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즈 라이트이어] 스포일러 간략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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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즈 라이트이어] 스포일러 간략리뷰
분명 작품 자체로는 괜찮은 작품인데, 아직까지도 왜 이렇게 아쉬움만이 가득한지 모르겠습니다. 이 작품이 픽사의 작품이라는 이유 때문인 건지, 아니면 결국 오랜만에 찾아온 [토이 스토리]의 외전에 대해 내가 그리워하던 무언가가 부재했기에 아쉬운 건지 … 도통 모르겠어요. 작품의 러닝 타임 적절하고, 액션도 기대 이상이며, “THIS IS THAT MOIVE”라는 초반부의 설명을 통해 [토이 스토리]의 외전이라는 성격을 드러내는 지점들 모두 마음에는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요소들이 종합해서 극장을 떠날 때는 허탈함만이 가득하다니, 참으로 오묘한 경험이네요.
앞서 이야기한대로 이 작품은 의외로 [토이 스토리]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그래도 잘 선포하며 영화를 시작합니다. 결국 전체적으로 본다면 [토이 스토리] 사이사이에서 가끔 등장했던 앤디가 장난감을 가지고 놓는 장면을 영화처럼 표현한 장면들을 아예 극대화, 즉 버즈라는 완구가 어떤 프랜차이즈에서 태어난 완구인지를 제대로 짚어주는 이야기가 핵심이 될 수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기에 [버즈]의 성장보다는…결국 영화에서 각각의 요소들이 예를 들면, 제트팩, 레이저 등이 자잘하게 등장하며 어떤 연유로 버즈의 상징적인 특징이 되어가는 지 보는 재미가 있기는 하더라구요. 즉, ‘버즈’가 우리가 아는 ‘버즈’의 외형으로 점차 거듭나가는 모습을 보는 재미는 꽤나 있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제트팩은 언제 등장하지 싶었는데, 아주 마지막에 제대로 결국 임무보다 우정이라는 가치를 선택하는 버즈의 선택과 맞물려서 연출하는 지점이...꽤나 인상깊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또한 오랜만에 ‘아이맥스’라는 포맷으로 보는 애니메이션과 우주라는 공간의 조합이 주는 매력은 정말 이 작품에서는 떼어 놓고 이야기하기 어려울 정도로 이 작품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른바 ‘나사’와의 협력까지 이루어진 이 작품은, 단순히 우주와 관련된 비주얼적인 측면의 쾌감을 영화의 바로 첫 장면부터 느껴지게 하는 시각적인 경험을 하게 해줍니다. 특히 각종 비행 장면이나, 결말부에 등장하는 호손의 우주 유영 장면이 비록 분량은 생각만큼 길지 않았지만, 충분히 이 작품의 목적이 어디를 향하고 있었는 지 단적으로 드러낸 예가 아니었을 까 싶네요. 더불어 아이맥스와 일반 화면의 변화라는 것을 아예 연출에 일부분으로서 사용하는 지점은 훗날 [스타 트렉] 시리즈가 이를 좀 잘 참고해서 사용하면 너무 좋겠다라는 생각도 했고, 그 근처의 항성을 원형으로 통과하는 비행이나, 광속에 도달하는 순간의 연출이 정말 상당한 지점들이었다는 것은 분명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네요.
하지만, 우주의 외면에서 오는 아름다움만큼, 이 작품은 ‘우주’가 주는 속성을 그대로 사용합니다. 특히 정말…이 얘기까지는 할지 몰랐지만, 이미 ‘크리스토퍼 놀란’의 [인터스텔라]에서 한 차례 조너선 놀란의 상세한 각본과 함께 꼼꼼히 다루어졌던, 광속 비행이라는 소재 때문에 벌어지는 상대적인 시간의 흐름으로 인한 사건들의 여파가 극의 핵심으로서 또 다시 매력을 펼칩니다. 이러한 이야기들이 초반에 밀도 있고 속도감 있게 구성되는 초반부 30분은 정말, 이 작품의 호불호가 왜 있지라는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매력이 넘치는 초반부였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더욱이 초반부 버즈에게 가장 큰 사건으로 작용하는 자신의 동료를 시간에게 잃는 순간에 보여지는 그 찰나의 감정이, 내가 그래도 ‘픽사’의 작품을 보고 있구나…느낄 수 있는 지점이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상기의 모든 장점들은 결국 너무나도 픽사답지 않은, 이야기에 무너져 내려버립니다. 그 동안의 픽사의 이야기는 아이에게는 수업이 되고, 어른에게는 위로가 되었습니다. 