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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남(1989)> 분석리뷰- 기계와 욕망이 빚어낸 그로테스크, 일본 최고의 SF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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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징그러운 사진들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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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TSUO(1989)'

 

 이번에는 <고전 명작 리뷰 & 감상평> 시리즈 세 번째 영화를 리뷰하는 글입니다. 지난 데이비드 린치의 <이레이저 헤드>에 이어 이번에도 참으로 괴랄하고 고어적이지만, 영화 자체의 그 의미가 엄청난 영화이자, 일본 저예산 독립 영화의 위대한 산물이기도 하며 대런 애러노프스키, 매트릭스 등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준 츠카모토 신야 감독의 1989년도 작품 ‘철남’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포스터의 기운 부터가 소름이 돋게 합니다. 희번뜩하게 두 눈을 치켜뜬 사내 하나가 어느 한 곳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죠. 사실은, 이 사람이 이 영화를 제작한 감독 츠카모토 신야입니다. 즉 감독이 주연으로서 연기와 감독으로서 촬영까지 모두 한 셈이죠. 영화 외적으로, <철남>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우선, <철남>은 총 두 가지의 파트로 나눠진 영화입니다. 엄연히 시리즈물을 관통하는 스토리가 있는 셈인데, 사실 저예산 독립영화에서 시리즈물이다…?라고 하면 꽤 생소하긴 합니다. 그런데, 불행이도 이 영화는 철저히 “후속작의 법칙”을 따라갑니다. 1992년에 개봉한 <철남 2>가 1989년에 공개된 <철남>의 어떤 그로테스크함과 작품성의 출중함이 2편에서는 많이 식게 되고, 이야기 자체도 전작에 비해 흡입력이 떨어져서, 실질적인 평가 자체로만 보더라도 1편이 걸작으로 취급받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는 1편을 중점적으로 다루며 2편은 말미에 한 번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철남’은 장르 영화 사상을 통틀어서 개인적으로 가장 훌륭한 사이버펑크 호러SF 걸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세계적으로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위대한 평가를 받는 작품 중 하나인 <아키라(AKIRA. 1988)>에 대한 오마주 영화이기도 하기 때문인데요,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아키라> 역시나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자이언트 로봇물을 최초로 선보인 전설적인 만화 애니메이션 <철인 28호>를 오마주 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실제로 아키라에서 번호 28을 차용하기도 했고, 일본이 2차 세계대전에서 궁극의 병기로 활용하고자 개발한 로봇 병사 시리즈가 일본이 패전한 이후에 그 거대로봇을 쟁탈하려고 전쟁을 치르는 것 역시 철인 28호와 흡사하죠.

 

 <아키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면, 일본은 1980년대의 스타워즈로 인해서 문화산업계에 사이파이 붐이 일게 됩니다. 이런 시기적 상황에 맞물려, ‘아키라’는 오토모 카츠히로는 1982년부터 90년도까지 코단샤의 “영 매거진”에 연재한 사이버펑크 장르에 영향을 받은 만화입니다. 워낙에 인기가 많고, 잘 알려진 작품인데 인기가 인기탓인지라 120화의 에피와, 극장판까지 만들어져 88년도에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철남>과의 비교를 해보시라는 의미로 간단하게 줄거리를 설명드려보자면, 1982년도에 일본 도쿄가 미상의 폭발 사고로 인해 온통 쑥대밭이 되고, 이로 인해 세계 3차 대전이 발발되게 됩니다. 이로부터 30년이 흐른 뒤에, 도쿄만에 건설된 일명 “네오도쿄”는 겉으로는 첨단사회를 구축하지만, 사회 내부에는 각종 악의 세력(약물, 정치부패, 폭력 등)들의 폭력 시위, 반정부 시위로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마치, DC의 고담시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점점 타락된 사회로 변질되가는 중에, 네오 도쿄의 폭주족인 “카네다 쇼타로” 일당은 인적이 없는 고속도로를 모험하며 다른 폭주족들과 전투를 벌이게 되고, 카네다의 일원 중 하나인 “시마 테츠오”가 불명의 소년과 교통사고를 일으키게 되며 그 뒷 이야기를 펼치게 되는 스토리입니다.

