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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지옥'(2021) 리뷰-지옥보다 더 지옥 같은, 현실 속 '지옥'을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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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무위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11월 19일 공개).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2011), '창'(2012), '사이비'(2013)와 영화 '부산행'(2016), '반도'(2020) 등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과 최규석 작가의 웹툰이 원작이다.

웹툰 이전에 애니메이션 '지옥-두 개의 삶'(2004, 감독 연상호)이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에서는 천사의 고지와 지옥 사자의 등장이 막 시작되었는데, 드라마에서는 이 현상의 일상화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애니메이션의 천사는 무섭거나 신비롭지 않았는데, 드라마의 천사는 무섭고 신비로웠다. 또 애니메이션의 사자는 기괴했는데, 드라마 속 사자는 무섭고 위협적이었다. 마치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 봤던 '트롤' 같았다.

애니메이션과 드라마 모두 지옥행 고지와 사자의 심판을 다룬다. 애니메이션은 심판을 앞둔 인간의 절박함과 어리석음을 보여줬다면, 드라마는 심판이 펼쳐지는 현실 속 갖가지 인간군상과 사회의 혼란상에 주목한다. 드라마를 보기 전까지, 초자연적 현상과 싸우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전개될 줄 알았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인간의 모습과 사회상을 보여준다. 의외였다.

사람들의 지옥행이라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지자, 사람들과 사회는 극도의 혼란에 빠진다. 오직 죄인만이 지옥행을 선고받는다고 주장하는 '정진수'(유아인) 의장과 그의 신흥 종교 '새진리회'가 탄생하고, 새진리회를 따르는 '화살촉'은 지옥행을 선고받은 이들을 모두 죄인으로 몰면서 신상털기에 나선다. 그들의 신상털기 앞에 고지를 받은 사람뿐만 아니라 그들의 주변인까지 피해를 입는다.

지옥행 고지와 사자들의 등장이 거듭될수록 새진리회와 화살촉의 영향력은 커진다. 공권력마저 그들 앞에 고개를 숙인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지옥행 고지와 함께 새진리회, 화살촉까지 두려워하게 된다. 이를 통해 드라마는 지옥보다 더 지옥 같은, 현실의 지옥을 보여준다. 공권력의 무력함, 사람들의 두려움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는 무리, 이들의 말이 곧 진리인 비이성적이고 불합리한 사회를 보여주면서 작품 속 세상이 진짜 지옥은 아닌지 생각하게 한다. 이로써 좀비 디스토피아에 이은, 연상호 감독판 지옥 디스토피아를 펼쳐 보인다. “지옥 그 자체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지옥을 상상하는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현실에서의 지옥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던 연상호 감독의 의도를 보여준 셈이다.

이 밖에 드라마는 여러 가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진경훈'(양익준) 형사의 동료가 던지는 대사로 법과 제도의 모순·허점을 짚고, 집회에서 설교하는 정진수의 말을 통해 인간이 저지르는 죄의 근본적 원인을 생각하게 만든다. 뚜렷하게 죄(새진리회가 정한 죄가 기준)를 저질렀는지 알 수 없는 인물들이 고지를 받고 지옥으로 향하는 부분에서는 '신의 심판은 공정한가?'를 묻게 된다.

실제 지옥보다 더 지옥 같아 보이는 현실을 구현하면서 여러 생각거리를 던진 '지옥'.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가 있었기에 이 부분이 빛날 수 있었다. 유아인·박정민·원진아·양익준·김현주·김신록 등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했는데, 그중에서도 유아인의 연기는 극찬을 받아 아깝지 않다. 등장 장면마다 좋은 연기를 보여 주었지만, 극중 진행된 방송 인터뷰에서 흥분하는 장면이 압권이었다. 겉으로는 부드럽지만, 알고 보면 사람들에게 자신의 믿음을 강요하고 그들을 조종하는 그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정진수가 '양날의 검'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정진수의 퇴장 이후, 극의 전개 과정에서 긴장감을 극대화할 인물이 부재했다. '배영재'(박정민)와 '송소현'(원진아), '민혜진'(김현주)의 연기가 좋았지만, 이들과 함께 극의 긴장감·박진감을 촉진할 인물이 보이지 않았다. 아쉬운 점이다. 또 민혜진은 지적이고 냉철한 인물인데, 그런 그가 화살촉을 상대로 액션을 펼치니 부자연스러워 보였다. 캐릭터 본연의 냉철함과 지성을 활용해 화살촉과 새진리회를 상대했다면 어땠을까?

한편 '맥스무비'와의 인터뷰에서 연상호 감독은 '지옥' 시즌 2의 오프닝을 언급했다. 이를 고려하면, 시즌 2의 제작 및 공개가 확실하다. 시즌 1에서 초자연적인 현상을 맞이한 사회의 혼란, 온갖 인간군상을 보여 주면서 지옥과 죄·인간 등에 관한 생각을 이끌어낸 '지옥'. 과연 시즌 2는 어떤 볼거리와 메시지를 전달할까? 벌써 기대되고 궁금해진다.

평점-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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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민혜진 후반부 변신이 제법 놀라웠는데... 엄청 칼을 갈았구나 싶어서요.^^

시즌 2 어떻게 나올지 궁금합니다.

댓글
글쓴이 추천
20:23
21.12.06.
bjh1030 작성자
golgo
오프닝이 장난 아니라고 했는데, 어떨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댓글
20:45
21.12.06.
profile image 2등
정진수가 양날의 검 같다는 점 매우 공감합니다.
그 전후로 긴장감이 다소 확 떨어지는 느낌이
확실히 강헀네요
댓글
글쓴이 추천
20:27
21.12.06.
bjh1030 작성자
당직사관
저도 그렇습니다. 유아인이 빠지고 나니 평이하게 흘러가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댓글
20:44
21.12.06.
3등
정말 리얼하게 잘 만든 작품이죠.

화살촉 같은 일들은 지금도 현실에서도 그대로 일어나고 있구요.
댓글
글쓴이 추천
21:00
21.12.06.
bjh1030 작성자
kapius
화살촉을 보며 유튜브 등에서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사람들이 생각났어요.
댓글
22:13
21.12.06.
profile image
개인적으로 저 위의 포스터는 정말 못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ㅎㅎㅎ;;;
댓글
글쓴이 추천
23:27
21.12.06.
bjh1030 작성자
DeeKay
이것보다 유아인의 벽화가 있는 포스터가 깔끔하고 잘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댓글
09:31
21.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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