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 : 도깨비 깃발] 스포일러 상세리뷰
오랜만에 적어보는 스포일러 상세리뷰입니다.
당연히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해적 2에 대한 호불호의 의견이
조금 극명하게 나뉘어 담겨있습니다.
읽으시면서 참고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해적 : 도깨비 깃발] 스포일러 상세리뷰
시작 전에 전작 이야기를 살짝은 하고 넘어가는 것이 인지상정일 듯 하네요. 우선 저는 [해적 : 도깨비 깃발]이 첫 예고편이 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제작여부조차 모르고 있던 1인이었습니다. 특히 당시 1편 당시, 조금은 한국영화에 대한 일종의 편견 같은 것도 가지고 있던, 철 없는 시기라서 단순히 어디서 캐러비안의 해적 적당히 카피한 영화겠거니 하고 실제로 관람도 하지 않은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익무 시사 기회를 통해서 2편을 먼저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고, 시사회 이전에 1편을 관람은 한번 해봐야지라는 생각에 1편을 보고 적잖이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부분은 익무 시사회 당일에도 짧게 단평을 올린바 있었는데, 영화가 가진 오락성 하나 만큼은 탁월했구나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네요. 특히 주연 김남길 배우님을 필두로 유해진 배우님등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연기력으로 밀어 붙이시니, 듣기에 이질적일 수 있는 느끼한 대사들도 유머로 받아들여 질 수 있을 정도로 커버가 되는 것도 신기했습니다. 또한 시기를 감안하고 보았을 때, 완성도가 높다고는 할 수 없어도 주어진 자원 내에서 최대한을 성취해내고자 한 기술적인 부분들 역시 개인적으로 왜 이제야 이 작품을 보게 되었을까라고 생각하는 바가 많아지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받아들게된 [해적 : 도깨비 깃발]이라는 작품은 7년이라는 시간 만큼 동안 자신들이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는 지에 대한 대답만큼은 정말 확실히 해낸 것 같습니다. 물론 전작과 달리 배우진도, 연출진도 완전히 교체해서 제목만 공유하는 다른 줄기의 속편을 만들어낸 것이 신기하기는 하지만, 적어도 이 작품을 사전에 제작하기에 앞서 무엇에 가장 힘주고 싶었는지는 확실히 알 수 있을 만큼 자신의 주특기에 있어서는 최선을 다하고 있더군요. 그 외적인 부분들이 비판의 여지가 상당히 있으나, 이 부분만큼은 초입에서도 확실히 인정하고, 또 박수쳐주고 싶은 심정입니다.
하지만, 기술적인 부분에서의 완성도를 칭찬하기 이전에 비판할 부분 역시 너무 눈에 두드러지게 많다는 것 역시 무시할 수는 없겠네요. 처음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너무 인위적인 느낌 물씬나는 대사들입니다. 해적 1이야 한국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작품이었던 만큼, 조금은 지나치게 희극적인 대사이나 각본을 유머로 넘겨줄 수 있었지만, 7년이 지난 지금도 그 언저리를 벗어나지 못한 유머나 대사들은 분명히 이 작품의 가능성을 오히려 발목 잡게한 큰 요소이지 않나 싶어요. 특히 해길도 장면 이후로는 배우 분들도 어느 정도 감을 잡으셔서 그런지 아니면 보는 제가 익숙해져서 그런지 몰라도, 해길도 이전의 모든 대사들이나 연기는 너무 과장되고 유머에만 치중한 나머지 오히려 반감이 느껴지는 부분들이 강했습니다.
둘째, 캐릭터가 너무나 많습니다. 후반부에 기술적인 부분들을 다 몰아 넣다 보니, 초중반부는 캐릭터로만 승부를 봐야하는데 그렇다고 눈에 띄게 인상적인 캐릭터도 없는 것 같으니 아예 캐릭터의 수를 늘리는 것으로 승부를 본 것 같은데...이점은 오히려 후반부에 집중할 부분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게한 단점으로 다시 돌아왔네요. 심지어 그렇다고 초반부가 좋았느냐, 그것도 아니구요. 캐릭터의 설정을 부여하고 설명하기 보다는 그냥 캐릭터와 캐릭터로 대충 이어 놓은, 영화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스토리 텔링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고, 이 부분은 4회차를 하는 동안 더 강해지기만 했구요.
