이제는 카메라를 들고 우주 밖으로 나설 준비를 하는 60세의 톰 크루즈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내일의 경계(Edge of Tomorrow)에서 불가능한 미션들을 끊임없이 이어가는 할리웃의 진정한 슈퍼히어로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 할리웃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필모그래피와 커리어를 완성시켰음에도 도전을 멈추지 않는 그의 원동력에는 영화와 시네마를 향한 무한한 사랑과 열정, 그리고 자신을 믿어주고 응원해주는 모든 팬들과 동료들에게 보답하고자 하는 강한 책임감이 자리해있습니다. 레전드라는 수식어가 그 누구보다 더 잘어울리는 대체불가의 "영화인" 톰 크루즈는 이미 살아있는 전설 그 자체이자 영화를 사랑하는 모두에게 큰 선물이자 축복일 것입니다.
"모든 상영작들, 제작사들, 그리고 극장 관계자분들 모두 축하합니다.
또 저희가 여러분들을 즐겁게 해드릴 수 있게끔 극장을 찾아주신 관객분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모두 극장에서 봅시다"
-10억달러 돌파 후 SNS에 게시한 톰 크루즈의 감사 인사-
코진스키 인터뷰:
https://www.polygon.com/23138035/top-gun-maverick-director-interview
칸에서 진행되었던 톰 크루즈 패널
https://www.youtube.com/watch?v=Yclipex1nFQ
빼꼼무비
추천인 79
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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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무비 스타, 최고의 스타예요!
사랑해요. 톰크루즈!!! 😘
구구절절 동의합니다:)
이 글을 톰형이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안봤으면 진짜 후회했을 영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