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이자 감독 마리암 자리
이란 출신 독일 배우 마리암 자리.
여기까지만 보면 독일에 정착한 이민자로만 보일 수도 있습니다.
비범하게도 그녀의 출생지가 무려 이란의 에빈 수용소입니다.
당시 이란은 새 지도부가 생기면서 정치적 반대자들을 체포하면서 탄압했고 그녀의 부모도 이 과정에서 에빈 수용소에 갇혔습니다.
어머니가 1983년에 에빈 수용소에 수감되어있었을 때 그녀를 낳은 것입니다.
마리암 자리가 2살인 1985년에 정치적 탄압을 피하기 위해서 어머니와 함께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망명합니다.(아버지는 이란에 남음)
그 뒤로 독일에 정착해서 오늘날까지 배우로 활약합니다.
이런 출생환경 때문인지 2019년에 <Born in Evin>이라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감독으로 데뷔합니다.
그녀가 현재의 에빈을 방문하면서 과거의 자신이 태어난 배경을 찾는 내용입니다.
해당 작품은 2020년 독일영화상의 최고 다큐멘터리상을 수상(최고의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등을 수상한 <도주하는 아이>에도 배우로 출연)했고 국내에서는 2019년 서울국제사랑영화제에서 상영되었습니다.
국내의 관객들에게는 마리암 자리하면 작년에 개봉한 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의 <트랜짓>, <운디네>에 출연한 배우로만 알려져있을겁니다.
<트랜짓>, <운디네>에서 주연배우들만큼의 스포트라이트는 받지는 못했지만 그에 못지않은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줘서 주목하게되었습니다.
그녀의 감독활동이 이번으로만 끝날지 앞으로도 계속 될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배우로서만이 아닌 감독으로서의 마리암 자리의 작품도 국내에서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