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스필버그 감독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감상을 고민하시는 분께 올리는 글 (리뷰,약스포)
아직 스필버그 감독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감상을 고민하시는 분께 올리는 글
0.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익스트림 무비 시사회를 통해 먼저 접하게 되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시사회는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수퍼플렉스 G관에서 진행되었고, 큰 화면과 적당한 사운드로 좋은 환경에서 관람하게 되었네요. 엔딩 크레딧이 전부 올라갈 때까지 여운을 즐기다가 박수를 치고 싶었는데 마침 용기 있는 분께서 먼저 박수를 치셔서 저도 망설임 없이 동참했습니다. 함께 영화를 보고 감동하고, 나아가 동질감을 느꼈다는 점에서 정말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시사회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짧게 이야기하고, 이후 며칠간 제가 작품에 대해 했던 생각을 늘어놓도록 하겠습니다. 아직 스필버그 감독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감상을 고민하시는 분께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1. 스필버그 감독은 어떤 감독일까.
스필버그 감독은 왜 이 유명한 61년작 고전을 다시 만들고 싶었을까요. 아니 그 이전에 스필버그 감독은 어떤 사람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스필버그 감독은 영화 만들기에 있어서 모든 분야에 능통한 감독이면서 블록버스터 영화의 선구자이기도 하고, 때로는 <터미널>이나 <스파이 브릿지>, <더 포스트>와 같은 ‘아카데미스러운’ 영화도 계속 만들어내고 계신 ‘다작’ 감독님이십니다. 연출을 넘어서 각본과 제작까지 나아가면 이미 작품이 두 손 두 발로 세기에도 벅찬 정도지요.
친우인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예산을 쓸 수 있는 만큼을 약간 넘어서는 정도로 왕창 가져다가 쓰면서 엄청난 작품을 만드는 완벽주의자에 선구자라면, 스필버그 감독은 주어진 예산 내에서 현재까지 확립된 기술을 끌어다가 현장에 최적화하여 녹여내는 능력이 있는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죠스에서의 로봇 물고기 기술을 카메라 구도와 촬영기술로 극복해낸 것처럼 기술을 제대로 사용하실 줄 아시는 분이고, 쥬라기 공원에서처럼 기술도 기술이지만, 스릴러과 공포, 폭력을 제대로 다룰 줄 아는 분입니다. SF에서도 독보적인데, A.I.나 우주전쟁은 지금도 시사하는 바가 큰 작품입니다. 최근에는 3D 기술을 기반으로 게임과 가상현실, 그리고 현실 세계의 관계를 녹여낸 레디 플레이어 원을 만드셨죠.
스필버그 감독은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많이 만드셨기 때문에 제가 감히 딱 하나의 말로 정의하기는 힘들지만, 제가 생각하는 감독님의 키워드는 ‘두근거림’입니다. 그것이 공포나 스릴러로 콩닥거리는 것인지, 혹은 감동이나 기대감으로 두근거리는지는 그때마다 다르겠지만요. 아마 감독님도 이야기를 만들면서 그러한 감정을 느끼지 않을까 감히 추측해봅니다. 그런 감독님이 이번에는 61년에 영화로도 만들어졌던 57년작 뮤지컬을 리메이크한다고 하니 어찌 기대되지 않을까요. 게다가 그 뮤지컬이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구요.
익스트림 무비 회원님들이라면 조금 더 기대되는 포인트가 있는데, 얼마 전 ‘앤드류 가필드’ 주연의 ‘조너선 라슨’의 자전적 이야기를 다룬 영화 <틱틱붐>이 화제에 오른 적이 있었습니다. 저도 극장에서 5번 정도 관람했는데요. 그리고 거기에는 스티븐 손드하임 작사가가 멘토의 역할로 나올 뿐 아니라 조너선 라슨이 친구들과 TV에서 나오는 그분의 뮤지컬을 보면서 감상에 흠뻑 빠진 장면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분의 브로드웨이 첫 뮤지컬이 바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입니다. 작년 11월 26일에 스티븐 손드하임 작사가의 타계 소식을 들었을 때 충격이었는데, 이번 작품을 보면서 그분을 기리는 것도 또 다른 개인적인 관람의 이유이기도 합니다.
