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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il dead trap (1988) 혐오 주의

BillEvans
1925 9 10

 

 

 

 

 

방송국의 심야프로 호스트 나미는 어느날 비디오테입을 받는다. 그 안에는 어느 여인이 고문당하다가 살해당하는 장면이 찍혀있었다. 나미는 보는 것이 끔찍해 괴로워하면서도 눈을 떼지 못한다. 범인의 손은 날카로운 칼끝으로 여인의 눈알을 후빈다. 그러다가 나미는 무언가 깨닫고 소름이 쫙 끼친다. "저사람은 나 잖아?" 비디오테입을 보낸 범인은, 나미의 성격을 아주 잘 아는 이임에 틀림없다. 나미는 무서워서 비디오테입을 버리는 대신, 비디오에 찍힌 그 장소를 찾아가기로 한다. 촬영 스탭들을 데리고 말이다. 

 

 

 

 

 

장소는 버려진 공장부지. 폐허가 된 공장 안으로 일단 들어서자 나미의 일행들은 하나 하나 부비트랩에 걸려 끔찍하게 살해당한다. 정말 화끈하게 공포스럽다. 이 폐허가 된 공장은 실제로는 별로 안 넓었겠지만, 능수능란한 연출 탓에 끝도 보이지 않는 암흑과 공포의 공간으로 보인다. 나미 일행들은 이 공장 안에서 필사적으로 생존하기 위해 도망쳐 다니지만 절망 또 절망이 계속되다가 하나 하나 끔찍하게 죽임을 당한다. 

 

 

 

 

 

 

 

 

이블 데드 짝퉁이라고? 겉보기에는 그렇다. 이블 데드에서 왜 샘 레이미가 휠체어에 카메라를 달고 신나게 달리며 찍은 장면 있지 않은가? 악령의 시점에서 주인공들을 놀라운 속도로 쫓아오는 그것 말이다. 이 영화에서도 그게 나온다. 하지만 짝퉁 소리를 듣기에는 너무나 강렬하고 공포스럽고 능수능란하다. 

 

하지만 영화 중반 이후 줄거리 전개는 이블 데드와 굿바이다. 전혀 다른 영화가 된다. 나미는 결국 이 어둠 속에 혼자 남게 되는데, 이 공포스런 공간에서 혼자 살아가는 청년 다이스케를 만난다. 다이스케는 이런 더럽고 혐오스런 공간에서 산다는 사람 치고는 말쑥한 정장차림에 세련된 태도 그리고 순박한 얼굴을 가졌다. 그리고 무엇을 쫓아다니는지 권총을 들고 다닌다. 그는 유년의 어떤 기억 때문에 공장 바깥으로 나가지 못한다. 관객들은 눈치챈다. '아, 다이스케가 범인이겠구나." 땡! 틀렸다. 감독은 이후 줄거리를 두번은 더 꼰다. 다이스케가 범인이겠구나 하고 생각한 관객들은, 감독이 쳐놓은 트랩에 정통으로 걸린 거다. 실상은 훨씬 더 복잡하다. 정답은 "다이스케는 범인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데, 이것은 다이스케가 자기 목적을 이루기 위해 의도적으로 그렇게 디자인한 계획이다" 이다. 이 영화는 실은 아주 복잡한 플롯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어떤 관객들은 이렇게 짐작할 것이다. '다이스케는 사실 이중인격자다. 저렇게 착해보이지만 그 안에는 악마의 자아가 도사리고 있다.'하고. 음, 이렇게 생각하는 관객들은 범인의 트랩에 정통으로 빠진 거다. 감독은 여기에서 한번 더 꼰다.  

 

나미는 마침내 도망갈 기회가 생겼는데도 도망가는 대신 권총을 들고 공장 안으로 돌아간다. 자기 때문에 네 명의 크류들이 살해당했다. 자기가 살해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책임지고 복수해야한다. 나미는 용감하고 책임감 강한 여자라고? 그것은 맞는 말이지만, 나미가 돌아가는 것은 범인이 다 예측하고 그렇게 계획해놓은 거다. 관객이나 나미나 범인의 트랩 안에 갇혀 한 치도 범인의 계산 바깥으로 나가지 못한다. 

 

 

 

그리고 나미와 범인은 좁은 방에서 (인체의 신비전같은 모형들이 즐비한) 대결을 하게 된다. 공포스럽고 혐오스런 장면들로 가득한 영화의 클라이맥스답게 아주 강렬하고 폭력적이며 소름끼친다. 나미는 범인을 죽이고 간신히 살아남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범인의 목적은 나미에게 살해당하는 것이었다. 도대체 범인이 나미에게 뭘 원하길래? 한 마디만 하자면, 이 장면에서 관객들이 보고 느끼고 짐작하는 것 모두가 다 범인이 예측하고 연출한 거다.

 

나미는 살아서 혼자 공장을 나서지만, 결국 처음 비디오테입에 나왔던 최후를 맞게된다. 이때 범인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확실하게 드러나게 된다. 최대한 중요 포인트를 피하면서 이야기했더니 이렇게 두리뭉실해졌다. 

 

이 영화는 일급영화다. 슬래셔 장면도 아주 잘 만들어져있고, 폐허가 된 공장의 그 끔찍하고 악몽같은 분위기, 폐소공포증도 아주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하지만 관객들이 슬슬 이런 슬래셔장면에 익숙해질 즈음, 이 영화는 환상적이고 기형적인 주제들을 하나 하나 던져넣어가면서 이야기를 산으로 들로 바다로 마구 끌고간다. 영화는 악몽과 그로테스크한 환상의 지옥도가 된다. 이 전환이 너무나 능숙하고 자연스러워서 감탄하게 된다. 그리고 맨마지막에 이 모든것을 계획했던 범인의 진짜 의도가 확실하게 드러나면서 관객들은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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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일본어 모를 때 멋모르고 봤던 기억이...

2편이 상당히 괴작이었죠.^^

11:22
22.01.15.
BillEvans 작성자
golgo
2,3 편에 대한 소문은 유명하더군요. 그렇게 괴작인가요? 도리어 호기심이 가는군요.
11:51
22.01.15.
profile image 2등
으아 제 눈알로 다가오는 느낌이에용ㅋㅋㅋㅋ 넘 궁금해지는 영화네용🙂
11:29
22.01.15.
BillEvans 작성자
옥수수쨩
들인 시간을 화끈하게 보상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11:51
22.01.15.
profile image 3등

옛날 심야 상영회때 인기 많았던 영화였습니다

제목은 짝퉁같은데 화끈했던 +_+

 

11:36
22.01.15.
BillEvans 작성자
다크맨
제목이 좀 에러입니다. 영화는 이블데드와 아주 성격이 다른데요.
11:52
22.01.15.
BillEvans 작성자
스테이플러
맛있습니다. 저예산인데 이를 초월하는 아이디어와 광기 공포가 스물스물 올라오는 그런 영화 아주 좋아합니다.
11:53
22.01.15.
BillEvans 작성자
케이시존스
취향에 맞는 분에게는 아주 좋은 영화입니다.
17:33
22.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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