이 작품은 당시에나 지금이나 컬쳐쇼크를 준 부분이 많습니다. 이 작품으로 영향을 받은 사람들(키시모토 마사시 포함) 중 하나가 바로, <철남>의 감독이자 주연, 츠카모토 신야입니다.

 

 츠카모토 신야 감독에 대해서 알아야 할 부분들이 많은데요. 신야 감독은 일본 내에서 독립, 아트 영화계의 첫 시작이자 중요한 인물로 추앙받습니다. 60년 생으로 도쿄 시부여에서 태어났는데, 특이한 것은 영화 제작에 있어서, 감독 뿐만 아니라 각본, 촬영, 편집과 같은 영화 제작의 모든 프로세스를 맡아서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자체에 신야 감독의 색채가 굉장히 많이 묻어나오며,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의 박훈정 감독이 떠오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츠카모토 신야는 어릴 때 부터 타란티노, 샘 맨데스와 같이 비디오 카메라를 가지고서 놀며, 각종 영상물 대회에서 수상과 더불어,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CF를 찍는 일을 했다고 하는데, 그 이유 중에 하나가 신야 감독이 단 시간내에 주제의식과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해야 하는 측면에서 제일 좋아하는 영상물 범주가 “TV광고”라고 하기 때문이죠. 리들리 스캇이나 마이클 베이, 조셉 코센스키가 생각이 좀 납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 속에서 가장 쇼크를 받은 작품이 오토모 카츠히로의 <AKIRA>라는 것인데요. 바로 이 지점에서, 철남 시리즈가 탄생한 시작점이 된 셈입니다.

 

 제가 앞전에 타란티노를 언급했는데요. 실제로, 신야 감독의 개성있는 영화 스타일 덕에, 퀜틴 타란티노는 헐리우드에서 <철남 3>을 만들려고 컨펌했지만, 신야 감독은 3억불의 예산, 미국을 완전히 깨부순다는 설정을 수용해 주면 제안을 고려하겠다는 대답을 했다고 하는 독특한 일화가 있습니다.

 1997년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을 맡기도 했던 신야 감독은, 17세부터 자신의 영화뿐 아니라 다른 감독의 영화에도 틈틈이 배우로서 출연해오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으로, 마틴 스콜세지의 <사일런스>에서 십자가에 매달려 죽는 장면이 아주 유명합니다.

 <6월의 뱀> 이후 신작 <바이탈>을 공개해 토론토영화제 등에서 공식 초청을 받았던 츠카모토 신야 감독은 점차 성숙하고 깊어진 내면을 여전히 스타일리쉬하게 화면에 담아내며 일본영화를 대표하는 젊은 거장으로 칭송받고 있죠.

 

  자 그렇다면, 이 영화 <철남>을 본격적으로 말씀드리기 전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철남의 모티브가 된 영화인데요. 아니 아키라라며?라고 얘기하신다면, 그것은 감독이 영화 인생에서 영향을 받은 작품이고, 그것이 시작점인 셈이라면.. 실질적인 <철남>에 아주 극명한 무대가 되는 작품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데이비드 크로낸버그의 <비디오드롬(1983)>과 <플라이(1986)>입니다.

<비디오드롬>은 크로낸버그의 아주 기괴한 상상력과 미장센으로 일궈낸 컬트영화입니다.(걸트 영화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시다면, 이 글 읽어보시죠(https://extmovie.com/bob/80843131?member_srl=59784097) 이 영화가 대단한 점이 있다면, 시대를 앞서갔다는 점입니다. 현대의 발전된 미디어의 부정적인 측면으로 인해 파생되는 유해함과 중독성들을 은유적으로 돌려깐 작품이기도 해서 아주 독창적이라고 보는데, 특이 이 영화에서 조금 주목해야 할 점은, 표현방식과 연출입니다. 미디어의 유해함을 표방하기 위해 인간과 미디어물을 결합하여 신랄한 느낌이 들어 아주 천재적인 감독이라는 것을 여지없이 증명합니다. 이 영화도 꼭 다뤄보고 싶은데, 기회가 되면 리뷰 해보겠습니다.

