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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주의] 넷플릭스 '돈 룩 업' 간단 리뷰

수위아저씨
2509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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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에 대해서는 '짤'로만 접한 적이 있다. 조지 오웰의 '1984'와 비교해 두 작가가 그린 미래상이 극단적으로 다르다는 내용이었다. 조지 오웰은 책이 금지당하고 정보가 통제되는 미래를 두려워했지만 헉슬리는 아무도 책을 읽지 않고 정보가 과잉돼 제대로 된 정보를 접하지 못하는 시대를 두려워했다. 오웰은 진실이 통제돼 시민들에게 전달되지 않는 것을 두려워했고 헉슬리는 진실이 수많은 거짓에 파묻혀 매몰되는 것을 두려워했다. 오웰은 폐쇄적인 문화를 두려워했지만, 헉슬리는 합리적이지 못한 문화소비를 두려워했다. 오웰은 무기와 통제, 폭력 등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이 우리를 망하게 한다고 했지만, 헉슬리는 노래와 이야기, 쾌락 등 우리를 즐겁게 하는 것이 우리를 망하게 한다고 했다. 2021년 현대사회를 들여보면 조지 오웰보다는 헉슬리의 이야기대로 흘러가는 듯 보인다. 그리고 아담 맥케이의 '돈 룩 업'은 완벽하게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에 빚을 지고 있다. 

 

2. '돈 룩 업'의 시작은 롤런드 에머리히의 그 흔한 재난영화와 닮았다. 어느 평범한 저녁 우주를 관측하는 천체망원경 연구소의 '대학원생' 케이트(제니퍼 로렌스)는 혜성을 하나 발견한다. 마치 대학원생이 연구성과를 올린 것처럼 가벼운 파티가 열리고 지도교수인 랜들 민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학부생들에게 경로를 측량하는 법을 알려준다. 그런데 아무리 계산해도 측량값은 '0'이다. 혜성이 지구로 향하고 있다는 의미다. 남은 시간은 6개월이다. 민디 교수는 나사에 이 사실을 알리게 되고 지구방위연구소(뭐 대충 비슷한 이름)의 소장 오슬코프 교수(롭 모건)와 이 사실을 논의하게 된다. '아마겟돈'이나 '딥 임팩트', 혹은 롤런드 에머리히의 낡은 할리우드 재난영화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이때부터 이야기는 예측 가능한 선에 머물게 된다. 사람들은 혼란에 빠지고 정부에서는 지구를 구하기 위한 임무에 투입할 인물을 찾는다. 아마도 그는 멕시코만 석유시추선의 '땅파기 레전드' 브루스 윌리스 정도 될 것이다. 이런 예측 가능한 선을 영화는 완벽하게 빗나간다. 

 

3. 대통령 제이니(메릴 스트립)는 지구로 향하는 혜성보다 자신이 임명한 대법관의 포르노 스캔들을 막는데 급급하다. 비서실장이자 대통령의 아들은 제이슨(요나 힐)은 옆에서 재수없는 소리만 한다. 결국 방송에 나가서 사실을 알리기로 하고 케이트의 남자친구인 기자 필립(히메쉬 파텔)을 통해 자리를 마련하지만 섭외된 TV 프로그램은 가십을 전하는 정보프로그램 '데일리 립(Rip)'이다('립'이 뭘 의미하는지 모르겠지만 영문 철자 rip에서 자꾸 'Rest in Peace'가 떠오른다). 민디 교수가 방송에 출연한 날은 결별설에 휘말린 팝스타 라일리 비나(아리아나 그란데)와 DJ첼로(키드 쿠디)의 소식이 있었다. 하필 민디 교수와 케이트는 그 다음에 출연한다. 두 사람은 방송에서 지구로 혜성이 충돌하고 있다고 폭로하지만 사람들은 라일리 비나와 DJ첼로의 재결합에만 관심이 있다. SNS에서는 화가 난 케이트를 조롱하는 밈(meme)이 돌아다니고 사람들은 혜성충돌을 믿지 않는다. 이때부터 이야기는 대환장으로 치닫는다. 

