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를 판 남자>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건 남자 (feat. 시사회 증정 포스터)
샘 알리는 사소한 언행으로 국가기관에 연행된 후 레바논으로 탈출해 시리아 난민의 처지로 하루하루 연명한다. 실의에 빠져 있던 어느 날, 그는 우연히 유명한 현대 미술가인 제프리를 만나 놀라운 제안을 받고 스스로의 운명을 건 일생일대의 도전에 나선다.
도발적인 제목과 설정으로 난해하고 철학적인 작품일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흥이 넘치고 즉흥적인데다 ‘사랑 바보’인 샘의 사랑 이야기를 주축으로 그의 조국 시리아의 고통스런 현실과 현대 미술계의 이면을 엮어 흥미로운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미나리>에서 나온 병아리 감별 장면이 여기서도 나오네요. 병아리 감별사로 일하는 제이콥(스티븐 연)은 가장으로서 가족에 관한 의무와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를 쓸모없다는 이유로 태어나자마자 소각처리되는 수평아리로 비유하지요. 여기서 샘은 갓 태어난 병아리들이 그저 상품의 가치로 판별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스스로에 대한 무기력함과 자신이 처한 현실에 대한 분노를 함께 품어나갑니다.
영국의 유명한 그래피티 작가인 뱅크시의 작품 ‘풍선과 소녀’가 경매에서 낙찰되자마자 작가의 조작에 의해 절반 가량 파쇄되는 일이 있었지요. 3년 후 다시 경매에 나온 이 작품은 ‘사랑은 쓰레기통에 있다’라는 새로운 제목과 파쇄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무려 18배나 더 높은 가격에 낙찰되었다고 합니다.
샘에게 새겨진 작품도 새로운 소유주를 맞게 되는데, 온전히 소유하지도, 원하는 만큼 감상할 수도 없는 까다로운 조건의 이 작품을 그가 구매한 결정적 이유가 아내의 한 마디, ‘이 작품엔 악마의 인장이 새겨져 있다’ 였다는군요. 현대 미술은 해석과 의미가 가치를 결정한다는 뜻이겠지요.
공들인 화면구도와 색감, 샘 알리 역의 야흐야 마하이니가 설득력 있게 풀어가는 캐릭터, 모니카 벨루치를 만나는 놀라운 즐거움, 그리고 독특한 아이디어와 설정들이 흥미롭지만, 중반 이후부터는 어느 정도 익숙해진 모든 것에서 힘이 떨어지는 것이 느껴져 아쉬움이 듭니다. 그래도 꽤나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추천인 5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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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과 소녀 가격 떡상했네요..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