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를 판 남자> 후기 - 부자유의 속박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한 남자의 몸부림 (스포0)
두 번째 만나본 <피부를 판 남자>는 장르나 서사의 맥락이 비교적 명확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서 간단 후기를 남긴바 있는데요. 그 때 언급한 것처럼 기대하는 바에 따라 깊이감이 달라질 영화입니다. 단순히 예술중심의 영화로 기대하면, 기대가 틀어져 호오가 갈릴 겁니다.
저는 드라마이자 사회파 영화로 인식했습니다. <피부를 판 남자>는 일종의 ‘자유를 향한 여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자유의 속박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한 남자의 몸부림이 느껴집니다.
제가 인상 깊게 본 부분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 말 그대로 다종다양한 음악의 향연
자세히 들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일렉트로. 오페라, 클래식, 팝에 이르기까지 다종다양한 음악이 녹아들어있습니다. 전체적인 톤을 음악이 정리해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음악의 고저는 영화가 여러 장르로 연착륙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2. 새에 투영된 자유에 대한 은유
다양한 새들이 나옵니다. 실제 새가 등장하기도 하고, 동상이나, 부조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이를테면, 주인공이 난민이 되어 가진 직업은 병아리 감별사입니다.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부유층의 마당 혹은 풀밭에는 공작새가 나옵니다. 주인공은 꿈에서 파랑새를 만나기도 하죠.공원에서는 비둘기와 조우하고, 창문틀에는 이따금 새가 날아듭니다. 공원과 미술관 근처에는 새의 동상이 비춰지기도 하죠. 저는 주인공인 난민인 신분일 때 만난 병아리가, 피부를 팔아 ‘이동성’을 획득하고는 자유로운 다양한 새들을 만나는 부분에서 자유에 대한 메시지가 한층 더 선명해졌다고 해석합니다.
3. 빛과 상하 좌우의 숏
<피부를 판 남자>는 주인공 얼굴에 빛을 드리우면서 내면의 고뇌를 드러냅니다. 빛이 있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죠. 어느 때는 불을 끄고 조명만 비추기도 하죠. 이 부분 역시 결말부에 이르러 중동의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는 장소에 이르러서 대비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그리고 미장센들을 보면, 주로 상하 좌우의 길이감이 느껴집니다. 이를테면 주인공과 미술품 관리자와의 조우도 상하, 사랑하는 연인의 집 계단에서의 조우도 상하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미술관 안에서는 좌우의 이동 숏이 여러 차례 나옵니다. 이들은 모두 연출적으로 고민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4. 전쟁과 생명의 위험이라는 사회의 분위기
이 영화가 드라마이자 사회파 영화라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중동이라는 지역과 난민문제 그리고 자유에 대한 부분을 주인공의 처지를 통해 한 번에 보여줍니다. 영리한 캐릭터 설정 덕분에 사회파적 부분이 자연스레 드러나고, 선명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전쟁과 위험이 사회분위기로 드러나면서, 동시에 자유로이 이동 가능한 유럽인들과의 대비감이 좋았습니다. 더 나아가 시민단체가 규정짓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정파성 내지는 정형성의 한계를 보여줘서 풍자적으로 보였습니다.
5. 통쾌함 한 스푼
영화이기 때문에 가능한 설정으로 영화적 충격파를 주었습니다. 단순히 괴롭고 어려움에 봉착한 캐릭터가 아니라, 주체적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잘 담겨 있어서 좋았습니다.
처음 보았을 때는 주인공이 왜 이렇게 사랑에 집착하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영화 톤이 어색하다고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두 번 보니 제가 느낀 점은 사랑 역시 자유의 한 방향이라는 점입니다. 그렇게 해석하고 나니, 주인공의 사랑을 향한 몰두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피부를 판 남자>는 ‘자유를 향한 여정’ 그 자체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자각하지 못한 지금 이 순간에도 중동의 수만은 사람들과 난민들의 생명 부지를 위해 촌각을 다투고 있다고 생각하니 여러 메시지들이 마음에 남습니다. 예술적 부분이 약하고, 캐릭터가 다소 정형화되어 있기도 한 모습들은 아쉽지만, 지금 지구시민으로서 필요한 부분을 잘 짚어준 작품이 <피부를 판 남자>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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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가는점이 아주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