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시오페아> 시사회 후기 ( 스포 O )
우선, 시사회 참석 기회를 주신 익스트림 무비에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익무에서 마련해주신 좋은 자리 덕분에 정말 뜻깊고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카시오페아 예고편을 처음 보았을 때 어느 정도 예상가능한 신파가 아닐까 생각했었습니다.
평소 눈물이 많아 펑펑 울게 될까봐 손수건도 소중히 챙겨갔었어요.
티켓과 함께 휴지도 주시길래 정말 슬픈 영화인가 보다 마음의 준비도 했구요.
그런데 생각보다 많이 울지 않았어요. 눈물이 나긴 했지만 슬픔이 목적인 영화가 아니어서 인지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는 오히려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예기치 못한 소나기 처럼 수진에게 찾아온 알츠하이머
처음에는 수진의 말대로 신이 그녀에게 너무나도 가혹한 벌을 내린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오랜시간 노력해서 쟁취해낸 변호사라는 직업, 아직 부모의 손길이 필요한 어린 딸, 노쇠한 아버지 까지
아직 젊기에 잃을 것도 자신의 병으로 힘들어질 사람도 너무 많았으니까요.
하지만, 동전의 양면 처럼 절망의 이면에는 희망도 있습니다.
어둠이 없으면 빛이 그 의미를 잃어버리듯 어둠과 빛이 반복되는 삶 속에서
수진의 절망도 다른 의미의 빛깔로 피어나게 됩니다.
30년 간 해외에서 일 하느라 수진의 성장과정을 지켜보지 못 했던 인우에게는
어린시절의 수진과 다시 만날 기회가 찾아옵니다.
인우는 점점 어린아이가 되어가는 딸의 머리를 묶어주고, 기저귀를 갈아주고,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해야하는 말을 가르치고, 수진의 변화 하나 하나를 마치 육아일기 처럼 기록합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모든 것이 처음이라 어쩔 줄 모르듯 때로는 수진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줘야할지 몰라 당황하기도 하면서요.
물론 쉽지 않은 과정이었을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인우가 불행했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아버지에게는 딸이 있다."라고 말할 수 있었을 겁니다.
수진은 데면데면 했던 아버지와 가까워지기 시작합니다.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해왔던, 혼자 울고, 혼자 힘들어했던 수진은
이제 아버지를 의지하고 자신의 눈물도 두려움도 꺼내보일 수 있습니다.
의미없어 보이던 아버지와 규칙적으로 반복했던 행위들은 인우의 부재의 순간 의미를 갖기 시작합니다.
수진이가 길을 잃어도 돌고 돌아도 결국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자신과 동행하는 아버지와 지나라는 카시오페아가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그리고 어느새 훌쩍 자란 딸 지나가 돌아와서 말합니다.
내 앞에서는 울어도 된다고, 괜찮다고.
사람은 언제나 빚을 지고, 빚을 대신 갚으며 사는 존재라는 대사처럼
수진이 역시 아버지와 지나에게 카시오페아 같은 존재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카시오페아 별 자리의 W 모양이 마치 수진의 양 옆에서 함께 걸어가는 인우와 지나의 모습처럼 그려졌습니다.
영화를 보고나니 알츠하이머라는 소재 때문에 신파일 거라는 오해를 했던 제 자신이 조금 부끄러워 졌습니다.
저는 주변에 알츠하이머를 앓으셨던 분도 안 계시고, 작품의 주인공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만한 경험은 없지만
영화를 통해 환우 분들과 가족 분들의 아픔을 아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어서
그동안 가지고 있던 오해와 편견들을 지워낼 수 있어서 너무나도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1시간 동안 진행된 GV에서 감독님, 서현진 배우님이 공유해주신 영화이야기를 들으니
영화가 한층 더 다채롭고 깊이있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배우로서 쉽지 않은 연기를 거짓은 조금도 포함되지 않은 진심을 담아 연기해주신 서현진 배우님께 감사드립니다.
GV 후기는 많은 분들이 올려주셔서 저는 여기에서 이만 마무리 하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관람하시고, 따뜻함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라일락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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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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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보면 좋을거 같습니다
어제 익무인들 많이 우신거 같네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