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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나잇 인 소호 /에드가 라이트의 새로운 도전

해리엔젤 해리엔젤
421 6 0

스포 있어요

 

 

 

 

 

 

 

 

 

 

 

 

 

 

 

 

 

 

 

 

 

 

 

 

1. 만약 제가 이 영화가 에드가 라이트의 신작이라는 걸 모르고 봤다면, 아마 브라이언 드 팔마의 영화라고 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소녀가 마치 거울상처럼 과거의 소녀를 자신과 비춰보다가 결국 동일시해버리는 관음과 동조는 브라이언 드팔마가 가장 잘하는 연출 방법이죠. 다만 뭘 찍어도 묘하게 마초냄새가 나는 드 팔마와 달리 이 영화는 이를 더 여성적이고 부드럽게 잡아냅니다.

 

2. 이처럼 에드가 라이트는 시치미 뚝 떼고 지금까지 자신의 작품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영화를 만들어 냈습니다. 이 영화는 유머를 걷어들이고, 교차하는 네온 불빛으로 물든 화려한 폐쇄공간안에서 번뜩이는 칼날의 서늘함을 유려하게 구성된 미장센속에서 구현해냅니다. (여기에는 아무래도 정정훈 촬영감독의 힘이 크지 않았을까 생각이 드는군요.)  무엇보다 음악의 절묘한 활용은 역시 에드가 라이트구나라는 생각이 아니 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3. 많은 분들이 지알로 영화와 이 영화의 관계에 대해 말씀하시던데 엄청난 쫄보인 저는 한번도 지알로 영화를 본 적이 없어(...ㅠㅠ) 뭐라 말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지알로 영화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대담하고 파격적인 색감과 극단적인 조명과 그림자 등등은 보는 내내 눈이 즐거웠습니다.

 

4. 개인적으로 안야 테일러 조이는 좀 과대평가 된 배우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번 영화를 보니 정말 대단한 매력과 스크린 장악력을 가진 배우더군요. 일단 안보고 미뤄놨던 퀸즈 갬빗부터 차근차근 봐야겠습니다. 토마신 맥켄지도 처음보는 얼굴이었는데 젊은 날의 나오미 왓츠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 좋았습니다.

 

초반에 11대 닥터를 맡았던 맷 스미스가 등장하자 배경도 60년대겠다, 보는 내내 '타디스는 어따 숨겨놨음???^^' 등등의 개드립이 떠올랐지만, 중반 이후 이 작품의 악역임이 드러나자 개드립이 쏙 들어가더군요. 닥터 후를 볼 때도 '아, 저 아저씨 진짜 악역으로 잘 어울리는 얼굴인데ㅋㅋㅋ'라고 생각했는데 ...딱이었습니다.

 

5. 에드가 라이트의 호러라고 해서, 전작 뜨거운 녀석들이나 새벽의 황당한 저주에서처럼 예상외로 쎈 고어씬이 있는게 아닐까 걱정했는데, 정작 피튀기는 장면은 정직한 난도질 정도로 끝나다보니, 호러의 정도는 팍 내려간 감이 있습니다. 하지만 60년대에 여주인공이 겪은 일이야말로 진정한 심리적 공포였겠죠. 한 사람의 인생이 재단되어 상품화되고 결국 자본과 남성의 논리 앞에서 발가벗겨져 찢겨질 때의 무력함이 주는 공포는 현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6. 결과적으로 호러라기보단 프리퀀시 류의 차원소통물에 사회적 메세지를 세련되게 담아낸 좋은 작품입니다. 무엇보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수많은 괴담과 범죄의 편린이 묻어나는 런던의 풍경은 이 작품의 또 하나의 주인공입니다. 기회만 되면 런던에 여행 한번 가보고 싶게 만드는 그런 영화죠.

 

ps.

초반 집주인 할머니가 주인공에게 세입자 주의사항을 꼼꼼하게 말해주는데, 나중에 보니 그게 다 복선이었습니다...ㄷ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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