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8
  • 쓰기
  • 검색

서울아트시네마 [벌거벗은 섬], [오니바바] 단평

ipanema ipanema
670 9 8

 

작은 섬에 유일한 거주자인 가족이 있다. 이들은 봄에는 보리를, 여름에는 고구마를 수확하며 고된 삶을 이어나간다. 아이들은 물고기를 잡아 육지에 내다 팔고, 부모들은 농사를 짓기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근처 섬에 가서 물을 길어와야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장남인 다로가 병에 걸리고 만다. 적은 수의 스태프와 함께 실제 무인도에서 100% 로케 촬영을 했으며 1961년 모스크바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 서울아트시네마

 

이번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상영을 통해서 신도 가네토 감독의 대표작 2편을 감상했습니다. 먼저 '벌거벗은 섬'은 실제 무인도에서 촬영을 진행한만큼 얼핏 다큐멘터리처럼 보일 정도로 사실적인 연출이 인상적인 작품이었어요. 특히 육지에서 물을 길어와 나룻배를 이끌고 섬으로 돌아온 부부가 어깨에 물을 짊어지고 가파른 경사의 섬을 오르내리는 장면을 집요하고 묵묵히 담아내는 오프닝에서부터 벌써 그 특징이 두드러지죠. 영화 속 극도로 적은 대사량과 긴 테이크의 샷들은 자칫 지루해질 여지가 생길 수 있는 쉽지 않은 연출인데, 척박한 섬에서 생존을 위해 하루하루 같은 노동을 반복해내야만 하는 가족의 처지에서 느껴지는 처절함과 동시에 느껴지는 숭고함, 그리고 무거운 물을 짊어지고 오르내리는 동안 혹시나 물을 쏟는 실수를 하진 않을까 조마조마한 긴장감까지 객석으로 전해지니 지루할 틈이 없었네요. 사방이 물로 둘러싸여있지만 바닷물을 생활에 사용할 수 없으니 매일 물을 얻으러 육지로 가야하는 아이러니와 그럼에도 그렇게라도 살아가야한다는 영화 속 상황을 지켜보면서, 새삼 너무 당연하여 의식하지도 않고 있던 생존에 대해서 심도 깊게 생각할 여지를 주는 영화였습니다.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이 죽어가던 전국시대, 고부 관계인 두 여인은 병사들의 시체를 뒤지며 살아간다. 그러던 중 아들이자 남편인 기이치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두 여인은 서로 다른 이해 관계 때문에 갈등에 빠진다. 한편 귀신의 탈을 쓴 사무라이가 마을에 나타나 예상치 못한 결과를 불러온다. 1965년 블루리본상 여우조연상(요시무라 지츠코), 촬영상 수상. - 서울아트시네마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대표하는 1순위 작품인 '오니바바'는 '벌거벗은 섬'(DCP)과 달리 35mm 필름으로 관람했어요. '벌거벗은 섬'과 마찬가지로 '오니바바' 역시 생존의 문제가 이야기에서 중요한 화두로 제시됩니다. 전쟁으로 가족을 잃고 생계의 가혹함에 시달리며 도둑질로 겨우 삶을 연명하는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인 두 여인이 주인공으로, 초반부 풀숲에서 방황하는 병사들을 살해하는 장면은 흑백으로, 필름 특유의 느낌으로 매우 강렬한 인상을 안겨줍니다. 그러다 같은 마을에 살던 남자가 전쟁터에서 극적으로 생환하면서 이 고부 관계에 끼어들게 되고 이제는 생존의 문제에서 성욕의 문제까지 설상가상이 되버립니다. 이러한 이야기 전개는 '벌거벗은 섬'의 상당히 절제된 분위기와 상반되는 지점인데, 배고픔 못지 않게 성욕의 굶주림이 인간의 생존 욕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노골적이고도 우습게 묘사하면서, 동시에 어떤 절실함마저 느껴지게 하는 연출이 흥미로웠습니다. 하지만 이야기가 중반부 이후로 또다시 전환점을 맞이하는데 아쉽게도 그때부터 예상했던 흐름과 어긋나버리며 이야기의 맺음이 다소 아쉽게 느껴졌네요. 그나저나 '벌거벗은 섬' 속 어머니 역을 맡은 오토와 노부코 배우가가 '오니바바'에서는 시어머니로 나오는데 이미지가 정반대라서 그걸 비교해보는 재미는 쏠쏠했습니다. (오토와 노부코 배우는 신도 가네토 감독의 부인이었다고 하네요)

 

 

남은 기획전 기간 동안 한, 두 작품을 더 챙겨볼 예정인데..

