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무 시사)더 노비스-리뷰
곧 미팅이 있어서, 급히 씁니다. 조금 죄송하네요.
<더 노비스>는 두 가지 관점에서 영화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스포츠, 그리고 철학.
적어놓고 보니 매우 막막한 두 가지를 주제로 내밀었습니다.
먼저 스포츠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일반적인 스포츠 영화는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이를 통해 관객에게 울림을 주는 형태가 대부분입니다. 여기에 역사나 정치 등이 배경으로 가미 되면 감동이 배가합니다. 멀리는 <불의 전차>, <록키> 시리즈 등이 있겠습니다. 물론 존 보이트가 출연한 <챔프>와 같이 가족에 초점을 맞춘 영화도 다수입니다. 이러한 스포츠가 주는 감동은 결국 통과의례에서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느냐, 또는 극복하지 못한다면 그게 무엇 때문인가, 등에 주안점을 두기 마련입니다.
두 번째 철학.
영화에서 철학이라니 매우 형이상학으로 들립니다만.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발생하는 관계가 곧 철학이므로 우리가 보는 거의 모든 영화는 감독이 가진 철학의 구현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이 철학을 개인의 가장 지극한 관점까지 끌어오다 보면 개인의 장애에도 다다르기 마련입니다. 만약 인간이 인간과 관계를 두거나 교류하지 않는다면 개인의 장애는 생겨나지 않을 것이고, 이것 역시 철학의 성립과도 맞닿을 것이니 소위 변증법으로 보자면 틀릴 수 없는 답이 됩니다.
최근 사회는 지극한 개인주의에 직면했습니다. 개인의 양보나 타협을 당연하다고 말할 수 없는 단계에까지 이르렀지요. 오죽하면 호의가 지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 는 말이 대히트를 칠까요. 그런 면에서 보자면. 인간이 개인으로 성찰하고 발전하는 모습은 스포츠 영화와 철학의 궤가 같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둘을 합쳐 놓는다면 어떤 영화가 탄생할까요? 특히 지극한 개인주의와 스포츠! 라고 해둔다면요.
어쩌면 영화 더 노비스가 답을 줄지도 모르겠습니다.
편집증을 가진 완벽주의자 알레스 돌이 조정부에 들어갑니다. 이 부분에서 관객도 또 등장인물도 돌의 의도를 알 수 없습니다. 그저 친구의 대사를 빌어 돌 역시 장학금을 위해 조정을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영화가 종반에 다다라 갈수록 이러한 예상은 무참하게 빗나갑니다. 노력으로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고 믿는 돌로 인해 주변인들이 관계에 종말을 맞거나 걸끄러워지는데도 불구하고, 오로지 기록 향상만을 목표로 정진하는 돌은 보기에 따라 악인이기도 하고, 느끼기에 따라 현대인의 숙명을 좇는 선인으로도 느껴집니다. 이러한 양립에는 선이나 악으로 나눌 수 없는 개인의 실존적인 철학에 대한 정립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가족에게는 그렇게 못하면서 남에게만 잘하는 사람은 과연 좋은 사람일까요?
내 목표를 위해서라면 그 어떤 것도 차치해도 되는 목표 지상주의는 틀렸을까요?
<더 노비스>에서, 알렉스 돌은 바로 이러한 현대인의 성공과 실존, 관계에 대해 행동합니다. 감독인 로렌 헤더웨이는 이를 오히려 정립하지 않는 역설로 화두를 던집니다. 양립하기 어려울 것 같은(실재로는 분명 양립하지만) 스포츠와 철학이 <더 노비스>에서 답을 찾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오로지 기록만으로 목표를 끝낸 알렉스 돌의 모습에 돌을 던지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돌의 내면이나 주변을 위해 극단적으로 사용한 클로즈업과 인서트, 부감과 대비는 영화의 주제를 잘 전달해주었습니다. 보는 내내 갑갑함이나 막막함을 느꼈다면, 이러한 편집 때문이 아닐까.
남이야 어떠하든, 내 목표를 끝내고 웃는 알렉스 돌에게서, 쾌감과 함께 안타까움이 교차하는 것은 현대를 사는 우리라면 당연하지 않을까! 스포츠와 철학이라는 두 주제를 병립했지만 무리하여 합치하지 않은 영화가 <더 노비스>입니다. 빌런이기도 하며 영웅이기도 한 알렉스에게 우리가 돌을 던질 수 없는 이유는, 인간의 존립과 궤를 같이 하는 영화 주제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나는! 분명 함께 살지만 반대로 분명 혼자 살기 때문에.
추천인 7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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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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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편집증에 의한 심리적 압박감은 블랙스완급은 절대 아니었어요
블랙스완은 제가 n차를 못하는데 노비스는 그정도는 절대 아닙니다😅
다만 무조건 사운드관을 고르셔서 보세요
영상에 맞춰 흘러나오는 배경음과 ost가 좋은쪽으로 무지 자극적입니다
근데 상영관이 생각보다 적네요. 용산 박찬욱관밖에 선택지가 없는...ㅋ
(맞은편 용아맥에 범죄도시 쿵쿵 때려댈텐데...ㅜ)
나름 사운드 빵빵한 편이라 왠만한 흘러나오는 소음에 밀릴 영화는 아니긴해요
개인주의적 관점에서 본다면 주인공의 편집적을 넘어 광기에 가까운 성취욕을 말씀처럼 생각할수도 있겠네요
생각치 못한 관점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밤이 늦어갑니다. 행복하고 좋은 밤 되십시오.
21세기 스포츠물은 과거랑은 확실히 달라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