2. <로미오와 줄리엣> 그리고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이번 감상 이후 다른 분들의 생각은 어떨까 했는데, 좋았다는 분도 계시고 스토리 부분에 있어서 예전과 다를 게 없거나 공감할 수 없었다는 분도 계시더라고요. 아무래도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거나 그 사랑의 가치가 다른 모든 것에 앞선 다거나 이로 인한 행동에 있어서 따라가기 힘든 부분도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혹시 이 작품의 뿌리인 로미오와 줄리엣의 나이나 사랑에 빠지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걸린 기간을 아시나요?
로미오와 줄리엣의 나이는 로미오가 대략 15세에서 20세 사이, 줄리엣은 만 14세도 안 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게다가 줄리엣이 로미오와 사랑에 빠진 후 죽음에 이르기까지 걸린 기간은 불과 닷새에 불과합니다. 유명한 이야기지만 생각보다 매우 짧은 것에 놀라신 분도 가끔 계실 겁니다.
이런 속전속결의 사랑이 진정한 사랑일까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 세익스피어는 로런스 신부의 대사를 통해서 로미오에게 핀잔을 주기도 합니다. 바로 로미오가 줄리엣을 만나기 전까지 짝사랑하던 로잘린에 대한 이야기인데, 여기에서 로잘린을 금방 잊은 것에 대해 “젊은이들의 사랑이란 과연 마음속에 있지 않고 눈 속에 있구나.” 라던가, “로잘린은 알았던 게지, 네 사랑이 마음으로 쓴 시가 아니라 암기해 읽는 시라는 걸.” 같은 말로 말이죠.
하지만 로런스 신부는 이 두 사람의 사랑이 오랜 시간 계속되어 온 두 가문의 갈등을 종결지을 것으로 생각하고 결혼식을 진행해주지요. 풋사랑이라는 걸 인정하면서도 그러한 어리고 미숙할지도 모르는 사랑의 감정이 성숙했다는 어른들의 해묵은 증오와 싸움의 굴레보다는 낫다는 걸 말하고자 했는지도 모릅니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서는 그런 신부님의 역할을 아니타가 그 역할의 일부를 가져간 것이 아닐까 해요. (이번 작에서는 아니타와 발렌타인이 나눠가졌습니다.)
스필버그 감독이 만드는 영화들은 대부분 그때그때 대중들에게 공감받는 주제와 생각들을 다뤘고, 지금 세상에 대해서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여기 포함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스필버그 감독은 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만들었을까.
저는 61년 작을 보고 이번 작품을 감상한 뒤에 다시 61년 작을 봤습니다.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해서 제가 느낀바는 아무래도 감독님이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라는 보물을 현대의 작법과 기술을 통해 보다 보기 편하고, 공감이 가도록 고치는 것을 목적으로 이 영화를 만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었어요.
리메이크의 방향성을 원작에 대한 재해석과 새로운 연출에 중심을 두었다기보다는 원작에 대한 경의와 존중을 충분히 살리면서도 오래된 유물을 복원하는 것처럼 세심하고 조심스러운 손길로 현대의 시선과 언어로 번역하여 보다 오랜 시간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다시금 고전이 사랑받을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했다고 생각해요.
1961년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다시 봐도 여전히 좋은 고전 명작이지만, 시대가 60년이나 지난 만큼 지금에 와서는 기술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어색한 연출이 곳곳에 눈에 띄곤 합니다.
이를테면 아니타와 마리아가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 체육관 댄스 장면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의 VFX 장면이나 체육관 댄스에서 마리아와 토니가 서로를 인식하는 장면에서 둘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들에 대한 블러 처리 같은 부분은 당시에는 참신한 시도였을지 모르지만, 지금에 와서는 오히려 표현에 있어 어색한 느낌이 듭니다.
이후 체육관 배경은 사라지고 색색의 빛무리가 떨어지는 어두운 무대로 배경이 바뀌는데, 개인적으로 이 부분은 참 좋아하는 장면이지만, 동시에 현실에서 멀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입니다.
이것 말고도 백인이 라틴계 배우로 분장해서 연기하는 부분이라던지, 세트의 느낌이 너무 나는 배경이라던지, 의상이나 메이크업, 헤어를 비롯한 스타일의 이질감, 연기 스타일의 차이 등 감상을 하는 데 있어서 넘어야 할 벽이 있어 보입니다. 물론 이런 부분이 오히려 매력으로 다가오는 경우도 있겠지만, 영화를 접하는 대중에게는 그렇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영화 화녀나 하녀가 명작이지만, 재상영을 한다고 할 때 극장을 찾는 관객이 많지 않은 것과 같습니다.