 <플라이>는 파리와 사람 유전자가 섞여, 작중 주인공인 브런들이라는 인물이 일련의 과정 속에서 고뇌하는 부분과 연출 자체의 그로테스크 함을 무시무시하게 잘 보여주어 호평을 받은 영화인데요. 이 영화에 가장 메인인, 파리 인간의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인간과 파리가 융화되어 상당히 흉측한 외모를 보이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파리 인간으로 변화하는 과정들을 아주 잘 보여주면서, 그 과정 속에서 대립되거나 고뇌하는 인간들의 모습과 연구원이라는 직업적 특성을 평행적으로 잘 활용해 결론에 극을 달하게 되는 훌륭한 걸작입니다.

 

 크로낸버그의 이 두 영화가 철남에 영향과 모티브가 된 이유는 차차 줄거리를 통해 아시게 될 겁니다. 중요한 건, 신야 감독이 실제로 “나는 크로낸버그의 제자다”라고 밝힌 적이 있는데요, 그 만큼이나 신야 감독 역시 소재와 이야기들을 미술과 독특한 분위기의 연출로 엄청난 에너지가 담긴 영화들을 만드는 것에 아주 탁월한 감독들이죠. 여담으로, 철남에서는 교통사고 이후에 섹스씬이 있는데, 이 장면을 차용해 만든 영화가 4년 뒤의 크로낸버그의 <크래시>로도 이어지는 경우도 있게 됩니다.

 

 <철남>의 영어제목은 테츠오(鐵男)입니다. 앞서 언급한 아키라의 등장인물인 시마 테츠오에서 따온 것 같은데, 웃긴 점은 우선, 같은 테츠오로 읽히지만, 영화제목 속 단어는 뒤에 男가 붙지 않습니다. 감독도 아니라고 말하긴 하지만… 일화를 보면 아닐 수가요..^^

특이한 점이 바로 이 영화의 장르적인 특성과 비용적인 부분의 모순점 일 것 같은데요. 사실 예술영화 중에도, sf와 결합하는 영화들이 많습니다. 최근에 보면, 인체개조를 한 크로낸버그의 <미래의 범죄>도 그렇죠. 다만, 이 영화가 시대적인 특성과 더군다나 제작비가 아주 적은 저예산에 독립영화인데, sf로 데뷔작을 찍겠다는 것이… 츠카모토 신야의 반란 내지는 야심이 돋보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는 모두 흑백처리가 되었죠. 뭐 여기에는 흑백 특유의 겉멋이 잔뜩 있어보이고 싶다는 감독의 코멘터리도 있지만요.

 

 또한, 연출적인 부분들 역시나 특수효과들을 스톱 모션을 처리하며 비용을 아주 적나라하게 감축한 티가 좀 납니다. 마치 <황해>처럼 포커스를 스태틱 하지 않게 레이업을 시켜 핸드헬드로 찍은 정신 사납게 편집한 것도 인상적이고, 이 영화의 관람 포인트기도 하지만, 역시나 감독 본인이 저예산을 위해 소품들도 쓰레기장과 고철물들을 직접 수집해서 썼고, 스톱 모션도 본인이 직접 연출하고 편집한 것이 정말 대단하다고 보여집니다.

