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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결심 본 후 기억나는 인상적인 부분들 (스포ㅇ)

ete ete
408 13 13

*

영화의 시작이 해준의 사격장면인데 이미 해준의 뒤엔 빨간 불이 켜진 상태였어요. 호미산에서 서래가 감정을 드러낸 순간에도 헤드라이트 뒷편 빨간불, 마지막 서래의 위치를 쫓아 달릴 때도 해준은 빨간 불을 쫓아서 갑니다.

 

*

정안은 초밥을 먹고 싶어 하지만 해준은 따뜻한 집밥을 해줍니다. (대사가 잘 안들렸어서 정안이 먹고 싶어한게 초밥이었는지는 긴가민가해요.)서로가 상대가 원하는 게 아닌 자신이 해주고 싶어하는 걸 해주고 솔직한 말보다 듣기 좋은 말을 해줍니다. 

물리적인 거리보다 감정적 거리가 이미 먼 사이임이 드러나는 순간으로 보였어요. 

 

*

서래가 처음 해준과 먹는 밥이 고급 초밥인데, 이것도 상대에게 좋은 거 비싼 거 해주고 싶지만 서래의 의사는 아닙니다. 그리고 여전히 차가운 음식. 이후 볶음밥을 거쳐 핫도그까지 따뜻하게 그리고 도구가 간략해지고 가격이 싼, 그리고 전문가-사람-기계가 만드는 쪽으로 변합니다. 서래를 대하는 해준의 마음처럼 보였습니다. 최대한 예의를 갖춰 신경써주다 마음에 훈기가 들어 정성을 더하게 되고, 여전히 뜨거운 감정이 남아는 있지만 내어주고 싶어하지 않는 해준의 마음처럼 느껴졌습니다. 

 

*

정안은 해준에게서 담배를 빼앗고 자라를 먹으라 권하지만, 서래는 해준에게 원하던 잠을 선물합니다.

낙을 빼앗고 짐을 더하는 정안에 비해 서래는 걱정과 불안을 지우고 쉼을 선사합니다. 

 

*

기도수 사건에서 눈을 기어다니던 개미를 설명하면서, 사람이 죽으면 맨처음 파리가 날아오고 구더기가 생기면 그걸 개미가 와서 먹고 그 다음에는 딱정벌레가 등장해서 사람을 먹어치운다고 했던가 대략 그런 대사들이 이어지는데, 오가인 남친 사건에서 시체에 딱정벌레가 등장하면서 해준의 마음이 개미에서 딱정벌레로 이어질만큼 더 많이 서래에게 먹힌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

서래 손등의 방수 밴드 장면은 사건 증거인 상처에 해준이 밴드를 주는 것처럼 서래의 상처를 보느라 해준이 사건 증거를 덮는다는 의미같기도 했고, 그 위에 향수를 뿌리는 건 그때까진 서래의 사랑이 시작되지 않은 상황이라 체취를 향수로 가리듯 서래가 사건의 본질을 가리는 장면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

서래의 첫번째 결혼생활은 집안에 있는 진공관 앰프처럼 타인에게 통제된 삶을, 두번째 결혼생활은 통유리 호텔, 통유리 고급펜션 처럼 화려해 보이지만 속 빈, 언제 깨질지 모르는 정착하지 못하는 삶처럼 보였습니다. 

 

*

둘다 물이 있고 사람들이 수영을 하는 공간이지만 수영장은 서래에게 흔적을 지우고 시체를 드러낼 공간, 바다는 마음을 남기고 시체를 숨길 공간처럼 느껴졌어요.

 

이포로 온 해준은 마음을 바꾸고 다른 삶을 살려는 듯 착장이 달라집니다. 뛰지 않는 심장처럼 뛸 일 없는 일상은 운동화에서 구두로 바뀌고, 영원히 기억하고 기록하고픈 시간이 사라진 삶은 디지털 워치에서 순간 순간 시간이 흐르기만 하는 아날로그 시계로 바뀝니다. 