사실성을 통해 인물들이 실제 살아있는 것처럼 느끼게 하여 이 매력적인 인물들이 대중과 함께 하는 시간을 보다 오래 지속되도록 하는 것, 이것이 스필버그 감독이 이번 리메이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부분은 이후 서술할 연출의 방향에서 드러난다고 봐요.
4.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연출에서 주목할 점
앞서 스필버그 감독에 대한 제 생각을 밝힌 부분에서처럼 61년 이후 영화를 만드는 기법, 기술의 발전이 있었고 감독님은 이러한 기술을 가장 잘 영화에 녹여서 자연스럽게 두근거림을 연출하시는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번 작품에서 감독님이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사실성이었구요.
조명이나 세트 혹은 야외지 촬영에서도 사실성이나 현장감을 강조한 부분은 드러납니다. 스필버그 감독에 의하면 4개 장면이 라이브로 촬영되었고, 대부분 장면에 있어서 사실감을 강조하기 위하여 자연광을 사용하거나 세트의 느낌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합니다. 실외에서 라이브로 촬영하면 너무 많은 소음 때문에 사운드가 사라지면서 잘 들리지 않게 되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일부는 실외 라이브 촬영도 감행되었다고 하네요. 실외 장면으로 보이는 부분은 모두 외부에서 찍은 것이고, 실내 장면의 대부분도 로케이션에서 찍은 것이라고 합니다. ‘투나잇(Tonight)’이 울려퍼지는 공동 연립주택 건물구의 통풍구가 있는 곳도 실제 공간과 세트 촬영이 병합된 장면입니다.
이번 작품에서 라이브 촬영이 이뤄진 곡은 총 4곡인데, ‘원 핸드 원 하트(One Hand, One Heart)’, 리타 모레노가 부르는 노래 ‘썸웨어(Somewhere)’, 발코니에서 부르는 ‘투나잇(Tonight)’은 75% 정도가 라이브, ‘어 보이 라이크 댓(A Boy Like That)’이 그 4곡입니다. 다 좋은 곡이지만 개인적으로는 ‘투나잇’ 가사와 멜로디가 계속 귀에 맴돌더라구요.
군무에서 눈의 띄는 장면을 말하고자 하면 ‘America’와 ‘The Dance at the Gym’을 많은 분들이 꼽으실 것 같습니다. 두 장면 모두 군무도 뛰어나지만 아니타 역의 ‘아리아나 데보즈’ 배우의 파워풀하고 우아한 댄스가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원작에서 옥상 세트에서 군무를 보여줬던 ‘America’는 할렘, 해밀턴 하이츠, 퀸즈를 비롯한 뉴저지의 패터슨 등에서 로케이션 촬영이 이뤄졌고 덕분에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샤크파 일원들의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강렬하게 보여줍니다. 여기에는 다양한 각도에서 댄스를 빠르게 잡아내는 카메라 워킹이 한 몫 했습니다. 이 댄스를 위해 아니타 역의 배우 아리아나 데보즈는 신발이 녹아내릴 정도로 열연했다고 하죠.
‘The Dance at the Gym’ 역시 라이브로 촬영이 되었는데 60명의 댄서와 150명의 엑스트라가 동원된 장면입니다. 스필버그 사단의 야누스 카민스키 촬영감독의 장기인 롱테이크 기법이 사용되는데, 두 집단의 대비를 위해 붉은 톤(샤크파)과 푸른 톤(제트파)로 의상을 구별하여 대립하는 두 집단의 긴장감을 잘 전달해줍니다. 61년 작에 비해 보다 넓어진 공간과 다양한 각도의 카메라 구도 적용으로 보다 역동적인 느낌이 살아 있더라구요. 그리고 앞서 언급한 것처럼 토니와 마리아의 댄스는 따로 둘만의 공간에서 이뤄지구요.
촬영의 기본 원칙은 실제 거리의 모습처럼 보이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스필버그 감독 인터뷰에 따르면 판타지나 연극적으로 보이게 하고 싶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하더라구요.
아메리카 노래가 나오는 부분에서는 매우 밝은 빛과 다채로운 색으로 채워진 것처럼 보이게 의도했고, 영화의 많은 다른 부분에서는 실제로 누군가가 방으로 들어갈 때 보이는 것처럼 사실적으로 보이게 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창문으로 빛이 들어오는 방식이라던가, 그 빛이 테이블에 닿는 방식, 그리고 구석에 있는 램프가 그 구석을 비추는 방식을 햇빛과 균형을 이루도록 리얼한 조명을 만들려고 했다고 하네요.