그 작품들도 나중에 생각 정리할 겸 글을 올려봐야겠네요.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9


  • 비둘기야밥먹자꾸꾸
  • 스코티
    스코티
  • 둘셋넷
    둘셋넷
  • Neitesy
    Neitesy
  • 놀스
    놀스
  • 안드레이루블료프
    안드레이루블료프

  • srodulv
  • 영원
    영원
  • Supbro
    Supbro

댓글 8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1등
헉 35mm 상영을 해줬군요... 저는 검은 고양이 하나 봤는데 나머지도 봐야겠네요
댓글
14:37
22.06.24.
profile image
ipanema 작성자
Supbro
아쉽게도 검은 고양이는 이번에 상영을 안하더군요..ㅜㅜ
댓글
14:43
22.06.24.
profile image
ipanema 작성자
안드레이루블료프

영화 끝나고 오니바바가 무슨 뜻인가 검색해보고 아.. 그런 이야기였구나 했는데

그래도 그런 변주가 좀 와닿질 않다보니 아쉬움이 남더라고요

댓글
14:44
22.06.24.
profile image 3등

글 잘 읽었습니다:) 두 영화 다 좋아해요 ㅎㅎ

댓글
14:43
22.06.24.
profile image
ipanema 작성자
놀스
벌거벗은 섬은 촬영이 예술이라 더 감탄하면서 본 기억이 나네요.
댓글
14:46
22.06.24.
profile image
벌거벗은 섬은 촬영이 정말 좋았습니다. 인간을 자연의 일부로 보이게 만드는 쇼트들과, 원시적인 섬과 문명화된 도시의 시각적인 대비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댓글
15:09
22.06.24.
profile image
ipanema 작성자
부귀영화
적극 공감합니다..! 영화는 결국 시각 예술이라는 점을 증명하는 포인트였다고 생각합니다.
댓글
15:26
22.06.24.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HOT 마녀2... 박훈정 감독 인터뷰 질문 받습니다 58 다크맨 다크맨 1일 전13:41 4011
공지 최신 개봉작 상시 굿즈 현황판(+IMAX 예매 FAQ) 235 익스트림무비 익스트림무비 22.04.14.21:16 781038
HOT 어머니의 <헤어질 결심> 후기... 9 성산동손흥민 성산동손흥민 39분 전21:10 700
HOT 마녀2 최종관객수 예상해봅시다 9 영화를좋아하는남자 영화를좋아하는남자 23분 전21:26 532
HOT 국내 주요 배급사 성적 현황 (CJ ENM, 롯데 엔터테인먼트 등) 10 ipanema ipanema 22분 전21:27 771
HOT '미션 임파서블 데드 래커닝 파트 2' 첫 촬영 스틸 43 goforto23 17분 전21:32 1104
HOT 팝콘 맛 최고 극장은? 64 현짱 현짱 38분 전21:11 1501
HOT 용아맥 <탑건:매버릭> 상영 끝나고 옆자리 관객과 눈이 마주쳤는... 40 선우 선우 41분 전21:08 2742
HOT 신시아 배우 왤케 이쁘죠... 😭 23 청와대국민청원 55분 전20:54 1281
HOT 인간포카리 서은수배우님 직찍 49 네티 네티 1시간 전20:49 1442
HOT 마녀2 무대인사를 봤어용!!🥰 8 혜송이 1시간 전20:44 569
HOT 부모님의 탑건&탑건매버릭 후기입니다✈️✈️ 22 영화로운세상 영화로운세상 59분 전20:50 1158
HOT 톰 형 실망이네요 미임파 데드 레코닝 cg 사용 25 잠실 잠실 1시간 전20:33 3540
HOT 220703 헤어질 결심 메가박스 상암 무대인사 사진 40 안드레이루블료프 안드레이루블료프 1시간 전20:21 1197
HOT [토르 러브 앤 썬더] 멀티플렉스 3사 예매율 1위 10 기억제거기 기억제거기 1시간 전20:30 1164
HOT 시종일관 너무 아름다운 연기파 여배우 20 sirscott sirscott 1시간 전20:26 1847
HOT 7월 2일 박스오피스 그래프 차트 21 냄쿵민수 냄쿵민수 1시간 전20:10 937
HOT 히어로에 질렸을때 본 미드 <더 보이즈>.....쥑이네요!!! 19 우기부기 우기부기 1시간 전20:13 853
HOT 벌써부터 기다리다 지칠거 같은 이 영화.. 34 회장님 회장님 1시간 전19:59 2480
HOT 탑건 친필싸인 포스터랑 아맥 포스터 액자에 넣었어요❤️✈️ 37 룩하 룩하 1시간 전20:00 2322
HOT 꼭 또 만나요!!!-신시아배우님(퇴근길) 16 내꼬답 내꼬답 1시간 전20:02 906
HOT 신시아 배우 스토리 올라왔네요! 22 청와대국민청원 1시간 전20:06 904
HOT CGV용산 경품현황 7시44분 12 인생은아름다워 인생은아름다워 2시간 전19:45 758