어떤 이런 환경적인 부분과 대부분의 독립예술 영화감독들의 입봉작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상당 부분 대사가 길지도 않고, 그냥 단순하며… 연출과 미술에 엄청난 혼을 갈아넣기에, 시각적인 쇼크가 이 영화가 정말 상당하다는 것을 인지하셔야 합니다. 영화라는 시청각적인 영상물은 이런 시각적인 것이 제1대 정보 전달의 원천이자 주요 포인트인데, 특히나 <철남>은 이 부분이 부각되어서 상당히 난해하고, 어떤 일들의 인과관계와 선후상황 조차 갈피를 잡을 수 없이 전개됩니다. 특히나, 영화의 소재적인 특성으로 인한 잔인함과 고어는 필수 불가결하게 작용되는 것은 덤입니다. 어떤 이런 파괴적인 단상과 신체개조적인 소재를 본다면, 아주 최근에는 <티탄>도 떠오르죠.

 

 앞서 말씀드린 이런 다양한 요소들과 뒷배경들을 같이 한 번 염두해두시고, 본격적으로 소개해드릴 영화 <철남>에 대해 리뷰 시작해보겠습니다. 영화 자체에 대한 상세적인 리뷰와 분석을 위해 결말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또한, 영화가 특이한 점 중 하나가, 작중의 주인공들의 이름이 없다는 점을 아셔야 합니다. 그래서, 등장하는 두 남자의 배역을 대신해 배우 이름으로 통칭하겠습니다.


*징그러운 장면들이 있습니다스크린샷 2022-06-22 오후 10.55.55.png.jpg

 

 영화의 시작은 영화감독이기도 한 츠카모토 신야가 연기한, 한 남자를 비추면 시작합니다. 남자는 직장에서 출근하게 되는데, 그에게 꿈이 있다면.. 세계적인 육상 선수처럼 매우 강한 다리를 갖는 것입니다. 그래서, 항상 인간의 능력을 초월하고 빨리 달리고 싶은 욕심에 미친놈처럼 강철 파이프를 자신의 허벅지에 삽입해 이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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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으로, 또 다른 배우 타구치가 연기한 남자를 비춥니다. 이 남자는 간신히 먹고 사는 것도 힘들고, 직장을 다니느라 바쁜 어리숙하고 소심한 직장인입니다. 그는 어느날, 애인과 함께 드라이브를 즐기고 있던 와중에, 달리던 신야를 치고는 뺑소니를 합니다. 이때, 영화는 금속을 맞대는 일렉트릭 음악, 뭔가 블루스 같은 음악이 흐르게 됩니다.

타구치와 애인은 숲속에 신야를 매장하고, 갑자기 성관계를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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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고로 인해, 타구치는 뺑소니로 인해 죄책감이 시달리는데, 그런 그의 몸에서 서서히 금속이 피부를 뚫고 돋아나기 시작합니다. 한시, 지하철 역에서 타구치 옆에 앉은 안경을 쓴 한 여자는 땅에 떨어져 있는 정체불명의 금속덩어리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러고는, 여성은 그 금속덩어리를 향해 볼펜으로 건드리게 되는데…

그러자, 여자는 금속 강철 기계 괴물로 변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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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철로 변하게 된 여자는 타구치를 미친듯이 추격해서 잡아내려고 합니다. 이때, 여자는 타구치의 목을 조르고, 니킥을 배때지에 시전하며 공세하는데, 타구치는 가까스로 도망간 줄 알았는데, 여자는 타구치를 추격해 말을 하는데… 여자 목소리가 아닌, 바로 신야의 목소리로 “덤벼! 덤비라고!”라며 추궁합니다.

맞습니다. 신야는 바로 기계라는 매개로 어디서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꿰뚫어 볼 수 있고, 누구든 조종할 수 있는 일종의 무소부재한 일종의 강철 기계의 신이 된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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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구치는 간신히 여자를 물리쳐 죽이게 되고 도망가지만, 본인 역시 기계의 몸으로 변해가는 것을 알게됩니다. 그렇게, 팔목과 뒷꿈치가 각종 파이프와 고철들로 쏟아오르자, 미치광이라도 된 듯이, 온몸을 미꾸라지처럼 펄펄 요동치게 됩니다.