단순히 아이들의 영화가 아니라…이 작품을 보는 어른들로서는 내가 현생에 치여 잊고 살았던 인생의 소중한 가치에 대해서 심금을 건드리고, 그 가치를 다시금 회상하게 하는 데 목적이 있었습니다. [소울]에서는 내가 안정감을 위해서 포기했던 내 열정을 떠올리게 했고, [인사이드 아웃]에서는 나의 복합적인 감정과 관련된 작은 추억들을 되돌아 보게 했으며, 이 작품과 관련 있는 [토이 스토리]에서는 나의 유년시절의 즐거움을 오로지 채워주었던 장난감을 더 이상 물건에 국한된 것이 아닌, 나의 친구, 아니 유년시절의 상징 자체로 그 존재의 의의를 발전시켜 주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버즈 라이트이어]는 이 영화는 앤디가 좋아하던 그 영화라는 지점과 함께…상기의 가치가 아닌 정말 그 나이의 ‘앤디가 좋아했을 법한’ 영화를 만들어냅니다. 그래서 성인 관객을 생각한 듯 광속의 차원을 벗어나 시간 여행으로 인한 다른 나의 존재가 만들어진다는 설정까지 추가해보며 아이디어를 내보긴 했지만, 이게 애지당초 머리에 제대로 인식이 안될뿐더러 이 과정까지 가는 지점이 너무나 산발적이라는 것이 이 한계를 더욱 부각시켰습니다. 결국 신입을 싫어하고 독자적인 모습의 [버즈]가 팀이라는 개념, 친구라는 개념을 받아들이는 것에서 나오게 되는 성장이라는 모습까지는 어떻게 그려냈으나, 그 팀이라는 개념을 받아들이도록 하는 많은 갈등의 발생과 해결이 너무나 단순하고, 나열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오히려 버즈의 손발을 묶는 즉, 버즈의 매력이 제대로 발산이 안되는 순간들로서 극을 채워나가죠. 그렇기에 초반부의 흥분감은 오히려 후반부의 실망감으로 더욱 크게 돌아오게 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하게 되구요.
결국 [버즈 라이트이어]는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실패라는 표현이 제일 어울리는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추억 속에서 아름다움을 빛내는 그들이 우리의 곁으로 다시 다가올 수 있는 방법은 [버즈 라이트이어]을 기점으로 무궁무진 해졌습니다. 이런 영화적인 시도가 될 수도 있고, 디즈니 플러스라는 통로를 이용한 시리즈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여기서 오는 기쁨 자체는 여전히 부정하기 어렵네요. 하지만 동시에…[버즈 라이트이어]를 통해 내가 이들에 대한 애정이 어느 정도였는지, 그 현실을 자각하게 되는 순간들이 계속 찾아오는 것 같아 무섭습니다. 내가 이들을 생각만큼 좋아하는 건 아니었나…라는 지점들이 생겨나는 지점 자체, 그리고 점점 이들에게 무뎌져버리는 이 순간 자체는 오히려 [버즈 라이트이어]의 정말 눈에 보이지 않는 큰 실패가 아닌가 싶네요. 어쩌면 이들의 이야기보다는 그저 이들이 앤디와 소소한 추억을 쌓은 그 행위 자체가 내게 소중했던 것이지, 이들 자체의 사연은 크게 궁금하지 않았다는 점을 자각해가고 있는 것 같네요.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입니다.
요약 - 노스포 단평으로 대체합니다.
추천인 13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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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기에는 좋았던 것(?) 같습니다 ㅎㅎ
저도 영화 초반부에서 버즈가 포기하지 않고 반복되는 시도를 하는 과정에서 자신은 멈춰있고, 다른이들의 시간은 흐르는 것을 바라보는 연출이 제일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조금은 다른 비유지만, 마치 경쟁 사회에서 도태된(혹은 평범과는 다른 흐름을 선택한) 개인이 주변인이 되어 다른 이들의 삶을 바라보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어요.
가장 친하고 자신을 믿고 지지해줬던 친구를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상황에서는 눈물마저 나더라구요. 여기까지의 연출은 디즈니 단편선이나 같은 픽사 작품 중에서도 대단히 좋은 편이었습니다.
저 역시도 왜 이 작품에 불호가 많은가 이해하면서도 안타까운 감정도 듭니다. 그들 개인에 대한 깊은 이해보다도 그들의 아름다운 관계를 더 좋아하지 않았는가에 대해서도 공감합니다.
어떤 작품에 애정을 가지면서도 시간은 작품과 나의 관계마저도 바꿔버리는 것 같습니다. 때론 새로운 시점이 열리기도 하지만, 씁쓸한 순간들도 많더라구요.
초반부의....우정과 임무 사이에서
결국 임무를 선택하고 나서야....
뭔가 상실감을 느낀 그 지점에서의
감정들이 너무 ... 가슴을 울렸습니다
작품 자체의 문제인건지 가물가물했는데...
음 아무래도 작품 자체의 문제기도 했나보네요
노스포단평 말씀에 동감합니다
픽사 애니 별로 안봤고 토이스토리 안본 저는 꽤 재미나게 봤거든요
애니가 우주아맥비 화면영상을 보여주는것만으로도 볼만하다 생각하는데 팬분들의 심정을 몰라서 그렇게 느끼나봐요😅
아무래도....그 경험의 누적에 따른
관람의 포인트의 차이는 정말 있긴 한가 봅니다
확실히.. 앤디 또래 소년이 봤으면 좋았으려나요.^^
어른 눈에는 좀 안 차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