 

*

고양이가 서래에게 보은으로 갖다 준 새를 묻어주는 장면에서 쓴 양동이는 엔딩의 구멍을 팔 때도 등장합니다.

이는 서래의 엔딩 역시 비슷한 의미가 아닐까 생각됐어요. 자신의 죄를 덮어주고 자신을 사랑해 준 해준에 대한 보은. 
서래는 결국 죽음을 맞이하지만 고양이에게 소원를 빌었듯 그의 마음을 결국은 가질 수 있었구요.

 

*

서래 첫남편인 기도수가 산 꼭대기에서 듣는다는 말러 교향곡 5번. 찾아보니 말러에게 교향곡 5번은 새로운 출발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비극적인 장송곡으로 시작해 밝고 경쾌한 환희의 음악으로 끝나는 구성이 죽음의 위기와 결혼의 행복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모습을 보여준다는데, 서래의 새 출발처럼 느껴지기도 살인으로 시작해서 사랑으로 끝나는 영화의 구성과도 흡사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1회차라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아서 개봉하고 더 많이 봐야할 듯 합니다.  

롯시에서 봤는데 전체적인 소리가 전부 너무 작아서 영화 시작전에 나오는 롯데 시네마 영상 소리도 평소보다 작았거든요.

그래서 틀린 부분도 많을테니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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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2등

와 눈치채지 못한 부분이 많네요. 이 부분들 기억하면서 N차 해야겠습니다!

댓글
ete글쓴이 추천
10:26
22.06.24.
profile image 3등
와이프가 "그냥 초밥 먹으면 되는데.."라고 했던거 같아요.

아마 새장은 서래 집이 아니고, 서래가 보살피는 할머니 댁에 앵무새가 있었던 것 같네요.
댓글
ete글쓴이 추천
10:26
22.06.24.
profile image
ete 작성자
유닉아이
아 맞아요. 기억이 막 섞여서 새장을 서래랑 같이 봐서 그리 기억됐나봐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댓글
10:28
22.06.24.
profile image
와 1회차인데도 이렇게 디테일하게 기억하시다니... 글 잘 읽었습니다 말러 교향곡 5번이 그런 의미가 있었군여 ㄷㄷ
댓글
ete글쓴이 추천
10:27
22.06.24.
와 정말 잘 읽었습니다
빨간 불은 보지도 못했는데
2회차 때 주의깊게 봐야겠어요
댓글
ete글쓴이 추천
10:29
22.06.24.
profile image
섬세한 리뷰 잘 봤습니다. 서래가 완벽한 미제사건으로 남으면서 해준에 대한 사랑을 완결하는 어떻게 보면 해피엔딩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댓글
ete글쓴이 추천
10:29
22.06.24.
profile image
ete 작성자
시네마키즈
저도 비슷한 감상이었습니다. 죽음이라는 결과는 새드지만 감정은 완성된 해피엔딩 상황 같아서 새피엔딩이라 느꼈어요. ㅎㅎ
댓글
10:32
22.06.24.
profile image

잘 읽었습니다 😁

밴드에 향수 뿌리는 건 전 서래가 해준에게 이미 호감 내지는 마음이 생긴 상태라 해준을 자극하기 위해 뿌린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다른 해석을 읽으니 흥미롭네요 :-)

댓글
ete글쓴이 추천
10:30
22.06.24.
profile image

진짜 다회차 해야 될 정도로 풍부하더라구요 ㅎㅎ

댓글
ete글쓴이 추천
10:42
22.06.24.
profile image
맞네요 서래가 구덩이에 새를 묻어주는 장면이 있었죠.. 결국은 본인이 묻혔네요 와 소름돋았어요 좋은리뷰 감사합니다
댓글
ete글쓴이 추천
10:45
22.06.24.
profile image
정말 잘 기억하고 계시는걸요 너무 좋은 리뷰예요..!
댓글
ete글쓴이 추천
10:53
22.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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