 간신히, 타구치는 집에 돌아오게 되는데요. 그는 애인과 섹스를 하던 도중에 자신의 몸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기계의 몸으로 변하게 되는 것을 알게되고, 자신의 성기 조차 강철 드릴로 변하게 되어, 애인은 깜짝 놀라게 되고, 그 드릴성기(?)로 인해 애인을 죽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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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일련의 일들로… 지칠 대로 지쳐버린 타구치는 원기를 회복하고자… 콘센트에 포크를 찔러넣어 감전이 되어 쾌락을 느낍니다. 금속이니 말이죠.

 그런 그에게, 신야는 전화로 영상을 하나 보내게 되는데, 그 영상은 타구치와 애인이 신야를 차로 치고, 아직 죽지 않은 신야를 야산에 유기하는 둘을 조명하는 영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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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야는 타구치를 찾아오게 되는데, 이때 이 장면이 그 유명한 2000장의 사진을 엮어 속도감을 보이기 위해 스톱 액션을 보인 명장면이죠. 신야는 타구치에게 자신이 앞으로 일궈낼 기계 세상에 대한 비전을 보여줍니다. 그렇지만, 못미더운 타구치는 결국 신야와 맞짱을 뜨게 되는데…

 신야는 갑자기 중2병 걸린 철없는 애처럼, 이런 대사를 칩니다. “내 몸이 녹슨게 보이느냐, 네가 녹슬지 않는 것은 녹슬지 않은 최신형 면도기 때문이지”…이게 뭔 개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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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침내, 신야와 타구치는 강철의 몸으로 합체되게 되면서, 아까 교통사고에 깔린 음악이 똑같이 깔리게 됩니다. 그리고는, 둘은 거대한 강철의 신이 되었는데, 신야는 온 세상을 강철의 세상을 만들자며, “우리의 사랑만이 이 좆같은 세상을 끝내버릴 수 있다!”라며 중2병 대사를 칩니다.

 이제, 그들은 전 세상을 강철로 만들기 위해서 달려갑니다. “다 죽어버려!, 나를 비웃던 놈들!, 모두 다 녹슬게 해주겠다”…하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감상과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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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줄거리를 보니 어떻습니까? 우선, 비현실적인 사이파이 장르이기에, 영화 자체에 대한 분위기를 초반에 인지하고, 쭉 보면 상당히 재밌어서 금방 적응되고, 빠져들게 됩니다.

 마치 왕가위 감독 작품들에서 자주 보이는 초점의 부조화, 정신 사납게 흔들리는 핸드헬드, 금속물들의 이미지를 읽어내는 카메라, 저예산으로 빚어낸 스톱 모션의 기괴함, 괴성과 전자음의 섬뜩하지만 나른한 조화, 고어물에서 볼법한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들의 앙상블이 저는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보여집니다. 이 영화의 포스터에서도 보여지듯이, 이 영화는 정상적인 영화라고 보여지지는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제가 참 좋아하는데요. 제가 지난 번에 소개해드린 <이레이저 헤드>처럼 꿈과 현실이 끊임없이 중첩되어가며 욕망에 잠식되어가는 인물의 이미지가 상당히 인상적이라는 것 입니다. 신야가 연기한 첫 남자는 발전과 욕망에 충실된 “속도”에 대한 욕망으로 인해 철을 다리에 집어넣었고, 타구치가 연기한 두 번째 남자는 성욕(사람을 유기하면서도 발발하는 성욕)과 관음에 대한 매혹으로 인해 온몸에 철이 가득한 생명체가 돼버렸죠.

