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검은색이 되고 눈을 감는다. <모어> 시사회 후기
오랜만에 몰입하며 보게되는 영화였습니다.
감독님께서 큰 메시지 없이 2시간 남짓하는 그 시간에 영화관이라는 분리된 공간에서 오롯이 등장인물이 되어보는 재밌는 체험이라고 하신 말에 백번 공감했지만,
그 경험 자체가 저에게는 큰 메시지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고 느낀 첫 감정은 충격이었습니다. 당연히 한 인물의 인생을 자신만의 생각으로만 만들어 낼 수는 없지만, 인간의 뇌 인지 구조상 고정 관념을 가질 수 밖에 없기에, 저는 이 고정관념이 부정적인 편견이나 차별의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게 지각하고 느끼며살아 오고 있는데,
역시나 영화를 보면서 가진 제 생각들이 깨질 때면 그 충격은 너무나도 신선하게 다가왔고, 그때마다 모어는 오히려 자기를 보란듯이 모든걸 꺼내 놓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일하 감독님은 그런 모어의 모습을 영상속에서 너무나도 잘 담아주셨습니다.
그리고 모어의 일대기가 이어지며 모어가 가진 여러가지 색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각자에게 당신의 색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답하기 쉽지 않거나, 지금 가장 뚜렷한 한 가지의 색을 말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 지구에 그리고 이 대한민국 사회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이어진 관계를 끊을 수 없기에 그 누구도 하나의 색만을 지니고 있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한국 시골에서부터 제냐를 만나고 뉴욕의 공연까지 모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빛과 다르게 색은 섞일수록 어두운 색이되고 끝에서는 검은색이 됩니다. 모어는 그렇기에 끊임없이 고통받고 사회를 지옥으로 표현하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이상하게 모어의 색깔이 어두워질수록 관객은 환호하고 눈물을 흘립니다. 모어는 자신의 있는 모습 그대로 어두운 색은 나쁘다라는 부정적 편견을 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가 이 영화를 보면서 느낀 메시지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어차피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삶 속에서 여러 색깔이 섞이면 어두워지는 나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 색을 오히려 멋있게 표현할 방법을 찾아야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여러 색들이 섞이다 결국은 검은색이 되어 눈을 감게되도 검은색을 두려워하지 않게 말입니다.
좋은 자리 만들어주신 익무, 감독님, 배우님 모두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추천인 6
댓글 4
댓글 쓰기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멋진 후기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