이런 모든 의도는 공간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표현함으로 인해서 그곳에 존재하는 인물들이 실제로 이 세상에 존재한다고 느끼게 하는 데 있었습니다.
5. 배역과 캐스팅, 시나리오의 추가
이번 작품에서 가장 유명한 배우는 과거 61년작에서 아니타를 연기했던 리타 모레노로 이번 작품에서는 배역을 바꿔 발렌타인으로 나옵니다. 원작에는 없던 배역으로 토니가 일하는 가게의 주인 닥의 아내이자 토니에게 조언을 건내는 든든한 푸에르토리코 이민자 역할입니다. 그녀가 다른 배역에서 과거 자신이 맡았던 아니타 배역을 바라보는 시선이 흥미롭습니다. 그녀 이외의 다른 배역들은 대다수가 신인이며 젊습니다. 아무래도 사실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진행된 연출의 영향이 아닐까 합니다.
젊은 작품을 만들고 싶었던 스필버그는 실제 18살에서 21살 정도인 배역의 나이와 일치하는 배우를 기용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유명하고 실력이 검증된 가수와 댄서들을 기용하면 좋겠지만, 아무래도 그들을 기용하다 보면 배역의 나이와 차이가 날 수밖에 없고 이질감이 생기게 될 테니까요.
또한 원작의 다수의 배우가 백인과 백인이 분장한 타인종이었던 것과는 다르게 실제 라틴계 배우를 기용하고자 했습니다. 마리아, 토니, 아니타, 베르나르도 역에만 3만 건 정도의 셀프 테이프를 받았고, 이 때문에 케스팅에 걸린 시간이 1년 정도로 길어졌다고 합니다. 여담으로 캐스팅 기간이 길어지면서 이미 캐스팅된 배역들이 너무 나이를 먹으면 어떡하나 걱정도 했다고 하네요.
'토니'역의 안셀 엘고트와 '마리아'역의 레이첼 제글러가 서로를 바라보는 느낌, ‘마리아’ 그리고 ‘투나잇’ 부분도 좋지만, 아리아나 데보즈의 '아니타'와 데이비드 알바레즈의 '베르나르도'의 케미도 만만치 않습니다. 특히 아리아나 데보즈의 열연도 열연이지만 보다 자주적이고 생활력 강한 느낌의 '아니타'는 너무 마음에 들더라구요. 리타 모레노의 '발렌타인'이 '토니'와 '아니타'와 만드는 장면 역시 정말 좋더라구요. 마이크 파이스트의 뺀질해보이는 '리프'역도 좋았습니다.
시나리오에서도 조금 더 세심하게 다듬어지거나 추가된 내용들이 존재합니다. 링컨 센터 건립에 대한 언급이 직접적으로 추가된 것(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뉘앙스), 이민 사회에 대한 묘사와 고아나 그와 다름없는 처지의 제트파와 인종차별과 임금을 비롯한 많은 영역에서 차별받는 샤크파에 대한 서사를 통해 그들이 대립하는 이유를 구체화한 것, 토니에 과거에 대한 서사가 추가되어 개연성을 더한 것, 아니타나 발렌타인을 비롯한 다양한 인물에 대한 서사도 늘어나면서 조금 더 입체적으로 극을 이해하도록 해준 것, 61년작에는 더빙을 하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모든 출연인물이 직접 노래를 부른점 등이 눈에 띕니다. 뉴욕 이민의 역사를 알게 되면, 왜 이들이 차별받고, 동시에 차별하면서 서로 싸우는지에 대한 이해가 조금 더 가게 되고, 이를 현실에 대입해보면서 여러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6. For Dad
크레딧을 끝까지 보면서 보게된 자막, For Dad. 여기에 얽힌 사연은 이 영화에 대한 스필버그 감독의 마음을 짐작하게 만들어 줍니다.