 

 <철남>은 제목과 같이 나인 인치 네일스를 연상시키는 차가운 상업적 장르의 펑크 노래를 중요한 순간 마다 사용합니다. 이 음악들은 흑백으로 촬영한 이 영화와 상당히 잘 맞물리게 되어, 굉장히 어둡고 음침한 인상을 보는 이에게 강렬하게 뇌리에 박히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사실은 장르적인 특성에 힘입어 영화 보는 내내 긴장감을 갖고 봐야 했던 것 같습니다. 오프닝에서는 이런 류의 음악에 맞춰 주인공이 괴랄한 춤을 추기도 하는데, 이렇게 짜증나고 불쾌한 음악과 함께 극의 전개와는 상관없는 장면들을 중간에 몽타주 기법으로 넣게 되면서, 모든 스토리의 기승전결을 무시한 채 관객에게 대혼돈을 안겨주는 방식을 차용하면서 나름의 불친절함을 선사합니다. 그리고, 이런 불친절함을 맛본 관객들에게서 호불호가 나타는 것 같은데요. 이런 난해함 조차 예술로 볼 수 있다면, 저처럼 아주 좋아할 것이고, 아니라면 괴작으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죠.

 

  아키라에서 상당 부분 영향을 받은 영화이기에 인간이 강철기계화되는 이야기인 것을 인지 했지만, 아키라는 거들 뿐… 훨씬 더 괴이함을 추구합니다. 이런 점에서, 앞서 언급한 크로넌버그의 <플라이>나  <슬리더>가 연상되기도 한다는 것이죠.

 분명한 것은, 츠카모토 신야 감독의 연출력과 영화를 제작하는 데에 실험정신은 굉장하다는 것입니다. 매 장면이 흑백으로 촬영된 것은 물론, 추격씬과 영화의 배경인 작은 마을들 속의 모습이 상당히 평화로운 것과 대조시키기에 딱 좋은 괴랄한 소재까지… 게다가, 지금으로서는 엄청나게 독특한 스톱모션으로 촬영된 장면들이 아주 독특한 인상을 선사한다는 점도 훌륭한 것 같습니다. 이것을 촬영하고, 편집까지 했다는 것은 엄청난 실력자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 같다고도 보여집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단점이자 개인적인 아쉬움은 영화 후반의 완급조절입니다. 마지막 장면, 즉 결론이 조금은 어이없게 풀어내서 극 중후반을 달려갈수록, 초반의 기이한 춤들과 추격씬으로 빚어낸 부분들로 얻어낸 신뢰가 잃었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신선한 충격들이 강렬해서인지는 몰라도, 상당히 지루했습니다. 영화 자체의 종지부도 허무하게 찍어내는 듯 했고요. 어떻게 보면 희한한 결과를 낳았죠.  사실상 코미디 영화처럼 느껴지는 특촬물의 후반부는 지나치게 막나간 것은 아닌가 싶어, 압도적이었던 초반부와 비교해 떨어진다고 느꼈습니다.

 현대의 확장되고 발전된 기술 아래의 영상물들을 접하는 영화인들이 보자면, 약간은 진부할 수도 있습니다. 이 작품에 대한 많은 비평가들의 찬사, 저예산 특유의 뛰어난 상상력과 현란한 카메라 워크 그리고 형식을 무시한 스토리 전개와 구조 등… 사실은 조금은 상투적인 진부한 평이라고도 보여집니다. 일본 특유의 시대적, 문화적 토양에서 있기에 가능한 스토리라인이 아닌가?라고 생각이 들고요. 남성의 성기가 드릴로 변하는 것은… 일본이기에 가능한 상상력이 빚어낸 결과물이라고 보여집니다. 아마 지구상 유일무이하지 않을까 싶네요. 고전 일본 영화가 가장 잘하는 분야기도 합니다. 선을 넘지 않는 절제된 경계 내에서 적당히 깝치는 느낌이랄까요. 선을 넘으면 예술병 걸린 사람으로, 선 조차 얼씬 못하면 재능도 없다는 소리가 들리는데, 그런 관점에서 츠카모토 신야가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영화 외적으로, 제가 서두에 매트릭스와 대런 애러노프스키를 언급했는데요. 사실은, 이 영화의 시작에 영향을 준 것들은 아키라와 데이비드 크로낸버그지만, 영화가 공개되고 많은 영향을 준 것이 바로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π>입니다. 애러노프스키의 첫 장편 데뷔작, <파이>가 제작되기 전에 감독은 바로 이 <철남>에 엄청난 영감을 받아 파이를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있죠. 또, 이런 파이가 영향을 준 영화가 바로 <매트릭스>입니다. 실질적으로, 영화를 보더라도 등장하는 기계들의 세상을 통해 아주 잘 드러나죠.

