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유) [매스] 산 사람은 살아야지. 살아가야지. 가슴에 품고.
개봉 전부터 익무에서도 소문이 자자한 영화. 아무것도 모르고 가야 한다고?
이 영화, 작년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부터 익무 안에서 엄청나게 입소문이 나던 영화들 중 하나였죠. 관람한 익무님들 중 불 호평이 전혀 안 보일 정도여서 "정말 엄청나게 잘 만든 영화인가 보다. 나중에 개봉하면 꼭 봐야겠다."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드디어 이 영화가 개봉했습니다. 역시나 개봉 후에도 익무내에서 호평 일색이어서 도대체 어떠한 영화인지 정말 너무나도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주말이 되자마자 예매하고 여러 익무님들이 말씀해주신 대로 정말 아는 거 하나 없이 영화 <매스>를 보고 왔습니다.
연극을 보고 있는 듯한, 홀리듯 빨려 들어가는 111분의 감정의 파도타기
영화는 정말 굉장히 심플하게 시작합니다.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방, 그 안에 테이블 하나, 의자 4개. 그리고 그곳에 주인공인 두 부부가 들어오면서 영화의 스토리가 시작되죠. 굉장히 정적이면서도 관객들에게 불친절하게 시작하기에 지루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야기가 중반으로 들어서면서 두 부부의 관계를 알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하기 시작합니다. 총기 난사 사건의 가해자 부모와 그 사건으로 인해 아이를 잃은 피해자 부모, 진짜 절대로 섞일 수 없는 물과 기름 같은 이 두 부부가 주고받는 대화는 문장 하나하나가 칼이 되어 그들을 상처입히면서도 자기 자신들을 상처입히고 있었죠. 그리고 결국 그 아픔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니 벗어나야 하기 때문에 피해자의 부모는 가해자를 용서하고 마음의 안식을 얻으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한정된 장소에서만 벌어지는 대화 위주의 영화이기 때문에 굉장히 연극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연극으로 이 스토리를 보게 되어도 굉장히 좋았을 것 같아요.
겪어보지 않으면 모를 가해자 지인으로서의 감정. 개인적으로 좀 더 깊게 느껴지는 영화
개인적으로 저는 의도하지 않게 가해자가 되면서 하늘로 떠나간 친구가 있었습니다 (예전에 익무에서 말했던 적이 있었죠). 분명 그 친구의 잘못이 분명했고 그 친구가 잘못하지 않았다는 건 아닙니다. 그렇지만 그 당시 인터넷상에서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그 친구의 편은 한 명도 없는 정말 세상의 모든 게 그 친구를 공격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의 비난을 보며 가족이 아닌 그저 친구였던 내가 보기에도 가슴이 너무나도 아픈데 친구의 가족분들은 얼마나 가슴이 무너지시는 기분이실까 라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초반에는 그때 당시의 감정이 떠오르면서 굉장히 보기 힘들더라고요. 그렇지만 영화가 진행되면서 "결국 산 사람은 살아야지"라는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나왔을 때 눈물이 나왔습니다. 결국 그 친구가 가버리고 난 뒤에도 저는 이렇게 계속 살아가고 있다는 게 왠지 모르게 실감이 나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용서라는 엄청나게 큰 용기를 보여주는 피해자 부모의 가슴 아픔 또한 느껴져 눈물이 나왔습니다. 저는 개인적인 경험이 존재해 영화에 좀 더 깊게 몰입하게 되었지만 이러한 경험이 없으신 분들이 보기에도 이 영화는 굉장히 깊고 진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굉장한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익무님들도 꼭 한 번씩은 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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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감명 깊은 작품이었네요.
리뷰도 잘 읽었다는 말씀 뒤늦게 드립니다
불친절할 때가 '이들이 대체 어떤 관계일까?' 더 흥미롭더군요. 현장의 내용을 상세히 안 말했으면 다르게 좋았을 영화라 생각합니다.
중후반부까진 왜 굳이 만나서 저 사단을 만들어 서로의 덮어둔 상처에 소금 뿌리는지 답답한 마음으로 봤습니다 퓨....
적어주신 "산 사람은 살아야지" 와
응어리를 풀어내야 남은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질거라는 후반부을 보면서 ㅠㅠ
용서와 구원.....작품의 핵심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