 

4. 이 대환장에는 나름 뼈대가 있다. 지구에 혜성이 충돌하는 중대한 재앙이 닥쳤지만 사람들은 SNS에 해시태그를 달고 챌린지를 한다. 대규모 밈을 양산하고 엉뚱한 소식에만 관심을 갖는다. 재미있고 유쾌한 가십에만 관심을 갖는 대중들에게 혜성충돌은 재미없는 일이다. 결국 민디 교수는 SNS 계정을 파고 악플러들과 댓글싸움을 벌인다. 케이트는 뭔가 하고 싶지만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녀는 '대학원생'이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SNS 네티즌들의 멍청한 짓이 이끄는 대환장쇼에 기름을 붓는 인물이 피터 어셔웰(마크 라이런스)이다. 그는 배쉬라는 스마트폰을 개발한 IT기업 대표다. 영화 속 설명에 따르면 인류 역사상 세 번째로 돈이 많은 사람이다. 혜성의 궤도를 바꿀 완벽한 계획에 그는 태클을 건다. 배쉬에서 해당 혜성을 관측한 결과 혜성에는 140조달러(약 16경5000조원) 수준의 광물이 있다. 배쉬의 기술로 이를 폭파시킨 다음 잔해를 무사히 지구로 착륙시켜 광물을 채취하겠다는 게 피터의 생각이다. 대통령은 플래티넘 후원회원인 피터의 말을 듣기로 한 것이다(이거 한국이라면 피터가 비선실세라며 촛불을 들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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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결국 민디 교수와 케이트는 다시 한 번 장외투쟁을 벌인다. 대환장쇼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이쯤되면 "그냥 혜성이 지구를 때려박아서 저 멍청한 인간들 싸그리 죽여줬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 대환장쇼는 앞서 언급한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에 빚을 지고 있다. SNS의 정보 과잉은 대중들의 합리적 판단을 흐리게 한다. 재미없는 혜성충돌 소식보다는 재미있는 톱스타의 결별과 재결합 소식에 더 관심을 갖는다. 셀럽들에게 환경운동은 훌륭한 액세서리가 되고 대중들은 자신만의 스타를 만드는 데 여념이 없다. 'MZ세대'에 대한 다양한 정의가 나온다. 내가 판단한 MZ세대는 '자신을 드러내고 재미있는 것을 쫓는 세대'다. 틱톡과 같은 SNS가 유행하고 1인 미디어에서는 좀 더 자극적이고 재미있는 콘텐츠가 등장하는 게 이와 같다. 아담 맥케이는 아무래도 MZ세대의 문화가 같잖아 보이는 모양이다. '돈 룩 업' 내내 비난하는 대상은 MZ세대의 문화다. 그러나 아담 맥케이는 대환장의 책임을 그들에게 돌리지 않는다. '돈 룩 업'에서 사실상 빌런 역할을 하는 사람은 제이니 대통령과 피터다. 이들 기성세대는 애꿎은 정치쇼와 편리한 IT 서비스로 대중의 환심을 사고 뒤에서는 소비자(유권자)의 목숨을 담보로 한 공작을 벌인다. 그러나 너무 좌절하진 말자. 이 영화는 코미디 영화이고 마지막 장면은 '신세계' 이후 최고의 사이다 장면이다. 

 

6. 여기서 또 다른 흥미로운 장면은 피터 어셔웰의 인공지능 미래분석이다. 6G 통신이 도래하고 AI가 더 빨리 연산하게 되면 앞으로 다가올 거의 모든 질병에 대해 시뮬레이션으로 정복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 정도 AI라면 사용자의 인터넷 서비스 이용패턴만 분석해도 어떻게 죽을지 알아낼 수 있다. 피터는 자사의 AI 알고리즘으로 랜들과 제이니 대통령이 어떻게 죽는지 예측한다. AI의 예측은 들어맞았을까? 예측 정확도는 50%다. 구글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메타(舊 페이스북) 등 미국의 ICT 기업은 사실상 세계 경제의 근간을 쥐고 산업혁명 이후 제조업이 오랫동안 경제의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제조업에 디지털 전환이 요구된다. IT 서비스에 빚을 지고 있다는 의미다. 세계 경제의 근간을 쥐고 있는 ICT 기업들은 인류의 미래를 자신들이 이끌어간다고 믿는다. 그러나 '돈 룩 업'은 인류의 미래는 누구도 이끌 수 없다고 말한다. 인류는 신이 던진 돌멩이 하나에도 몰살하는 작고 하찮은 존재가 아니던가. 

