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 간단평(스포)
고영남 감독이 연출한 <설국>은 노벨문학상을 받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입니다.
민속학을 연구하는 상민(박근형)은 기차 여행 중 온천 마을을 발견하고 내려 여관에 묵게 됩니다. 그 곳에서 가야금 기생은 은자(김영애)를 만나게 됩니다. 둘은 여러 가지로 말이 통하게 되지만 상민은 선뜻 그녀를 품으려 들지 않고 괜히 다른 여자를 소개시켜 달라합니다. 결국 상민은 여관을 떠나기 전 은자와 하룻밤을 보내게 되고 서울로 떠납니다. 다음해 겨울 상민은 은자를 다시 찾아오고 이번엔 은자의 집에 함께 살고 있는 옥엽이란 여성을 보게 됩니다. 옥엽을 여성으로서가 아니라 무언가 사연이 있어 보이는 그녀의 모습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너무도 유명한 소설 <설국>의 첫 문장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원작 소설 내용에 충실한 작품입니다. 단지 소설 속에 시간 배경이 20세기 초반이었다면 영화는 영화가 제작된 당시 70년대 중후반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많은 부분에서의 정서와 분위기가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게다가 70년대 후반 유행했던 신디사이저를 사용한 음악들이 이 작품의 정서와 너무 맞지 않게 사용되어 이질감마저 주고 있습니다.
후시녹음 시대의 작품이지만 두 주연은 박근형과 김영애 배우의 너무나 아름다운 시절을 영화는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이국적인 외모의 30대 박근형과 이제 막 피어나는 20대 초반의 김영애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영화는 충분히 많은 이야기와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또한 정확한 로케이션에 대한 정보는 없지만 눈밭의 작은 온천마을도 두 캐릭터에 잘 녹아들고 있습니다.
영화 <설국>은 분명 원작 소설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작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대 최전성기였던 두 배우의 연기와 외모 또한 훌륭한 로케이션에서 주는 정서가 한 몫 한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이게 한국에서 영화화됐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