 뿐만 아니라, 크로낸버그의 <크래시>도 앞서 말씀드렸듯이, 영화 자체의 일부 풀롯이 <철남>의 뻉소니와  섹스씬을 잘 표방하고 있습니다. 교통사고로 차가 꼬라박힌 와중에도, 성욕을 주체하지 못하는 두 남녀에서 말이죠.

이 점에서, 프랑스의 사회학자이자 철학자 겸 작가인 장 보드리야르는 '쾌락은 실제적인 대상들이지만, 흔히 환상적인 어떤 기술적 기구에 의하여, 기계에 의하여 항상 중개되어 있었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거기서의 쾌락은 자동차와 기계화된 발의 충돌에서 직결된다고 철남과 크래시에서 볼 수 있습니다. 즉, 자동차는 필수불가결하게 두 남녀의 섹스를 이끌어내는 필수요소가 돼버렸다는 것을 잘 드러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덧붙여, 소심한 회사원이던 타구치는 관점에 따라 이 세상(영화 속 배경)을 신마냥 구원하거나 파괴하는 것이.. 자기를 파괴하고 생명이 없는 무기물로 환원시켜버리는 죽음의 본능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삶의 욕구와 죽음의 욕구 조차 그것을 대립시켜 보는 이야기도, 인간에 대한 환멸과 변화 및 진화로부터의 갈망에 대한 이야기, 즉 에로스와 타나토스의 도덕적 신미앙을 아주 잘 은유하는 주제의식을 갖고 있는 영화라고 봅니다.

 이외에도, 이런 강철 기계의 폭력성과 강력함을 영감받아 만든 영화들이 있죠. 저는 나름 재밌게 봤는데, 평이 그리 좋지 못한…<머신 걸(2008)>과 같이 변형기담의 원류를 다르고 있습니다. 얘도 재밌으니, 추천드립니다.

 

 사실, 이 영화가 제작된 일본사회는 1980년 대는 일본의 리즈로 불리우는, 버블경제를 맛본 경제 최고조 시대였습니다. 세계 100대 기업 중 반 이상이 일본 기업이었고, 도쿄 땅이 미국 땅값과 맞먹는 수준이였죠. 하지만, 이렇게 잘 나가는 시대라고 해서, 누구는 평생 일해도 집 하나 살 수 없는 부동산 가격을 마주하는 현실, 낙오자와 실패자는 없었을까요? 이런 아름다운 인생을 위해 추구하는 삶을 뒤로 한 채, 아키라의 폭주족, 철남과 같은 비정한 기계 생명체, 경쟁에 뒤쳐진 인간들도 있었겠지요.

이 영화에서 먹고 살기 힘든, 타구치 조차 어떻게 보면, 실제로 빈약하더라도 강철의 기계인간으로 변모해 초월적인 강자가 되어 이 세상을 지배하고, 다스리겠다는 관통심리가 어떻게 보면 염세적인 구원은 아닐까요?

 

