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스미트 작전> 후기, 이야기는 이렇게 완성된다
2차 세계대전 중 연합군은 시칠리아를 공격하기 위해 독일의 눈을 그리스로 돌릴 민스 미트 작전을 준비한다. 그리스를 칠 것이라는 가짜 기밀문서를 시체에 숨겨 독일군이 해당 문서가 진짜인 것으로 속이기 위해 민스미트 작전팀은 영국 장교 윌리엄 마틴이라는 가상의 존재에 그럴듯한 배경을 붙여나가면서 작전을 준비한다.
총성 없는 전쟁, 말해 뭐해 콜린퍼스
의외라고 할지 모르지만 액션 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액션이 싫다기보다는 액션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 것을 싫어하는 것인데 그렇다 보니 총성이 빗발치는 전쟁터를 배경으로 진행되는 전쟁영화도 그렇게 선호하는 편은 아니다. 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스릴러, 드라마 장르를 선호하는 편인데 이를테면 <이미테이션 게임> 같은 총성 없는 전쟁터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이들의 이야기 아니면 아예 <조조 레빗> 같은 전쟁 당시 일반인들의 삶에 주목한 영화들을 좋아한다. 나아가 믿고 보는 콜린 퍼스다.
전쟁, 007, 스토리텔링
전쟁 당시를 다루고 있고, 당시 실제로 진행됐던 작전을 진행시키려 노력했던 인물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민스미트 작전>은 표면적으로 전쟁영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영화 속에서 007 시리즈의 작가 이안 플래밍이 나오면서 007의 기반이 됐을 거 같은 여러 요소들이 등장하고, 죽은 시체에 영국 장교 윌리엄 마틴이라는 인물의 서사를 부여하는 과정은 결국 이 영화가 스토리텔링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는데 007 관련 요소들은 이야기를 가볍게 전환시키는 요소로서 작용을 했고, 이야기에 디테일을 부여하는 과정에서 유웬과 진 그리고 찰리의 관계에 생기는 갈등 또한 흥미진진했다.
한 곳에 집중되지 못하는 이야기
유웬이 했던 말처럼 작전이 성공하려면 그만큼 작전이 치밀해야 한다. 이는 이야기에도 적용되는 말이다. 이야기에 몰입하려면 그만큼 치밀해야 한다. 그러나 <민스미트 작전>은 작전이 성공하기까지의 과정, 세 인물의 관계 형성과 갈등 그리고 각 인물들 개인의 서사를 다루는 데 있어서 분량을 고르게 분배하려다 보니 디테일이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이야기는 이렇게 완성된다
<라라랜드>를 사랑영화로 보는 사람이 있고, 일과 꿈에 대한 영화라고 보는 사람이 있듯이 <민스미트 작전> 또한 전쟁영화로 보는 사람이 있고, 스토리텔링에 대한 영화로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후자의 입장이다. 그렇기에 현재 다양한 사이트의 생각보다 낮은 평점이 아쉽게 다가온다. 분명 영화는 전쟁영화라고 보기에는 부족한 부분들이 보인다. 전개가 빠르지도 않기에 지루해질 수 있고 황석희 번역가의 ‘잘 번역된’ 자막은 쫓아가기 바쁘다. 언젠가 황석희 번역가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내 기준에서는 영화를 보고 있는 게 아니라 자막을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나친 번역을 하는 사람. 그럼에도 개인적으로는 영화, 소설 등 다양한 이야기를 제작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콘텐츠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분명 만족하면서 본 영화였다.
스필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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