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웨인 : 사랑을 그린 고양이 화가] 스포일러 간략리뷰 입니다.
<서정적인 색감>....요거 하나만큼은 확실히
기억에 많이 남을 작품이네요. 이를 돋보이게 해주는
음악이 워낙 적재적소에 잘 뒷받침을 해주고 있는
영화이기도 하지만, 귀여운 고양이 그림으로
유명한 '루이스 웨인'이라는 작가의 '전기' 영화로서
꽤 흡족한 완성도의 영화입니다. 특히, 고양이의
분량이 중반부터 치고나온다는 것을 감안해도,
초반부의 내용이 워낙 좋기 때문에 더 만족스러운
관람을 할 수 있는 영화였어요.
실제로 한국에서 개봉하는 과정에 있어,
고양이와 관련된 부제를 붙여서 그렇지...영화에서는
고양이는 루이스 웨인과 관련된 중요한 소재 하나에
그치는 정도입니다. 오히려 루이스 웨인이 왜 세상과
선택하는 방법을, '고양이 그림'으로 선택했는지에
대한 서사를 부여하는 초반부가 훨씬 흥미롭고 재밌습니다.
다시 말해, 초반부의 루이스와 에밀리의 당시의
사회적 관념을 벗어난 사랑에 빠져가는 관계와
그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본인의 모습을 어느 순간
보고 있게 되죠. 하지만.....이 내용은 진짜
찰나의 순간 전혀 다른 분위기로 반전되며....
그때 바로 고양이가 등장합니다.
사랑의 상실 - 그 연장선상에서 고양이가 등장하는 게
어찌보면 상당히 의외이자, 루이스 웨인이라는 인물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무했던 저로서는 상당히 맘에 들었던
지점입니다. 특히, 루이스가 실제로 고양이와 비슷한 특성이
있다라고 직접적으로 투영해가면서, 고양이를 세상과의
대화 수단으로 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극에 맞게
정말 잘 각색해서, 적당히 묘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그 과정에서....점점 다채로운 색깔을 지녀가는 루이스의
실제 그림들을 짧게나마 계속 구경하는 재미도 챙기고 있구요.
특히 여기서 색감의 대비가 오묘하게 잘 사용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초창기에 루이스와 에밀리가 사랑에 빠지고,
세상이 필요 없던 둘만이 초점이 맞추어질 때는 그림에
채색이 들어가기 보다는 그의 집 자체, 또는 둘의 주변
환경에 색감이 풍부해요. 하지만 어느 순간 루이스가
에밀리를 잃어버리는 지점 부터....루이스의 외부 환경 자체는
색감을 잃어버리는 대신에, 그림은 점차 화려해지는 방식이죠.
이를 통해 루이스가 자신의 사랑을 상실했다는 아픔을
어떻게 표현하는 지 너무나 절실하게 느껴져서 참 좋았네요.
그리고 이 지점에서 만개하고 있는 것이,
두말 할 것 없는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연기였구요.
결론적으로 [루이스 웨인]은 고양이라는 피사체를 통해
세상과 소통해온 한명의 화가이자 삽화가의 삶에 대한
꽤 흥미로운 드라마였습니다. 중간 중간 브라운관 TV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을 들게하는 장면과 같은 기술적으로
흥미로운 지점들도 있었을 만큼, 작품 서사적인 측면이나
기술적인 완성도의 측면이나 상당한 수준의 만족도를
줄 수 있는 재밌는 작품이었어요. 고양이를 좋아하신다면,
베네딕트 컴버배치를 좋아하신다면, 맘 모를 사랑을 꿈꾸고
계신다면, 한번 즈음 보시길 추천드리고 싶네요.
- 실제로 영어 원제는 [The electrical life of Louis Wain]인데
한국 개봉을 위한 번역 제목도 작품의 주제를 꽤 잘 살렸네요 ㅎㅎ
다만 생각 보다, 'electrical', 즉 말 그대로의 '전기'가 영화에서
꽤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소재입니다.
- 마지막 엔딩 시퀀스....조금 소름 돋았어요. 루이스 웨인이라는
인물은 세상을 그런 방식으로 보고 있었던건가라는
깊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장면이었다랄까요?
-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연기는 영화를 본다는 느낌보다는
점점 한편의 연극을 보고 있는 느낌이에요. 스크린을
뚫고 나와, 내가 지금 생생한 연기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네요.
- '에밀리 리차드슨' 역의 클레어 포이가 상당히 인상깊었습니다.
이야기 구조상 분량이 적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큰 단점이었네요. 더 보고 싶었어요.
- 고양이는 말씀 드린 것 처럼....초중반부 1시간 동안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후반부 1시간은 거의
루이스 웨인과 고양이의 관계에 대해 오로지 집중하네요.
- 고양이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정말
최고의 영화가 될수도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