 이 영화에서 신야 감독은, 감독, 각본, 촬영, 편집, 미술, 조명, 연기까지 하는 그 시대에는 불가능할 정도의 역할을 맡아, 이 영화를 탄생시켰는데, 정말 색채가 강하고, 그만큼 호불호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이한 에너지와 오락적 사이파이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이 영화, <철남> 반드시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덧붙여, 제가 개인적으로 영화 역사상 제일 좋아하는 추격씬이자, 이 영화의 진면모인 스톱액션의 장면 중 하나 한 번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프로유저 프로유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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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한때 씨네필들의 필수 컬트 영화로 꼽혔는데..
요샌 츠카모토 신야 감독 이름이 거의 언급이 안 되는 것 같아요.
댓글
프로유저글쓴이 추천
23:16
3일 전
profile image
golgo
개인적으로... 대체제(?)가 많아져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애러노프스키는 신야 후배격인데, 오히려 지금으로서는 더 인기가 많죠... ㅜㅜ 크로낸버그가 특이하게 아주 쭉 이어지는데,, 제가 보기엔 2000년대에 츠카모토 신야 감독이 약간 삐끗해서 그런 것 같네요. 그 감성을 잃고 약간 휘청인 게 큰 것 같아요..😓
댓글
23:31
3일 전
profile image 2등
말로만 듣던 작품인데 글로만 봐도 강렬하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댓글
프로유저글쓴이 추천
23:18
3일 전
profile image
paul26
초반에 휘몰아치는 것이 정말 인상적이라... 취향에 맞으시면, 정말 훌륭한 영화입니다. 신야 감독이... 모든 프로덕션을 다 도맡아 한 것이 경외감이 들 정도입니다^^
댓글
23:33
3일 전
profile image 3등

엄청난 영화와 엄청난 리뷰..! 한번 보고 싶어지네요 필력이 ㅎㄷㄷ하세여 ㄷㄷ..오들오들 오드리헵번

댓글
프로유저글쓴이 추천
23:19
3일 전
profile image
굉장한 작품이죠!!!
이 작품으로 신야 감독님의 팬이 되었어요
댓글
프로유저글쓴이 추천
23:21
3일 전
profile image
카란
이 작품이 신야 감독의 시작인데... 지금은 필모가 용두사미꼴 나버려서 상당히 좀 아쉬운 것 같습니다 T_T 힘내서 다시 초창기의 모습을 보고 싶네요
댓글
08:32
2일 전
정말로 멋있는 후기네요. <철남>은 정말 사랑스러운 영회인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번뜩이는 활동을 보여주지 않는 것이 슬플 따름입니다. 저는 <킬링>도 재미있게 봤기에..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일본의 컬트적인 영화는 정말 좋았는데 말이죠. 미이케 다카시의 <비지터 Q> 같은.. 요즘은 해당 감독들의 폼이 떨어지기도 했고, 시대가 시대인지라 그런 자극적이거나 민감한 주제를 섯불리 제작하지 않는 것이 아쉽기도 하네요. 고어와 같은 마이너 장르로 메이저 감독으로 발돋움한 감독들이 더이상 고어를 찍지 않는 것과 비슷하달까요. 아무튼 멋진 리뷰! 감사합니다. 두고두고 읽을 것 같습니다.
댓글
프로유저글쓴이 추천
00:01
3일 전
profile image
Beyoncé
린치 감독처럼 옛날의 그런 신선함과 그로테스크에서 오는 짜릿함이 많이 퇴색된 게 정말 아쉽습니다. 이런 장르영화가 사실은 이제는 메이저 장르로 올라서게 된지라, 다시 돌아오려면 <철남>같은 천재적인 능력이 발휘가 조금 필요한 순간 온 것이 아닌지 생각이 듭니다..
저도 신야 감독을 좋아해서 필모 자체를 그래도 좋아하는데,, 2000년대부터 말잇못... T_T
댓글
09:29
2일 전
리뷰 잘 읽었습니다 주말에 한 번 보고싶네요
댓글
프로유저글쓴이 추천
00:27
3일 전
profile image
와바박
영화 자체가 솔직히 너무 재밌어서... 후회는 없으실 거에요 ㅎㅎ
댓글
09:31
2일 전
부산영화제에서 봤네요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아키라도 생각났고 말씀하신 플라이도 생각났고요
댓글
프로유저글쓴이 추천
03:15
3일 전
profile image
MJ
의도적으로 차용한 부분들이 있는지라, 서로 상호관계를 맺는 느낌도 있어서 같이 연달아 보면
더 인상적이기도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09:32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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