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주>시사회 : 거세 당한 여성. 편협한 여성서사극
정말 큰 기대를 했지만 전형적이고 편협한 여성서사극에 대단히 실망했다.
영화를 만드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오마주>
최근에 개봉했던 장예모 감독의 <원세컨드>와 살짝 닮은 점이 있다.
그렇다고 장예모 작품을 오마주 했다는 것은 아니니 오해하지 마시길.
이 영화를 만드는 이야기 중에서도 여성감독이 영화를 만드는 일에 대한 애환을 다루고 있다.
주제의식은 환영하지만 표현에 대해서는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여성들은 모두 비참하게 그려진다.
여성과 사회인으로서 애쓰고 분투하다 실패와 장애, 심지어 죽음에도 이른다.
반면 남성의 묘사는 어떠한가.. 남편, 자식 할 것 없이 철부지 밥만 축내는 여성의 족쇄로 그려지며
술에 취해 포르노 따위의 영화를 보며 여성을 소비하는 몰상식한 자들로 그려진다.
전형적인 여성영화의 서사.. 도대체 이 편협함은 언제까지 존중받아야 하는걸까?
이 영화에서도 여성감독이 만든 영화가 실패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여성이기 때문이라고 이야기 하고있다.
<오마주>.. 영화팬으로 응원하고 싶지만 이 영화는 분명히 실패할 것이다.
그리고 감독은 그 원인을 또다시 자신이 여성이기 때문이라고 여길 것이 뻔하다.
정말로 그럴까?
정말 그것이 원인이라면 1인 가구가 급증하고 출산율이 0에 수렴하는 이 나라의 여성의 미래는 매우 밝다고 해석해도 되는 것일까?
못만든 영화, 부족한 능력에 대한 변명을 그냥 이 사회에 여성으로 태어났기 때문이라고 정신승리하는 것이나 다름없게 들린다.
급기야 이 영화에서는 여성성의 거세가 등장한다.
여성으로 가사와 사회생활에 시달리다 스트레스로 자궁에 혹이 생겨 자궁을 적출한 것이다.
그러고는 이 장면을 확실히 하기위해 '남자도 전립선이 생기면 고추를 자르나?'라는 대사로 자궁적출은 거세와 같다고 확실히 못박는다.
일반적인 관객들은 이 장면에서 여성성의 상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 장면이 매우 억지스럽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내가 바로 자궁적출을 한 어머니에게 길러진 자식이기 때문이다.
내가 아주 어렸을 적 그러니까 어머니가 30대 초중반 쯤 자궁을 적출했다.
그때 할머니가 엄마 말을 안 듣고 그러니까 엄마가 그렇게 되었다는 말에 충격을 받았던 것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30대 초중반에 자궁을 적출한 어머니는 그 이후로 여성성을 잃어버렸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나는 단 한 번도 어머니가 중성적이거나 남성적이라고 느껴본 적이 없다.
자궁적출을 상징적인 의미로 해석할 수는 있으나 적어도 내 경험에서는 이는 의미부여가 심하게 된 판타지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여성 감독의 여성영화 중 정말 뛰어난 작품들이 많다. 적어도 그 감독들은 여성과 남성을 이렇게 편협한 구도로 배치하지 않는다.
여성의 실패와 좌절의 원인을 사회와 남성 탓으로만 여기는 편리한 주장을 언제까지 봐야 하는지 그 전형성에 진절머리 난다.
<오마주>시사회 ★2/5
추천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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