인터뷰에 따르면 스필버그 감독은 열 살 때부터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들으면서 자랐다고 합니다. 부모님이 LP 레코드를 사줬기 때문이고 1957년도 오리지널 캐스트 뮤지컬 레코드였는데, 그 이후로 항상 그의 최애 뮤지컬이었다고 해요. 첫 번째가 <웨사스>, 두 번째가 <사랑은 비를 타고>, 그 다음이 <세인트 루이스에서 만나요>. 항상 춤과 음악과 연기가 함께 하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기는 했는데,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만들기로 마음먹기 전까지는 뮤지컬 영화를 만들 이유를 찾지 못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만든다면 <웨사스>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신 듯해요.)
레코드를 사주셨던 아버지도 당연히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좋아하셨고, 역시 1961년 영화도 정말 좋아하셨다고 합니다. 감독님이 촬영에 들어갔을 때 LA에 계신 아버지는 휠체어를 타고 계셨고, 늘 스티브에게 언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볼 수 있는지 물어보셨다고 하네요. 그런 아버지께 뉴욕에서 촬영 중인 감독님은 아이패드나 페이스 타임으로 영화촬영하고 있는 걸 라이브 피드로 보여드렸다고 하구요. 이런 추억의 시간이 계속되었지만, 결과적으로 영화가 개봉하는 것을 보지 못하고 감독님의 아버지는 2020년 103세의 나이로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영화를 아버지께 바치고 싶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For Dad.
7. 마치며
긴 글이었는데, 간략하게 요약하면 몇 줄 안될 것 같기는 합니다.
- 시사회 좋은 분들이랑 같이 봐서 즐거웠고 박수쳐서 더 좋았다.
-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는 풋사랑 이야기면서 동시에 사회비판적 이야기다.
- 따라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도 그런 내용을 담고 있다.
- 감독님은 유물을 재건하는 느낌으로 원작을 재구성한 것 같다.
- 스필버그 감독은 현존하는 모든 영화 기법과 기술을 동원하여 두근거림을 만드는 감독이다.
- 그런 감독이 뮤지컬 영화를 만들었고, 거기에는 아버지와의 추억이 큰 역할을 했다.
읽어주신 분들게 감사드리며,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많은 분들이 봐주시고 즐거웠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남은 주말 잘 보내시고, 힘찬 한 주 되세요!
추천인 48
댓글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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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hira님, 댓글 감사드리고 좋은 밤 되세요!
정말 좋은 글 잘봤습니다. 👍
golgo님 댓글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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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넘 좋은 글입니다 +_+
영화를 다시 보고 싶게 만드는군요
마지막 자막 뜰때 뭉클하더군요 ㅜㅜ
넵, 저도 For Dad 보면서 뭉클했습니다!
시사회 정말 즐거웠고,(감사합니다!) 저도 내리기 전까지 사운드 좋은 관에서 몇 차례 더 볼 예정입니다.
다크맨님 댓글 감사합니다. 남은 주말도 평안한 시간 되세요 ㅎ
MEGAB□X 님, 댓글 감사합니다! 따스한 주말 되세요 ㅎ
아 극장에서 박수친 거 접니다. ㅎ
소설가님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저도 눈치 안보고 치면서 나왔습니다 ㅎ
소설가님, 남은 주말도 신나는 시간 되세요 ㅎ
뇨로롱님, 댓글 감사합니다! 이제 몇 시간 안남은 주말이지만, 즐거운 시간되세요 ㅎ
백마동건님, 댓글 감사합니다. 평안한 밤 되세요 ㅎ
덕분에 도움되면서 관람할 거 같아요!
감사합니다^^
카마도탄지로님, 댓글 감사합니다! 즐거운 한 주 되세요 ㅎ
감별님 댓글 감사합니다. 따사로운 한 주 되세요! ㅎ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영화관에서 계속 보고 싶은 작품입니다. ^-^
이벤트 상품수령기 보고 이글을 이제 봤네요.
오히려 지금 봐서 좋은것 같아요.
상영시기때는 마냥 음악에, 스토리에, 영상에 빠져 있었을때라.. ^^
아~! 위의 사진 화질이 너무 좋은데, 출처가 어디인가요?
언젠가 뮤지컬 영화들 특별전 같은 거 하면 기회가 올지도 모르겠네요. 사실 저는 제인 크라코스키(Jane Krakowski)가 출연했던 뮤지컬 <쉬 러브즈 미> 재개봉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음 영화 기준으로 누적관객 5993으로 되어 있는데, 저중에 몇몇은 제가 기여했거든요. 사진은 다음 영화 영상/포토에서 가져왔습니다.
와앗... 이건 왠지 스크랩해두고 각잡고 읽어야겠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