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필버그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감상 후기: 스필버그의 시네마에 설득당하는 놀라운 경험!
초기대작이었던 스티븐 스필버그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봤어요. 원작을 대단히 좋아해서 스필버그가 어떻게 리메이크했을지가 많이 궁금했어요. 휘파람 소리가 나고 역동적인 카메라 워크와 함께 영화가 시작됐죠. 원작에서 '아니타' 역으로 출연해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던 리타 모레노 배우도 나와서 반갑고 영화가 잘 흘러가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댄스 홀에서 토니와 마리아가 처음 만나는 장면의 연출이 아쉽더라구요. 둘이 사랑에 빠지는 순간이 원작만큼 설득력이 없었어요. 그래서 '제 아무리 스필버그라도 역시 걸작 뮤지컬을 리메이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나보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인지 몰라도 초반의 아쉬움을 만회하고도 남을 정도로 화면 자체에 매혹되어 버렸던 것 같아요. 뮤지컬 넘버야 원래 워낙 뛰어난 곡들이니까 두 말할 필요도 없구요. 'Tonight'과 'America'의 경우에는 원작의 연출을 뛰어 넘더라구요. 레이첼 지글러의 가창력이 대단했어요. 제가 보통 영화를 보고 가장 감탄하는 건 캐릭터 묘사나 이야기의 개연성보다는 숏 자체의 흐름일 경우가 많은데요. 그런 면에서 스필버그의 연출력은 압도적이었어요. 특히 마지막에 아니타가 제트파가 모여있는 발렌티나의 가게에 찾아갈 때부터 엔딩까지는 정말 대단하더라구요. 있어야 할 곳에 카메라가 가 있고 상황과 감정을 묘사하기 위해 정확하게 카메라가 움직이고 숏들이 유려하게 흘러가더라구요. 그래서 엔딩을 다 아는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스필버그의 영화 언어에 설득을 당해서 큰 감동을 받았네요. 이 영화에서 '총'이 사람들을 거치면서 만들어내는 시네마틱함도 탁월했고 시종일관 '활동 사진'으로서의 영화를 입증해내려는 것처럼 역동적으로 이어지는 화면들이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스필버그는 이 영화에서 '운동'이라는 것에 가장 중점을 두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이런 면에서는 원작을 뛰어 넘고도 남아요. 그래서 저는 스필버그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원작과는 다른 의미의 걸작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고 말았네요. 저에게도 영화를 보면서 감상이 달라지는 건 흔한 일이 아니라서 스스로도 놀라운 경험이었네요. 이 영화를 보실 분들이라면 다른 무엇보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시네마 자체에 몸을 맡겨 보시기를 제안하고 싶네요. 그럼 저와 같은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되실 거라고 확신해요. 이상 간단한 감상 후기를 마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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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쓰신대로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