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 스포일러 간략 리뷰
스포일러 있습니다.
평소에는 요약하지만...
오늘은 요약하지 않겠습니다.
짧게 표현하는 것이 불가능하네요.
[브로커] 스포일러 간략리뷰
영화가 끝난 지금 신파와 미화….이 단어가 왜 간간히 나왔는 지 ‘이해’는 갑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 작품에 어떻게 그런 표현을 쓰면서 작품을 나타낼 수 있는 지 화도 나더군요 이 작품은 정말 단순히 한국 사회가 아닌, 각박해져가는 사회 속에서 ‘사람의 감정’이 가지는 의의, 그 중요성에 대해서 너무나 자세히 심도있게 그려낸 작품이네요. 표면적으로는 어떻게 일본인 감독님이 한국의 구석구석의 차가움과 그 속의 아름다움을 담아 내었는 지 신기해하고, 그 안을 파낼수록 가족의 의미를 하나하나 곱씹게하는 여러 요소들에 끊임없는 감탄이 나오게 되는 그런 작품이었네요. 경이로웠다는 말로서 리뷰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분명 ‘베이비 박스’라는 사회의 불편한 민낯으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시종일관 묘한 따듯함 속에서, 동시에 도덕적인 차원에서의 불편함을 고스란히 담아냅니다. 사회 문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대놓고 언급하기 보다는 그냥 우리 모두의 생각들을 그저 담아내는 것에 집중합니다. 동시에 환경적으로는 시종일관 내리는 비 등을 이용하는 하강적인 이미지와 반대로 주인공들은 항상 언덕 위와 같은 상승의 장소를 향해 나아가거나, 추락하기 보다는 계속에서 옆으로 움직이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도덕적인 차원에서의 죄책감으로 인한 하락을 피할수는 없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꿋꿋이 맞서려는 그들의 모습을 영화 내에서 계속 그려내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더라구요.
하지만 그러한 민낯은 작품의 전체를 지속적으로 관통합니다. 단순히 ‘아이를 버리는 부모의 심정’이라는 작품의 가장 외면적인 큰 주제부터 시작해서….때로는 ‘낙태’라는 기본권의 문제를 다루기도 하고, ‘사실혼과 법률혼’의 문제에 대해서도 은근히 짚어주며….더욱이 가정 내에서도 벌어지는 잔혹 범죄가 증가하는 지금의 현실에 대해서, 도대체 ‘가족’이라는 사회의 가장 기본 구성집단이 우리 사회 및 그 집단을 이루고 있는 개인에게 어떤 의미로서 받아들여지게 되는 지에 대해, 제작진 개인의 어떠한 가치관의 판단 없이 오로지 ‘담아냄으로서’ 그 의미를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노력합니다.
이 과정에서 어쩌면 ‘소영’이라는 미혼모 배경의 캐릭터와 미혼모의 아기를 극의 중심으로 삼은 것은 참으로 대단한 선택이었네요. ‘아기’는 단순히 가족의 기본 구성원이 아닙니다. 개인에게는 삶에 있어서의 가장 소중한 선물이고, 가족의 구성원들에게는 자신의 집단이 확장하고 자신의 삶의 의미가 조금이라도 구현되어 가는 과정의 원인이 되어 줄 수 있으며, 사회 전반으로는 결국 이 사회가 유지될수록 하고….우리의 현재의 유산이 남을 수 있도록 하는 구성원입니다. 그렇기에 이 구성원에 대한 인간의 근본적인 감정은…..비록 ‘인신매매’라는 극악무도한 수단이 개입하게 되더라도, 그 행위를 하는 사람에게는 선한 영향….즉, 죄책감을 더욱 강조하고, 자신의 행동의 옳고 그름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직면하게 만듭니다.