이와 관련해서 정말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은 이광수 배우님의 막이입니다. 물론 초반부의 한 두 씬 정도 웃고 넘어가고 전반적인 코믹의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이광수 배우님을 선택했나 싶기도 한데, 저는 개인적으로 이광수 배우님의 막이는 매우 별로였습니다. 특히 후반부 한효주 배우님의 해랑에 좀 더 올인했어도 좋을 것 같은데 막이의 분량과 비중만이 늘어가더군요? 그와중에 정말 오히려 개그캐인 강하늘 배우님과 악역의 권상우 배우님의 인상 깊은 연기는 흐지부지 되어버리고 말구요. 심지어 이광수 배우님은 막이라는 캐릭터 보다는, 그냥 예능에서나 보는 런닝맨의 이광수를 보고 있는 것 같아 더 극에 집중도 안되어서...저는 개인적으로 매우 별로였습니다. 후반부에 많은 개인 전투씬들 사이사이 컷씬으로 계속 막이 장면들이 들어가니, 불만이 저도 모르게 쌓인 듯 한데 이 부분은 N회차를 아무리 해도 해소가 되지를 않네요.
마지막 단점은 아무리 봐도 기시감이 느껴지는 스토리 자체라고 할 수 밖에 없네요.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단점이라기 보다는 그냥 아쉬움 정도로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기술적인 완성도 그 하나를 위해서 스토리는 딱 기본적인 얼개가 [망자의 함] + [죽은자는 말이 없다] + 인디아나 존스 교수님이 혼자서 책상에서 풀어낼 수 있을 정도의 퍼즐 정도로 저는 보이던데...이 부분은 익무 시사로 본 첫 회차에서도 결말까지 한눈에 보이니...아쉬움이 생기지 않을 래야 안생길수가 없더라구요. 이런 장르의 내화/외화를 가리지 않고 영화가 너무 많이 나와서, 느껴지는 아쉬움일 수도 있지만, 전작은 분명히 조선이라는 우리의 역사가 가진 특징을 녹여낼 방법에 대한 고민이라도 있었는데...이번 해적은 조선은 거의 시간적 배경에 불과하고, 그것이 녹여져 있는 부분들이 거의 없다시피 하니 너무 아쉬웠네요.
솔직히 이 정도 단점을 가지고 있는 영화를 보고 개인적으로 잘 만든 영화다, 또는 N회차를 달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번 [해적 : 도깨비 깃발]은 분명 의미를 가지고 있는 영화임을 충분히 강조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첫째, 음악을 뽑지 않을 수가 없네요. 지금까지 한국 영화에서 사운드가 인상깊었던 영화들이 많이 있지만, [해적 : 도깨비 깃발]처럼 웅장하게 뽑힌 스코어를 한국영화에서 들어 본 것은 제가 영화관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동안은 거의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찾아보니 '황상준 음악감독님'이라고 하는데, 필모도 정말 여러 작품에서 굵직하게 활동해오셨더라구요. 우리나라의 고유 악기들과 서양악기들이 적절히 섞인 웅장한 음악들은 정말 큰 상영관에서 보기에 적절했네요. 특히 마지막 해일 장면에서 영상도 시원한데, 음악이 그 시원함을 배가해주고 있어서...용포디로 보다 광아맥으로 보나 정말 외화/내화를 떠나 극장에서 오랜만에 느껴보는 쾌감이었다고 말 할 수 있겠습니다.
둘째는, 그럼에도 그와중에 빛을 발한 캐릭터들입니다. 캐릭터의 수가 많은 것은 분명 단점이겠으나, 그 중에 그래도 건져진 몇명의 캐릭터는 극의 전개를 꾸역꾸역 끌고 나가기에 충분했네요. 특히 의외로 정말 빛을 발한 것은 한효주 배우님의 해랑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솔직히 비슷한 결을 하고 있는 캐릭터는 지금까지 '해적 1' 당시의 손예진 배우님을 제외한다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고, 아무리 사극계열에 경험이 많은 배우분이라고 하더라고 지금까지의 캐릭터와는 완전히 다른 성향의 캐릭터기에 조금 힘드시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는데...이런 제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한효주 배우님께 푹 빠져나왔습니다. 논외로 강하늘 배우님의 코믹연기는 차라리 '해피 뉴이어' 때보다는 오히려 맞지 않았나 생각이 들고, 악역의 권상우 배우님도 기대외로 정말 잘 맞지 않았나 싶어요. 특히 권상우 배우님 특유의 딕션(무슨 말 하시는 지 아실꺼라고 생각합니다)까지도 캐릭터에 왠지 모르게 잘 맞아떨어지는 느낌이라....인상이 매우 깊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권상우 배우님의 악역 연기는 더 보고 싶네요!!
