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rst love] 가슴에 돌덩이 얹은 듯
그간 블랙필즈 작품들 모두 봤는데 이렇게 턱턱 막히며 늘어지는 기분은 처음입니다. 킬러양성 동물살해 사형 인육까지 나왔지만 고작 사랑이야기가 이렇게 힘이 드네요.
보신 분들 반응도 대체로 판단을 유보하거나 불호를 선언하는데 그 어떤 금기보다 사랑이 제일 넘기 힘들다는게 이렇게 증명됩니다. 소재가 소재이니만큼, 아동 인권을 건드리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티저만 봤을 때는 어린 남녀의 너무나 이른 성애적 사랑인 줄 알았는데(점점 성경험 연령이 낮아지고 관련 정보를 접하는 창구도 다양해지는데 통제가 되지 않는 문제가 거론되고 있으니) 대학입학을 앞둔 소아성애 청소년과 2차 성징 시작도 안 한 아이의 첫사랑일줄이야.
초반까지도 혹시 이 보호받지 못 하는 어린 아이가 유일하게 자기와 대화해주고 취향도 닮은 다정한 오빠를 향한 첫 사랑을 시작한게 오해로 번진게 아닐까 하다가 4화를 기점으로 "이 새끼가(주어없음)"를 내뱉게 됩니다.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 재판(현재)과 메르세데스와 잭의 첫 만남부터 체포까지의 여러 시점의 과거가 교차되며 진행되는데 분명 소아성애를 소재로 하고 있기 때문에 재판의 배심원단처럼 불쾌함이 먼저 올라옵니다. 이 작감의 의도는 무엇일까 되짚어볼 정도로 잭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앞뒤로 그 증언이 거짓말이라는 내용이 삽입되는 등 잭을 향한 연민을 자극하고 그에게 공감하게 만드려는 시나리오에 생리적 혐오를 터트리는 이도 있을겁니다.
그러나 관객의 입장에서, 그 둘의 첫사랑이 정말 진실돼 보이고 메르세데스를 보호하겠다는 자들의 위선과 기만, 그 알량한 싸구려 정의감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양가적인 감정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제목에 쓰인 두 단어 first와 love가 반복되는데 모든 처음이 혼란을 만들고, 사랑이 그걸 수습합니다.
딸이 왕따인지도 모르는 무관심한 아버지와 잭에게 장학금을 빼앗겨 분노의 대상이었던 잭을 수상하게 여겨왔고 (솔직히 하필 에이스였던 놈이 전학와서 장학금을 갈취하니 약올라서 약점을 캐려한 것도 있는 거 같은데, 그 모습을 보고 소아성애를 의심하는 얘가 더 대단했습니다) 평소에는 동생에게 신체적 정서적 언어 폭력을 행사한 오빠가 말하길
"너의 명예를 위해 널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미래의 피해자들을 위해" 재판에 서 타인이 주입한 "나는 피해자"를 읊은 메르세데스는 재판 이후에 슬퍼할 권리도 없습니다. 그가 잃은 것은 지켜주겠다고 한 사람이 아니라 그를 납치해 강제 추행하고 겁간하려 한 성범죄자니, 기뻐해야합니다.
다른 분 후기처럼 영상의 완성도는 제일 좋았습니다. 감각적으로 느껴질만한 색감과 빛을 잘 살렸고 톤도 일정하며 과거와 현재를 왔다갔다하는 컷 전환도 매끄러워 뒤죽박죽이라는 느낌도 없었습니다.
퍼트리샤 무어가 장편 시리즈로 만들면 잘 어울릴 거 같다는 느낌이었다면 퍼스트러브는 그냥 한 편의 영화를 나누어 놓았다는 느낌인데 편집이 적절해 에피소드를 나눈게 리듬이 망가진다는 느낌도 없고 바로 다음편으로 달려가게 만듭니다.
일단 잭은 수감 중에 치료도 받고(소아성애뿐 아니라 바로 들킬만한 곳에서 자위를 하고 직후 자해를 꼭 해야 하는 등 충동조절도 문제있어 보임) 루크도 감옥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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잰스 엔슨린 눈동자 색이 많이 다르지만 킬리언 머피 아역하면 잘 어울릴 거라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다르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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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서 12살 어린 초등학생과 공개연애를 한 장무이 커플이 떠올랐는데 (이 놈은 성인이 8살을 보고 첫 눈에 반한거라 더 악랄함) 나중에 우리 사랑이 인정 받을 거예요, n주년 여전히 만나요, 곧 결혼해요, 하더니 여자가 성인이 되는 해부터 들리는 게 없어서
과연 10년 지나서 만나도 여전히 사랑일까? 우리도 속은 거 아닐까? 해서 더 껄쩍지근해졌네요.
추천인 4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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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었습니다. 진짜 리쥬 중에
"아니, 이자식이"라는 표현에
극공감하고 갑니다
잭은 수감 중에 치료가 아니라 죽지 않으면 다행일지도요.
변호사도 잘 버티고 조심하라 하잖아요. 감옥에서도 아동 성애자는 거의 비공개적으로 사형수준이더라구요.
아동성애자를 옹호하는 건 아니지만, 그 상황이 과연 그들만의 문제였을까를 생각해보게 하는 지점은 있었습니다.
결국 그런 상황이 생기게 되는 건 제대로 된 어른의 부재와 사회적 시스템에서 소외받은 아이들이 생겨서 생기는 문제가 아닐까 싶어서요.
이 작품 보신 분들 공통적으로 가슴에 담올 꺼 같은 느낌일 듯요.
이 작품이 둘의 사랑을 진짜라는 식으로 묘사하고 서로만이 유일한 존재라고 묘사되어(메르세데스에게는 가족보다 더한 의미를 가질 수 밖에 없는) 더 어려운 거 같아요.
메르세데스가 받은 가정폭력은 현실인데, 구명줄인 잭과의 사랑이 범죄가 되어버리니 이 사회시스템에서 먼저 돌봤어야할 부분이 누락되어버리는
후기 잘 봤습니다.