 

7. '돈 룩 업'은 너무 허황된 이야기라 '뇌절'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실제로 영화를 보고 나설 때 뒤에 걸어오던 관객은 "후반부가 너무 뇌절이다"라는 말을 했다. 혜성이 지구로 충돌하는 대환장에서 아리아나 그란데는 지구를 구하기 위한 목소리를 내달라고 콘서트를 한다. 어쨌든 대환장쇼다. 그러나 이 영화가 예고편에서 말한 것처럼 이것은 '실화가 될 지도 모를', 어쩌면 이미 실화일지도 모를 얘기다. 코로나19라는 전인류적 대재앙이 들이닥쳤지만, 바이러스와 백신에 관한 음모론이 판을 치고 이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도 등장한다. 딱 '돈 룩 업'과 판박이다. 이 영화는 코로나19 시국 속 괴상한 신념과 음모론을 내세워 백신과 마스크를 거부하는 자들을 비꼰다. 여기에는 코로나19를 정치, 산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자들까지 포함하고 있다. 영화에서 한가지 아쉬운 점은 아담 맥케이는 이런 조롱의 대상을 미국 안에서 한정하고 있다. 내 생각에는 인류 대부분이 전인류적 대재앙 앞에서도 자기 이익만 챙길 게 뻔하다. 당장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앞에서도 자기 살길만 찾으려는 일부 국가들은 석탄을 떼고 있다. '돈 룩 업'은 대다수의 미국인이 똥멍청이라고 주장하지만 내 생각에는 인류 대다수가 똥멍청이다. 

 

8. 이 영화의 제목 '돈 룩 업'은 꽤 소름돋는 캐치프레이즈다. 영화의 후반부에는 랜들과 케이트가 발견한 혜성이 시야에 들어올 정도로 가까이 접근한다. 그들은 거리로 나와 밤하늘에 모습을 드러낸 혜성을 찾아낸다. 그리고 SNS를 통해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자신들의 주장을 알린다. "하늘만 봐라. 지구를 향해 날아오는 혜성이 보인다". 이것은 SNS에 '#JustLookUp' 챌린지로 등장한다. 이를 의식한 제이니 대통령과 지지자들은 SNS에 반대되는 챌린지를 연다. 그 챌린지의 해시태그는 '#DontLookUp'이다. 영화는 이걸 제목으로 삼았다. 이 영화가 미국인들을 얼마나 비관적으로 바라보는지 드러나는 대목이다. 미국인들은 아무리 혜성이 돌진하고 기후가 급변하고 바이러스가 오미크론까지 변이해도 위를 쳐다보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아담 맥케이는 그렇게 생각하는 모양이다. 한국인인 내가 '돈 룩 업'을 봤을 때 아마도 대다수의 인류는 위를 쳐다보지 않을 것이다. 이런 인류는 더 살아야 할 가치가 있을까?

 

9. 결론: '돈 룩 업'은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에 빚을 지고 있다는 생각이 확실히 든다. 아무래도 그 책을 읽어봐야겠다. 그리고 영화의 중반까지만 봐도 결말이 예측 가능하겠지만, 이 영화의 결말은 한국영화 '신세계' 이후 최고의 사이다다. 인류는 살려둘 가치가 있는가? 적어도 크레딧롤이 올라가기 전까지는 자리에 앉아있다 보면 아담 맥케이가 거기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는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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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아직 안봤는데 못 참고 리뷰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09:07
21.12.08.
profile image 3등
내일 볼건데 기대 됩니다!! 멋진 신세계 다시 읽어야 겠군요!!♡
09:35
21.12.08.
profile image
멋진 신세계에 빚을 진 아담 맥케이의 영화라니... 이걸 어떻게 참을수 있나요ㅋㅋㅋ
09:47
21.12.08.
카사블랑카
관리자가 삭제한 댓글입니다.
18:49
21.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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