[클라이막스를 보고 있는 나의 상태.jpeg]
마지막으로는 계속 이야기하는 7년이라는 시간을 통해 보여준 기술적 완성도의 향상입니다. 전작도 개봉시기 대비 기술적인 야심이 적당히 충족되었다고 볼 수 있겠지만, 이번 [해적 : 도깨비 깃발]이야말로 제대로 눈뽕 가득한 영화아닐까 싶어요. 비록 지금은 온전히 새로운 장면을 만들어내기 보다는, 지금 할리우드에서 시도된 바 있는 시퀀스들을 구현해내는 정도에 그쳤다...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분명히 제작비 대비 이정도의 퀄리티로 구현해내는 것은 칭찬하고 또 응원해주어야하는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소한 아쉬움이라고 하면 마지막 그 장면은 1.9화면비로도 볼 수 있으면 좋았겠다...!라는 생각을 참 많이 한 것 같은데, 앞으로도 이런 한국 대작의 아이맥스 개봉이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라는 희망도 가져본 것 같네요. 또한 해일이나 폭풍의 구현 말고도 각종 생물과 관련된 CG들도 참 좋았네요. 특히 펭귄은 극의 전체를 놓고 보면 조금 이외의 등장이었지만, 자기PR로는 그만한게 없겠다라는 생각도 들었구요.
분명 [해적 : 도깨비 깃발]은 명작이나 걸작의 반열에 포함되기에는 어려울 겁니다. 또한 시나리오만 딱 떼어 놓고 보면 솔직히 잘 만든 영화라고 이야기하기에는....분명히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영화 전체가 발전해 나아가면서, OTT 컨텐츠의 발전 만큼 극장영화도 발전하고 있구나라는 작품들이 요근래 계속 나와주고 있는 것 같아 매우 기쁘고, 반가웠습니다. 지금 당장은 상업영화로의 성공이 조금 불확실해진 아쉬운 상황에 있지만, 분명 이 작품이 OTT나 2차 물리매체등을 통해 접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조금은 더 나은 평가를 받고 또 다른 도전으로 이루어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도 내심 품어봅니다. 또 다른 7년이 지났을 때, 과연 지금의 경험이 또 어떠한 작품으로 이어져있을 지 그 미래만큼은 확실히 기대가 되는 작품이 아니었나 싶네요.
그나저나...롯시는 시사회/무인 말고
포스터등의 프로모션도 제발 좀 신경쓰면 좋겠네요.
리뷰 쓸때 이미지 찾기가 이렇게나 힘든 것 처음이에요...
롯데 배급 영화인데,
CGV 특별관에서 보는 게 더욱 좋다는 게....
참, 이질적이면서 신기했습니다.
롯데도 특별관에 조금더 신경을 쓰거나
차별성에 대해 고민해봐야할 듯 하네요.
긴 리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인 6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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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후반부 클라이막스보고 너무 놀랍고
또 자랑스럽기까지 하더라구요 ㅎㅎㅎ
명절 잘 보내세요~~~!!!
익무에서 이렇게 의견을 교류하는 장점이
바로 이런 것 아닌가 싶습니다!!!!
명절 잘 보내세요!!
상세한 리뷰 잘 읽었습니다.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명색이 바다와 산을 오가는 모험 블록버스터인데 이동 장면이 전무하다시피 했다는 점입니다. A장소에 있다가 갑자기 화면이 전환되니 어느새 B장소에 있는 식이죠. 중간 과정이 없으니 이야기도 자꾸만 뚝뚝 끊기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보는 입장에서도 시원한 맛없이 답답하기만 하고요. 물론 제작비의 한계 때문이기는 하겠습니다만, 인물들 수다 떨 시간에 광활한 자연을 배경으로 한 이동 장면만 넣어줬어도 장르적 재미가 더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상당했던 것 같은데, 2편에서는 그냥
뚝뚝 끊겨버리니 이야기 측면에서는
많이 아쉬웠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