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러브 어페어 : 우리가 말하는 것, 우리가 하는 것> 관객 간의 대화 후기
처음 이 작품을 봤을 때는 저의 정서와 가치관을 너무 벗어나서 혼란스러웠습니다.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인물들이었죠. 그런데 며칠이 지나고도 계속 머릿속을 맴도는 느낌이었습니다. 영화 속 다큐에서 이야기하는 사랑과 그런 사랑을 실천하는 루이즈에서 시작해 다른 인물들까지도 떠올려 보게 되더군요. 분명 볼 때는 막장이었는데 문득문득 떠오르는 오묘한 영화라 생각하던 중에 마침! 뇽구리 님의 특별 상영회 글을 보았습니다. 관객 간의 대화 자체도 신선했고 다른 시선으로 영화를 본 분들의 감상을 직접 들어볼 수 있다니 궁금해지더라고요. 저는 말을 잘 할 자신이 없어서 고민을 하다가 마지막 날 급하게 신청을 했습니다. 안 될 줄 알았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초대를 해주시어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왔습니다.
이번에는 최대한 모든 기준을 지우고 보자는 생각으로 대사들을 따라갔습니다. 다시 보니 그냥 지나칠 대사가 하나도 없네요. 대사량이 많은 건 알았지만 하나하나 의미를 지닌 대사들로 새롭게 보였어요. 영화가 마치 '대화로 듣는 사랑의 백과사전' 같다고 느껴졌습니다. 인물들 각자의 가치관들, 때로는 그것과 멀어지는 행동들을 보면서 무엇을 사랑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가에 대해 (처음 봤을 때와는) 다르게 고민해 보게 되더라고요. 조금 더 넓은 범위에서 사랑이라는 것들이 보였습니다. 막심과 다프네의 대화에서도 감정이 쌓여가는 것이 보여서 결국 서로에게 끌릴 수밖에 없겠다라는 생각을 했네요. 흔들리는 감정과 그럴 수 없는 관계 사이에서 갈등하는 두 사람의 표정과 행동들이 전보다 섬세하게 보였고요. 관계의 옳고그름을 내려놓으니 영화가 한결 자연스러워 보였어요. 그리고 영화 끝맺음은 처음 관람했을 때와 변함없이 최선의 결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영화가 끝난 후 관객 모더레이터 뇽구리 님, 스코티 님의 진행으로 관객 간의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그동안 들었던 GV와는 다르게 관객들끼리 서로 감상을 나누고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두 분이 진행을 매끄럽게 잘 해주셔서 초반에 약간 얼어 있던 분위기가 점점 관객 분들 이야기로 꽉꽉 채워졌습니다. 프랑스 사람들의 연애와 사랑, 제도적인 부분도 알게 됐고 영화에 삽입된 유명한 클래식 곡들이 알고 보니 순탄치 않은 사랑을 했던 음악가들의 곡이었다는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기혼자의 입장에서 말씀해 주시는 '사랑'이야기도 재밌었고요. 또, 대표님이 영화를 수입하신 계기와 제목에 대한 이야기, 가치관과 충돌하는 모순의 연속에서 (루이즈라는 캐릭터를 통해) 마지막 도덕적인 선을 지키려는 감독의 의도도 들어볼 수 있었고요. 관계 속에서 얽히고설켜 각자의 사랑이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을 뿐 상처 주고 상처받는 평범한 사랑이라고도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도 많은 감정을 해석할 여지가 있겠더라고요. 정말 한 시간은 너무 짧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야기할 거리가 많은 작품이었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듣기만 했지만요.😂)
이번에 <러브 어페어 : 우리가 말하는 것, 우리가 하는 것>을 다시 보면서 선입견이나 기준을 내려놓고 보면 영화가 전혀 다르게 보이기도 한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대로 묻히기엔 아쉬운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 봤을 때 저처럼 혼란스러웠던 분들께... 생각해보게 되는 부분이 있으셨다면 다시 한 번 더 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그리고 어려운 시기에 특별한 시간 마련해 주신 슈아픽처스 대표님께 감사하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습니다! 덕분에 가까운 거리에서 영화를 통해 교류하는 대화의 장을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공감하고 나누는 소중한 시간 만들어 주신 뇽구리 님, 스코티 님을 비롯한 다른 관객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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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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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조용히 들어서인가 타이밍이 안 맞아서인지(제가 좀 눈에 안 띄는 병풍형인간이긴 합니다.),
채팅창에 열심히 치고 있었는데, 나중에 슈아픽쳐스 대표님이 저 손 들은 거 알려주셔서 나중에 멘트하려니 음청 민망했었네요.
기억할만한 사람이 아니예요.ㅋㅋㅋ 잊어버리셔도 됩니다.ㅋㅋㅋㅋ
어제 정말 많은 분들이 다양한 이야기를 해주셔서, 저는 그냥 미리 생각해갔던 제 생각을 말했을 뿐.ㅋㅋㅋ
N차를 잘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N차를 권하게 되는 영화입니다.
영화를 보고나면 영화속 인물들뿐만 아니라 각자가 생각하는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가 하고싶어지죠.
그렇기에 어제의 상황은 제 시선에서 보지 못한 것들을 들을 수 있는 자리여서 좋았습니다.
뇽구리 님 덕분에 알찬시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감사해요.ㅎㅎ 귀여운 모습에 말씀도 너무 잘 하셔가지고 저도 모르게 계속 눈빛을 보냈네요.🤩🤩ㅋㅋㅋ 영화를 두 번 보니 확실히 눈에 들어오는 것들이 많았어요. 무엇보다 현장에서 다양한 분들의 생생한 후기를 들으니까 정말 좋더라고요. 다음에 또 이런 자리가 생기면 참여하고 싶어요. 어제 고생많으셨습니다!
오셨었군요! 후기 잘봤습니다.
이래저래 핑계로 오늘에서야 저도 상영회 후기 글적고 다른 분 들 글 읽어보던중이었어요~ 이날 참 관객과의 대화가 1시간이 너무 짧을 정도로 많은 이야기가 오고갔죠 ^^
스코티 님! 부족한 후기글 찾아와 주셔서 감사해요. 덕분에 정말 즐거운 시간 보냈습니다. 담에도 이런 기회가 또 있었으면 좋겠어요. 스코티 님도 항상 건강하시구요 더불어 행복한 연말연시 되시길 바랍니다!😌
앗, 오셨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