동시에 이를 브로커와 경찰의 관계라는 작품 내 캐릭터 간의 관계를 통해 더욱 부각시키더군요. 경찰은 통상 사회의 도덕적인 기준과 척도를 의미합니다. 이들의 행동은 사회적인 가치로 본다면 절대적으로 선의 가치를 지향하도록 해야합니다. 그렇지만, 인신매매가 목적이더라도 최대한 좋은 부모를 찾아내주기를 원하는 브로커의 모습에 비한다면, 단순히 빠르게 인신매매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이들의 모습은 가족의 가치를 떠나서, 정말 우리가 추구하는 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까지도 이어지게 하죠. 아이의 가치에 대한 고민은....없고,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는 이유에 대한 고민보다는 개인의 책임만을 중시합니다. 우리 사회의 모습에 대한 치부를 직면할 용기는 부족합니다. 브로커도 그 치부는 직면하는 데 말이죠. 그 잠복하는 차 안에서….’우리만 아기가 팔리기를 바라고 있나봐’라는 짧은 대사가 왜 아직도 머릿속을 그렇게 맴도는 지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영화 전체를 놓고 단순히 표면적으로만 본다면 이 작품은 단점도 상당히 많은 작품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을 듯 합니다. 굳이 존재했어야 하나 싶은 캐릭터도 있었고, 왜 넣었는 지 모르겠는 설정들도 있었죠. 이유는 이해하더라도….굳이 살인범이라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부여할 필요가 있었는 가는 아직도 의문이기는 합니다. 또한 가족이 되어간다는 그 모습 자체는 효과적으로 표현되었지만서도, 그럼에도 이들이 범죄자라는 사실이 시종일관 보는 관객들에게 인지되면서 이게 작품에의 온전한 몰입을 방해하는 것 아니었나….라는 생각도 계속 들구요. 또한 공간적인 배경의 이동이 너무 잦다보니 영화 전체적으로 산만하지 않나 느낀 지점들도 분명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주제로 보면 상당히 효과적이었지만, 경찰과 브로커의 이 관계의 묘사가 너무 날서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하지만 이 작품들의 장점은…상기의 단점들을 결과적으로는 커버해줄 정도로 강렬한 장점들입니다. 더 이상 가수가 아닌…배우로서의 새로운 막을 제대로 시작한 이지은이라는 배우의 발견이 대표적인 예시 중 하나가 아닐까 싶네요. 특히, 소영이라는 캐릭터의 분노가 정말 잘 표현되지 않았나 싶어요. 자신에게 찾아온 새로운 생명이라는 존재감에 대한 다양한 감정들….특히 사랑과 걱정, 근심, 자존심등 이 모든 요소들이 눈빛과 짧은 대사들….더욱 대단한 것은 양 옆의 엄청난 배우들이 함께하는 데도 그 사이에서 자신의 매력을 가수로서가 아닌 배우로서 온전히 보여준 것은 실로 대단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제 리뷰를 마치기 전에 가장 좋았던 장면에 대한 이야기를 … 잠시 해볼까 합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세차장 장면’입니다. 그 짧은 장면으로 이들이 가족이 될 수 있다는 일말의 희망이 느껴졌을 때의 그 흥분 때문에….결국 이후의 엔딩이 더욱 울림이 있지 않나 싶거든요. 아들에게 지어줄 이름까지 지어놨지만 아들이 없다는 상처, 아버지가 필요한 버려진 아들의 상처, 어머니에게 쪽지 하나로 버림받은 사람의 상처, 쪽지 하나만 남겨놓고 아이를 버린 여자의 상처....이 모든 상처들이 서로를 통해 치유를 받는 모습이 너무나 슬프더라구요. 하지만 .... 이 작품은 아직 늦지 않았다는 송강호 배우의 대사를 터널 속 어둠과 기차의 소음에 묻어버며 희망을 뺏어갑니다. 희망은 터널 사이와 사이의 빛처럼 남아있지만….이들의 과거 / 즉 어둠은 그들의 희망을 뒤덮어버리고 그 남은 일말의 희망이라는 존재를 지워버리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어쩌면 그들의 ‘베이비 박스’는 ‘판도라의 상자’와 같은 것이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판도라의 상자의 기저에는 희망이 남아있지만….그들은 다시 그 상자를 열 자신이 없었습니다. 아이와 관련된 자신들의 고유의 상처만이 남아있을 까봐, 그들이 선택할 수 있었던 마지막 희망은 그저 ‘태어나줘서 고맙다’는 칠흑 같은 어두움속의 메아리로만 남을 수 밖에 없었죠. 오히려 이 아픔을 딛고, 자신의 신념을 부셔가며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은 배두나의 ‘수진’ 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그렇게 ‘우성’과 함께 할 수 있는 삶, 자신의 삶에 불쑥 들어오게 된 구성원에 대해 애정을 다시금 주고, 자신 역시 발전할 수 있는 계기…즉, 남아있는 희망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어찌 보면 이 작품은 상당히 열린 결말로 접근하는 것이 옳을 겁니다. 근데, 어찌보면 이들이 후에 재회를 했을 지, 아닐지는 크게 중요한 사항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아직까지도 드네요. 열린 결말이다 아니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알아가는 것 자체, 그리고 가족이 되었었다는 그 추억 자체만으로도 그들은 이미 가족으로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니까요. 물리적인 공간의 개념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그럼에도 감정, 추억, 애정과 같은 추상적인 개념으로도 이해할 수 있는 그 개념이 바로 ‘가족’이기에 확실한 엔딩보다는…우리 모두에게 선택지를 남겨 놓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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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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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남은 하루 즐겁게 보내세요
아직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열린 결말의
또 다른 장점 아닌 가 싶어요
최대한 풀어써보려고 했는데....항상 부족합니다
남은 하루 즐겁게 보내세요!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게 다르겠지만, 저도 신파는 아니라고 느꼈네요.^^
오히려 감정적인 순간을 무덤덤하게,
현실 같이 그려내시는 연출과 연기들이
더욱 눈물샘을 자극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풍부해져서 그런지....지금 아직도
여운이 짙네요.....델라님도 남은 하루 잘 보내세요!
잘 읽었습니다.
캐릭터 자체는 확실히 부족함은 있는 것 같아요
워낙 연기로 잘 살린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크네요
분명히 단점들...특히 작성하신 리뷰에서
말씀하신 것 처럼 전개 방식에서, 두개의 이야기
즉 브로커와 경찰의 이야기가 서로 융합되어
하나의 결말로 가고 있다는 지점에서의 아쉬움은
다소 남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