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스포) 헤어질 결심 - 이 영화와 헤어지지 않을 결심
헤어질 결심은 그동안의 박찬욱 감독님의 영화들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영화입니다.
15세 관람가이기에 자극적이고 센 장면들이 빠졌다는 점도 있지만, 이야기를 다루는 방식도 일반적(?)인 모습과 많이 가까워졌어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감독님의 색깔이 사라졌다는 건 절대 아닙니다.
특유의 아름다운 미장센은 여전하고, 관객을 영화속으로 끌어당기는 힘도 살아있습니다.
남편의 죽음과 용의자인 아내, 그리고 그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의 이야기는 전형적인 구도이죠.
팜므 파탈이고 치명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는 아내에게 빠지고 그로 인해 파멸의 길로 빠진다는 아주 흔한 이야기로 보일 수 있어요.
그러나 헤어질 결심의 해준과 서래의 관계는 확실하게 정의하기가 어렵습니다.
사랑한다는 뜻이 담겨 있는 듯한 말은 있어도 직접적으로 사랑한다는 말은 없고, 그들의 감정 역시 직접적으로 보여지지 않지만,
그럼에도 끝까지 보고나면 절절한 사랑이 느껴졌어요.
사실 보는 내내 박찬욱 감독님의 영화를 보고 있다는 걸 생각하며
엄청난 반전이 있지는 않을까 혹은 어떤 큰 사건이 발생하고 분위기가 급변하면서 스릴러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의심을 계속 했어요.
그러나 그런 것들이 있지 않아도, 두 배우의 감정을 폭발시키지 않아도 긴 상영시간 동안 제대로 몰입할 수 있었고
끝날 때는 이미 이 영화에 푹 빠져 있었습니다.
영화의 제목은 헤어질 결심 이지만, 관객인 저는 이 영화와 벌써 헤어질 수가 없습니다.
GV에서 박찬욱 감독님이 해주셨던 얘기들을 생각하며 영화를 다시 한번 곱씹어 보고 싶어요.
탑건도 있고 토르도 오겠지만 부디 헤어질 결심의 매력에도 많은 관객들이 빠져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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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잘 읽었습니다 :-) 사랑한다는 직접적인 말이 없었는데도 사랑이 느껴졌던 게 참 좋았던 것 같아요!! 헤어지지 않을 결심 좋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