HOT 선물드리기 성공했습니다!!😭😭😭 32 Movie_Collector Movie_Collector 2시간 전19:27 1635
HOT <마녀2> 앵콜 무인 올출했어요 34 2시간 전19:32 1158
HOT 의외로 올해 한국나이로 60인 배우 17 누가5야? 누가5야? 2시간 전19:36 2664
HOT 지금 나왔으면 더 대박났을 28년전 영화 10 수위아저씨 수위아저씨 2시간 전19:48 1726
HOT 코메박 마녀2 무인 퇴근길! 라엘.Ver 16 Movie_Collector Movie_Collector 2시간 전19:38 697
HOT 의외로 센 탑건 매버릭 최종 관객수 얼마까지 예상하시나요? 16 GT3 GT3 2시간 전19:09 1797
HOT 코메박 마녀2 퇴근길 직찍 14 네티 네티 2시간 전18:59 1402
HOT Cgv 용산 상황판 [오후 7시 00분] 12 aro aro 2시간 전19:03 1439
HOT (스포O) 헤어질 결심 리뷰 3 거미남자집에못가 거미남자집에못가 3시간 전18:36 532
HOT 저도 성공했어요😭😭😭 51 내꼬답 내꼬답 3시간 전18:48 3591
HOT 220703 CGV용산 헤어질결심 무대인사 직찍 12 영화를좋아하는남자 영화를좋아하는남자 3시간 전18:36 1309
HOT (스포) 붕괴하는 태산을 누가 안아주랴 : <헤어질 결심> 리뷰 (fe... 9 무빙무비 무빙무비 3시간 전18:29 695
HOT 신시아 배우님이 제 선물을 그새 열어보셨나봐요 ㅜㅜ 41 천우희 천우희 3시간 전18:23 3223
HOT 잇츠뉴 인스타 스토리가 올라왔군요!! 16 청와대국민청원 3시간 전18:13 1209
HOT CGV의 최대 모순점 40 누가5야? 누가5야? 3시간 전18:16 4145
HOT 채원빈배우님.....사랑해여 11 네티 네티 3시간 전18:17 1083
1220005
image
영화를좋아하는남자 영화를좋아하는남자 2분 전21:47 77
1220004
image
HOONEE HOONEE 3분 전21:46 74
1220003
normal
뇽뇨로롱 뇽뇨로롱 3분 전21:46 44
1220002
image
군침이 군침이 7분 전21:42 208
1220001
image
너의이름은12 7분 전21:42 245
1220000
image
이새 이새 8분 전21:41 216
1219999
image
golgo golgo 9분 전21:40 1033
1219998
image
소수관측 소수관측 10분 전21:39 127
1219997
image
Kheal Kheal 12분 전21:37 409
1219996
image
asdlfadg 13분 전21:36 247
1219995
image
Ando Ando 14분 전21:35 295
1219994
image
HT1998 14분 전21:35 693
1219993
image
goforto23 17분 전21:32 1104
1219992
normal
범죄도시2강력추천 범죄도시2강력추천 18분 전21:31 209
1219991
normal
Zzn Zzn 19분 전21:30 1146
1219990
normal
moonriver moonriver 20분 전21:29 1084
1219989
normal
아르떼하비 아르떼하비 20분 전21:29 273
1219988
image
inflames inflames 21분 전21:28 589
1219987
normal
ipanema ipanema 22분 전21:27 771
1219986
image
영화를좋아하는남자 영화를좋아하는남자 23분 전21:26 532
1219985
image
kt08 kt08 23분 전21:26 491
1219984
image
윈터1314 윈터1314 24분 전21:25 669
1219983
normal
요슬 24분 전21:25 377
1219982
normal
3A 24분 전21:25 468
1219981
image
cusie cusie 24분 전21:25 894
1219980
image
옴니 옴니 24분 전21:25 275
1219979
normal
텐더로인 텐더로인 25분 전21:24 190
1219978
normal
엉터리영화평론가 25분 전21:24 231
1219977
image
먐메 25분 전21:24 207
1219976
normal
민초우유 민초우유 26분 전21:23 792
1219975
image
니트 니트 27분 전21:22 253
1219974
normal
갑분짜 28분 전21:21 595
1219973
image
선우 선우 32분 전21:17 733
1219972
image
특이점 32분 전21:17 564
1219971
image
영화담다 영화담다 32분 전21:17 6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