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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헤어질 결심 - 미결에 대한 해답엔 헛것이 없다.reiv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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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한' 순간이었지만 분명 그렇게 들렸어요. 미결에 대한 나의 해답이 바로 이것입니다.

 

인디 밴드 가을방학의 <헛것>의 노래 가사는 이러하다.

 

'졸립다'던 너의 혼잣말을 '외롭다'로 잘못 알아듣던 내 귀는 평소에도 헛것을 종종 듣곤 해.

어쩐지 뒤에 선 네 눈길이 느껴져 자꾸만 돌아보는 내 눈엔 평소에도 헛것이 종종 나타나.

꿈속과 현실은 정반대란 얘긴 싫어 나는 방금 행복한 꿈을 꿨는걸.

 

헛것을 종종 보고 듣는 경우는 어떤 때일까.

 

누구보다 냉철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가끔씩 판단의 오류를 범할 때가 있다.

 

혐의에 휘말린 누군가를 무조건적으로 두둔하거나 지지하는 경우 또는

 

단지 의심을 받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확실한 근거도 없이 유죄로 점찍어 버리는 경우.

 

두가지 모두 이성이 아닌 감정이 선행한 결과다.

 

사랑하는 사람은 어떤 상황이와도 무조건적으로 감싸고만 싶고 미운 사람은 확증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이미 그의 몰락에 경사가 났다.

 

 

해준은 서래와 처음엔 팽팽한 줄다리기를 한다.

 

그녀의 집앞을 서성이며 망원경으로 그녀의 생활에 바투 다가간다.

 

의심어린 확신과 촉발되어지는 연정. 그 인력과 척력이 어느 쪽도 밀리지 않고 균형을 유지한다.

 

그러다 서래의 초대로 그녀의 집에 처음으로 실방(實訪)하고 난 이후로 그 균형은 와해된다.

 

해준은 서래에게 '감정'이 생겨버린 것이다. 그 감정은 결국 판단의 오류를 초래하고 해준은 성급하게 줄다리기의 밧줄을 놓아버린다.

 

CCTV 날짜 오류의 가능성, 간호하는 사람의 손이라고 믿기 힘든 거칠음.

 

감정이 투여되지 않았더라면 결코 놓치지 않았을 단서를 베테랑 형사는 그놈의 감정 때문에 오류를 범한다.

 

입증할 증거는 쓸려나가고 미결인 채로 붕괴된 해준은 감정 잃은 형사로 되돌아간다.

 

 

서래의 일차적 목표는 생존이다.

 

그녀는 감정을 투여할 여유가 없다. 아니 오히려 감정을 발각되지 않아야 생존한다.

 

남편이 실족사한 상황에서도 놀라지 않아야 하며 형사가 자신의 집 앞에서 밤새 뻗치기를 하고 있을 때도 태연해야 한다.

 

약간의 진실과 대부분의 거짓은 그녀에겐 기만인 아닌 처세술이다.

 

그녀는 해준이 자신에게 감정이 투여되길 유도했고 그 결과 판단의 오류를 야기하는데 성공했다.

 

그 결과 해준이 알고있는 결과적 진실들은 결국 말만 남았고 실질적으로 기소될 만한 인장은 모두 소거됐으며 그녀는 자유를 되찾는다.

 

헌데 해준이 자신이 붕되 되었음을 고백하는 순간 서래에게도 거짓말처럼 '감정'이 생긴다.

 

 

해준 내외가 이포에 산다는 것을 알게된 서래는 아직 해결되지 못한 미결에 대한 해답을 준비한다.

 

아주 먼 곳으로 달아날 수 있었을테고 다시는 만나지 않았으면 좋았고

 

그녀의 이름처럼 오게된 서쪽으로 부터 그보다 더 서쪽으로 영영 떠났으면 더 좋았을테지만 그녀는 기어코 다시 한 번 해준앞에 선다.

 

앞서 소개 한 <헛것>의 노래 가사 후렴구는 이러하다.

 

사랑을 약속해 안긴 적 없는 네게 이렇게 쉽게 웃고 우는데 다른 뜻이 있겠니.

 

청색을 녹색으로 잘 못 본 것 처럼 마음을 심장으로 잘 못 들은 것 처럼

 

사람은 감정 때문에 오해하고 판단의 오류를 범한다고 하지만 그 잘못 보고들은 것만 같은 헛것에도 '단일한' 진실이 배어있다.

 

'핸드폰은 버리세요 바다 깊숙이' 해준은 감정으로 인해 실패한 형사가 되었고

 

그가 그토록 믿고 있었던 자부심은 오만으로 귀결됐으며 결국 사건은 미결인 채로 그 자신은 붕괴되었다.

 

그런 희생을 치루면서까지 그는 서래에게 '완결'을 위한 조언을 한다.

 

이미 기소가 불가능하다는 체념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배신을 당하고도 여전히 남아있는 감정 때문이었을까

 

어쨌든 그는 붕괴되고 서래는 이제 감정을 느낀다.

 

다른 사람이 들었다면 헛것을 들었다고 하겠지만 그녀에게는 너무나 명확한 음성이었다.

 

'핸드폰을 버리세요'라고 듣고 '사랑해요'라고 해석한 그녀는 헛것을 듣지 않았다.

 

그 때문에 이렇게 웃고 울었는데 다른 뜻이 있을까.

 

서래는 아무도 찾지 못하게 자신을 바다 깊숙하게 버린다.

 

그녀의 부채의식은 결국 감정에 기인한 것이다.

 

미결에 대한 서래의 해답은 바로 이것이다.

 

 

해준은 마침내 울화통이 터진다. 그녀의 이름을 부르면서 해변을 미친듯이 뛰어다닌다.

 

붕괴된 이후 불면은 더욱 더 깊어졌고 감정은 죽어있는 줄 알았는데 이 상황에서 감정이 재생한다.

 

감정은 형사밥 먹는 이이겐 도움 일랑 되지 않지만 미결에 대한 해답지를 찾는데 있어선 꼭 맞는 열쇠다.

 

서래가 남긴 해답을 해준은 어떻게 해석할까.

 

'사랑해요'라는 선창에는 '나도 사랑해요'라는 후창이 제격이다.

 

두 사람의 마음은 결국 두 사람만이 안다.

 

안개처럼 보이고 헛것을 들은 것 같겠지만 이렇게 웃고 우는데 어떻게 다른 뜻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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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글이 멋지네요 처음부터 끝까지 공감이 되면서 영화를 곱씹게 되네요
14:35
22.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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